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축제’ 3사 동시생중계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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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정권 시절 방송으로 회귀” 비판…시청자 반응도 ‘싸늘’

지상파 방송 3사가 지난 7일 저녁 ‘2010 밴쿠버 올림픽 선수단 환영 국민대축제’(이하 ‘국민대축제’)를 동시 방송한 것을 두고 비난이 거세다.

KBS 1TV와 MBC, SBS는 이날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서울광장에서 개최된 ‘국민대축제’를 동시 생중계했다. 이들 3사는 주말 황금시간대에 정규프로그램을 대거 결방하거나 방송 시간을 앞당기면서 동시 생방송을 강행했으나 전파낭비, 채널선택권 박탈이라는 비판과 함께 “독재정권 시절 방송으로 회귀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싸늘해 ‘국민대축제’ 시청률은 3개 채널을 모두 합쳐 15%에도 미치지 못했다. 동 시간대 유일하게 정규 방송을 내보낸 KBS 2TV 〈해피선데이〉만이 시청률 30%를 넘는 반사이익을 누렸다.

이에 대해 KBS·MBC·MBC 등 3사 노조는 지난 8일 공동 명의로 성명을 내고 “정권의 관제행사에 방송사들이 동원되고 획일적인 방송이 난무하던 독재정권 시절로 방송이 완전히 회귀했음을 확인하며 깊은 자괴감과 국민들에 대한 죄송함을 떨칠 수 없다”며 참담해 했다.

전국언론노조 KBS·MBC·SBS본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국민’을 내건 행사지만 정작 국민들의 채널선택권, 볼 권리는 철저하게 짓밟혔다”면서 “반면,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선수단이 선전한 것마저도 ‘MB정부의 업적’이라고 낯 뜨거운 논평을 내놨던 청와대는 방송3사가 모두 ‘정부 업적’ 홍보에 나선 것을 보며 희희낙락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동계올림픽 중계권을 둘러싸고 ‘단독중계로 채널선택권을 보장했다’거나 ‘차별적인 중계를 볼 수 없어 채널선택권이 박탈당했다’며 시청자들의 ‘채널선택권’마저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해 이전투구를 벌였던 방송3사가 ‘정부의 업적’으로 내세우는 사안을 홍보하는 데는 그 어떤 이견도 없었으니, 우리가 민망하고 시청자들을 볼 낯이 없을 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공동대표 정연우·박석운·정연구, 이하 민언련)도 이날 논평을 통해 “방송3사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선수들의 올림픽 선전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정권의 의도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언련은 이어 “선수들도 국민들도 정권의 동원 대상이 아니다. 이명박 정권과 방송3사는 선수들의 귀한 땀과 국민들의 즐거움을 정치적으로 이용해보려는 발상을 버려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정권의 80년대식 사고방식과 국민들의 인식이 거듭 충돌할 수밖에 없고, 국민들의 반발만 거세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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