“공부보다는 건강이 최고다” “청소년들은 꿈을 가져야 한다”. 이런 얘기, 절대 안 한다. 대신 고3이라면 지금, 공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게 바로 ‘현실’이라고.
‘꼴찌들의 천하대 가기’를 내세우며 ‘공부’를 정면으로 다룬 KBS 월화드라마 <공부의 신>이 화제다. <공부의 신>은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25%를 넘겼고, MBC <파스타>, SBS <제중원> 등 쟁쟁한 경쟁 상대도 일찌감치 제쳤다.
“공부라는 현실적 소재에 대해 까놓고 얘기해서 아닐까요?” 유현기 PD는 <공부의 신>이 초반 돌풍을 일으킨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다. <공부의 신>이 반영하는 ‘현실’은 강석호(김수로 분) 캐릭터를 통해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강석호가 ‘꼴통 학교’ 학생들에게 말하는 요지는 간단하다. “너희 같은 꼴통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 유 PD는 “강석호는 굉장히 현실주의적인 사람”이라며 “매우 아픈 데를 건드리면서 드러내놓고 말하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극중 이상주의자인 한수정(배두나 분)과는 대립되는 인물.유 PD는 “그의 얘기는 보통 부모님들이 할 수 있는 얘기”라며 “그걸 드라마에서 말하니 후련함을 느낀 것 같다. 그런 것이 1, 2회에 반향을 일으키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 때문에 비판도 있고, 논란도 많다. “학벌주의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유 PD는 “절대 학벌주의를 조장하기 위해 <공부의 신>을 만든 것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공부의 신>은 청소년들의 ‘성장 드라마’”라며 “열등감을 갖고 실의에 빠진 학생들이 ‘천하대 특별반’ 활동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개인이 변화·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일류대에 가자는 얘길 하고 있는 게 아닌데 처음에 너무 일방적으로 해석하고 과민하게 반응하다보니 그런 비판이 나온 것 같다. 드라마의 결론도 특별반 학생들이 천하대에 모두 가진 못한다. 결국 5명의 아이들이 특별반을 통해 개인의 아픔, 콤플렉스를 깨고 다시 태어나 스무 살을 맞는 얘기다.”
그는 “언론에서 부모의 부에 따라 교육도 세습된다는 식의 논리를 은연중에 심어주는 면이 있다”면서 “제대로 된 공교육이 부활한다면 어려운 환경에서도 충분히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얘기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드라마든 모든 사람에게 동의를 받을 순 없다”면서 “다만 그것을 통해 우리가 갖고 있는 문제에 대해 논쟁하면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공부의 신>을 계기로 여러 생산적인 논의가 나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가 드라마를 통해 바라는 바는 분명했다. 청소년들에게 뭔가 해보고자 하는 마음을 꿈틀거리게 만드는 것. “자신도 어려운 환경에 있는 학생인데 드라마를 보면서 공부를 다시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글을 볼 때 기분이 좋다. 꼭 공부뿐만이 아니라 <공부의 신>을 보고 단 한 명의 청소년이라도 뭔가 해보고 싶은 마음을 느낀다면 만든 사람으로서 정말 보람을 느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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