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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에 허위사실 올려”…노조 “적대감 표출, 고소 철회하라”

YTN 노사가 또 다시 소송에 휘말렸다. 한 고위간부가 자신의 과거 전력을 비판한 노조 조합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 이에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지부장 유투권, 이하 YTN노조)는 고소 철회 및 해당 간부의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나섰고, 조합원들은 노조 게시판에 ‘나도 고소하라’는 글을 잇달아 올리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 7일 필명 ‘봄바람’이 노조 게시판에 올린 글. YTN 류모 국장은 해당 글 가운데 △자신이 과거 제작팀장 재직 당시 단월드 관련 보도가 문제가 되어 보직 박탈을 당했으며 △이후 단월드의 도움을 받아 미국 연수를 떠난 것처럼 표현한 것은 허위 사실에 따른 명예훼손이라며 지난 11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YTN
류 국장은 16일 〈PD저널〉과의 통화에서 자신은 보직 박탈을 당한 적이 없고, 당시 정기 인사에 따라 제작팀장에서 편성운영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라며 따라서 ‘보직 박탈’이란 표현은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작팀장 재직 당시 단월드란 단체와 캠페인을 하며 협찬을 받아 ‘뇌와 건강’이란 코너를 만들었다. 이를 두고 내가 단월드의 간부라는 둥 허위 소문을 내는 이들이 있었는데, 당시 나는 사장의 결재를 받아 캠페인을 진행했을 뿐”이라며 “그 사건을 6년이 지나서 다시 꺼내든 이유가 뭐냐. 나를 흠집 내겠다는 의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류 국장은 미국 연수와 관련해서도 “내가 마치 단월드의 힘을 받아 연수를 간 것처럼 썼는데, 몇 개월씩 준비해 떠난 아이젠하워 재단 연수에 대해 보직 박탈을 당한 뒤 갈 데가 없어 도망가듯 간 것처럼 말하는 것은 허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YTN노조는 지난 12일 성명에서 “현재까지 해당 글의 내용이 대부분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류모 국장이 당시 잇따른 단월드 보도로 심각한 물의를 일으켰고, 이에 따라 노사 양측이 ‘보직 전환’ 문제 등을 논의했음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YTN노조는 “다음 달 고위간부 인사가 예고된 상황에서 사내에서 이런 전력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오히려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며 “겸허하게 자기반성을 해도 모자랄 판에 조합원의 건전한 비판과 견제까지도 봉쇄하겠다는 류 국장의 행위는 도를 넘은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류 국장이 고위간부로서 일말의 상식이라도 지니고 있다면 해당 글이 게시된 이후 곧바로 노조 집행부에게 문제를 제기해 내부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선행됐어야 한다”면서 “그런데도 다짜고짜 특정 조합원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한 행태는 결국 노조와 조합원에 대한 뿌리 깊은 적대감을 표출한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12일 필명 ‘봄바람’의 인적사항을 확인해 달라며 노조 측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노조는 이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투권 YTN지부장은 “명예훼손 요건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고소를 철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류 국장은 “허위사실을 바로잡으려는 것이지 특정인을 처벌하려는 것은 아니”라며 “봄바람이 자신의 글을 삭제하고, 보직 박탈이나 아이젠하워 연수 등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명예를 훼손한데 대해 사과한다면 고소를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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