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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싱거운 결과였다. 정확한 통계를 낸 것은 아니지만, 아이폰이니 옴니아2니 하는 스마트폰을 사용 중인 방송인들은 한 방송사 안에서도 열 손가락으로 충분히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소수에 불과해 보였다. 필자가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한 이들 대부분은 “나는 없는데, 누구누구는 쓴다더라”고 하면서 “그런데 아직은 몇 명 안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관심은 있지만…” “스마트폰? 대체 뭐가 좋은데?”
스마트폰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반응은 “잘은 모르지만 관심은 있다”는 것이었다. KBS의 한 기자는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느낌을 받긴 하지만, 그냥 전화를 걸고 받는데 만족한다”면서도 “회사에서 지급한다면 쓸 의향은 있다”고 밝혔다. MBC의 한 라디오 PD도 “사용은 안 하고 있지만 관심은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불모지처럼 여겨지는 방송가에서도 유독 남다른 사용자가 있었다. 바로 박대용 춘천MBC 기자다. 박대용 기자는 국내에 출시된 대표적인 스마트폰인 아이폰과 옴니아2를 함께 사용 중이다. 단말기 값도, 사용요금도 만만치 않을 터이지만 그는 “이 정도 투자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스마트폰 사용은 크게 인터넷 검색을 활용한 업무와 트위터(twitter) 운영으로 구분된다. 트위터는 미국에서 개발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일종으로 블로그의 인터페이스, 미니홈피의 친구맺기와 메신저 기능을 결합한 마이크로 블로그다. 최대 140자 이내에서 하고 싶은 말을 짧게 올릴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아이폰을 이용하면 컴퓨터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트위터에 접속해 ‘재잘’거릴 수 있다.
스마트폰, 트위터와 만나 더욱 막강해지다
이처럼 스마트폰은 인터넷과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활용이라는 필수적인 기능 외에 트위터와 같은 SNS를 만나면서 더욱 폭발력을 과시하고 있다. 팔로어만 2만 4000명이 넘는, 언론인 가운데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김주하 MBC 앵커(twitter.com/kimjuha)의 경우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나누고, 진행 중인 뉴스 편성 시간을 알릴뿐 아니라 “아이티 현지인과 연락이 닿으면 알려 달라”며 제보를 부탁하기도 한다.
또 김수현 드라마 작가(twitter.com/kshyun)도 최근 아이폰을 구입하고 트위터를 시작해 화제가 됐다. 김 작가는 “인터넷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KBS의 일부 기자들은 언로가 막힌 가운데 넋두리를 쓰기 위해 트위터에 접속하곤 한다.
KBS의 한 PD는 “스마트폰과 트위터가 함께 가면서 사용자가 급증하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트위터를 통해 기사 제보를 받는 식으로 진화하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