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라디오 PD 지역근무, 새 노조 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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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 KBS본부 22일 규탄성명 발표

KBS가 라디오 PD들에 대한 지역 순환 근무를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본부장 엄경철)는 22일 성명을 발표해 “라디오 PD를 겨냥한 불순한 순환전보 개정안을 백지화하기 위해 행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KBS 본부는 특히 “새 노조 탄압의 정점에 있는 김인규 특보사장을 상대로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새 노조 탄압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 서울 여의도 KBS 사옥 ⓒKBS
KBS는 최근 ‘직종별 순환전보 기준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그동안 지역 근무를 하지 않았던 라디오 PD들에 대해서도 지역 순환 근무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라디오 PD 대다수가 새로 설립된 KBS 본부에 가입돼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방침이 새 노조에 대한 ‘압박’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KBS 본부 역시 이번 방침과 관련해 “새 노조 활동에 열성적인 라디오 PD들을 지역으로 뿔뿔이 흩어놓아 새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이른바 ‘노동탄압의 술책’으로 순환 전보 기준을 개정하려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KBS 본부는 “비록 사측이 ‘지역 라디오 활성화’라는 미명을 내세우고 있지만, 구체적인 지역 라디오 활성화 플랜도 없이 떨렁 본사에서 사람 몇 명 보낸다고 ‘지역 라디오 활성화’라는 중요한 과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KBS 본부는 또 “본사 라디오PD들은 본사에 있는 7개의 라디오 채널의 순환근무와 의무사항인 라디오MD 근무만으로도 근 1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라디오PD의 지역순환전보는 다분히 그 목적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KBS 본부는 “라디오 PD들은 결코 지역에 가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기준 아래 논의가 진지하게 이뤄진다면 지원해서라도 지역에 갈 수 있다는 것”이라며 “지역 순환 전보 개정안을 전면 백지화하고 라디오 PD들과 함께 원점에서 재논의하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가 22일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순환전보 개정안, 전면 백지화하라
- 새노조 탄압을 위해 라디오PD들을 희생양 삼지 말라 -
최근 사측이 추진하고 있는 직종별 순환전보 기준 개정 작업이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그동안 지역순환 대상 직종이 아니었던 라디오PD들을 대상에 포함하면서, 당사자들과 아무런 사전 상의 없이 사측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도대체 사측이 왜 갑자기, 이 시점에 이런 순환전보 개정을 밀어붙이려 하는 것인지, 우려를 넘어 사측의 불순한 의도를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다.

사측은 이번 개정안을 만들면서 라디오본부 소속 PD와 관련해 ‘본사내 타부서 근무를 지역근무 경력으로 인정하지 않’고 ‘입사후 3년 이상 경과자를 지역순환근무 대상자로 한다’고 기준을 정했다. 타본부 구성원에 비해 차별적일뿐 아니라 해당 직종의 업무 특성을 무시한 전형적인 주먹구구식 발상이다.

비록 사측이 ‘지역 라디오 활성화’라는 미명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번에 내놓은 순환 전보 개정으로 지역 라디오가 활성화되리라 믿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 구체적인 지역 라디오 활성화 플랜도 없이 떨렁 본사에서 사람 몇 명 보낸다고 ‘지역 라디오 활성화’라는 중요한 과제가 해결되지도 않을뿐더러 현재 우리의 지역 라디오 제작 시스템이 본사의 라디오PD가 없으면 안 되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다. 언론노조 KBS본부의 지역 조합원들조차 이번 라디오PD의 지역순환전보 개정안이 ‘지역 라디오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게다가 본사 라디오PD들은 본사에 있는 7개의 라디오 채널의 순환근무와 의무사항인 라디오MD 근무만으로도 근 1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라디오PD의 지역순환전보는 다분히 그 목적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사측이 이런 현황을 모르고 개정안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우려와 의구심을 갖게 된다. 이번 순환 전보 개정안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즉 KBS 새노조의 활동을 탄압하기 위해 불순한 책동으로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라디오 PD의 절대 다수가 새노조에 가입했다. 새노조 활동에 열성적인 라디오 PD들을 지역으로 뿔뿔이 흩어놓아 새노조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이른바 ‘노동탄압의 술책’으로 순환 전보 기준을 개정하려는 것이 아닌가.

그게 아니라면 사측은 지금 당장 순환전보 개정안을 전면 백지화하고 라디오PD들과 함께 원점에서 재논의하라. 라디오 PD들은 성명에서 밝혔다시피 결코 지역에 가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 합리적인 기준 아래 논의가 진지하게 이뤄진다면 지원해서라도 지역에 갈 수 있다는 것이 라디오 PD들의 뜻이다.

우리는 라디오본부장 등 간부들에게 강력히 경고한다. 정상적 의견 수렴 절차도 밟지 않고 ‘라디오본부 의견 반영’이라고 허위로 개정안을 작성한 간부들은 더 이상 자격이 없다. 끝까지 불순한 개정안을 밀어붙이겠다면 온전히 자리보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언론노조 KBS 본부는 라디오 PD를 겨냥한 불순한 순환전보 개정안을 백지화하기 위해 행동에 들어갈 것을 천명한다. 새노조 탄압의 정점에 있는 김인규 특보사장을 상대로 행동에 돌입할 것이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새노조 탄압에 맞서 싸울 것이다.

2010년 2월 2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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