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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세계의 명화> ‘아파치’ / 13일 오후  11시

▲ ⓒEBS
원제: Apache
감독: 로버트 알드리치
출연: 버트 랭커스터, 진 피터스
제작: 1954년 / 미국

줄거리:
아파치족 추장 제로니모는 백인들에게 항복하지만 아파치족의 용맹한 전사 마사이(버트 랭커스터 분)는 끝까지 저항을 멈추지 않는다. 결국 체포되어 다른 부족민들과 함께 플로리다로 압송되지만 열차에서 탈출에 성공한다. 그리고 이곳저곳을 방랑하던 중 오클라호마에서 백인들과 동등하게 사는 체로키 부족을 알게 된다. 이들도 한때는 백인들과 맹렬하게 싸웠으나 백인들과 공생하는 지혜를 발휘해서 편하고 안락한 삶을 누리게 된 것. 하지만 마사이는 아파치족의 마지막 전사로서의 자존심을 굽히길 거절한다. 그리고 체로키 인디언은 전사의 시대는 끝났다며 옥수수 씨앗을 건네준다. 마사이는 강제노동에 시달리는 아파치족 거주지로 잠입해서, 제로니모를 대신해선 추장노릇을 하는 산토스와 그의 딸 앞에 나타나 옥수수를 재배하며 백인들과 동등한 삶을 살자고 설득하지만, 술에 찌는 산토스는 마사이를 배신하고 그를 군인들에게 넘겨버린다. 하지만 마사이는 죽음의 문턱에서 또다시 탈출, 산토스의 딸을 납치해서 어디론가 사라지는데...

주제:
평화롭게 살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백인들과 치열한 투쟁을 벌였던 인디언 영웅들의 전설적인 무용담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 아파치족의 마지막 추장 제로니모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전설적이다. 그는 아이들의 울음소리 때문에 적에게 위치가 발각당할 것을 우려해서 자기 부족의 아이들을 죽이라고 명령할 정도로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자 뛰어난 지략가였다. 그는 인디언 부족들을 지휘해서 백인들을 번번이 무릎 꿇게 할 정도로 위대한 용사였지만 그에게도 마지막 날은 다가왔다. 1886년, 그의 휘하에는 남은 아파치족은 여자와 아이를 포함해 30여 명에 불과했고 이들을 포위한 미군은 5,000명이 넘었다. 결국 제로니모는 항복을 선언하고 이로서 인디언과 백인들의 길고도 지루했던 전쟁은 끝이 난다. 영화는 제로니모가 항복하고 나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아파치족의 마지막 전사 마사이는 전사로서의 자존심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저항하지만 백인들이 이룩한 문명세계를 접하고, 백인들의 문명을 받아들여 안락하게 사는 인디언 동족을 만난 후 전사의 혼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는 백인들처럼 안락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떠돌아다니는 수렵 생활이 아닌 한곳에 정착하는 농경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설파하기 위해 희망에 부풀어 부족민들이 잡혀있는 캠프로 몰래 잠입하지만, 동족들은 그를 백인들에게 다시 넘겨버린다. 마사이가 맞서 싸울 대상은 백인만이 아니었던 것. 결국 마사이에게 남은 선택은 혼자서라도 아파치의 전사로 살아가는 것이었다. 영화 <아파치>는 백인에게 항복해야 할 운명인 마지막 인디언 전사의 인간적인 고뇌와 번민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감상 포인트:
백인들에게 끝까지 대항했던 마지막 아파치 전사의 실화를 기초로 한 작품. 버트 랭카스터가 주연과 제작을 겸했으며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이 처음으로 연출한 서부극이다. 알드리치 감독은 폴 웰만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기존서부극에서 보여준 흥미진진한 액션과는 달리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한 인디언의 미래와 삶의 터전을 일구는 모습을 보여준다. 50년대의 많은 수정주의 서부극과 마찬가지로 백인 배우가 인디언 역을 맡아 인디언의 관점에서 극을 진행시키고 있는데 인디언을 단순히 동정적인 시선으로만 그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작품들과 차이를 보인다. 이채로운 인디언 복장에 마사이의 아내 역을 맡은 진 피터즈와 정부군 복장의 과묵한 인디언 혼도 역을 맡은 찰스 브론슨의 모습이 인상적인 작품인데, 1992년 마이클 만의 영화 <라스트 모히칸>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감독:
1918년 미국 로드 아일랜드 크랜스톤 출생으로 할아버지는 전미 상원의원 넬슨 알드리치이며, 미국의 거부 록펠러의 아들이자 41대 미국 부통령을 지낸 넬슨 알드리치 록펠러와는 고종사촌간이다. 버지니아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1941년 RKO에 제작부 사무원으로 입사하면서 그의 영화인생을 시작했으며 이후, 연출부 스탭, 프로덕션 매니저 등을 거쳐 조셉 로지, 찰리 채플린 등의 조감독으로 활동했으며 1953년 MGM사의 스포츠영화 <빅 리거 (Big Leaguer)>로 장편 데뷔했다. 1954년 버트 랭카스터 주연의 웨스턴 <아파치>와 <베라크루즈 (Vera Cruz)>를 연출하였으며 1955년 필름 느와르의 고전으로 꼽히는 <키스 미 데들리 (Kiss Me Deadly, 1955)>를 연출하고 평단의 인정을 받기 시작한 알드리치는 <빅 나이프 (The Big Knife, 1955)>, <공격! Attack(1956)>등 다양한 장르의 50년대 작품을 발표했다.

1960년대 들어 서사극 <소돔과 고모라 (The Last Days Of Sodom And Gomorrah, 1962)>, 고딕 호러 <제인의 말로 (What Ever Happened To Baby Jane?, 1962)> 그리고 전쟁드라마 <특공대작전 (The Dirty Dozen, 1967)>과 같은 히트작을 발표하며 자신의 상업적 역량을 입증했다. 이후, 웨스턴 <울자냐의 습격 (Ulzana's Raid, 1972)> 스포츠 드라마 <롱기스트 야드 (The Longest Yard, 1974)>, 스릴러물 <허슬 (Hustle, 1975)> 경찰 드라마 <콰이어보이 (The Choirboys, 1977)>등의 70년대 작품을 발표하였으며 1981년 피터 포크 주연의 코믹 로맨스 <캘리포니아 돌스 (...All The Marbles, 1981)>를 끝으로 자신의 필로그래피를 마감한 그는 1983년 L.A.에서 지병인 신장질환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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