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드컵 단독중계로 ‘대박’ 낼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드컵 중계권에 관한 시시콜콜하거나 중요한 몇가지

2010 남아공 월드컵이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월드컵 중계권을 둘러싼 지상파 방송 3사간 다툼은 여전하다. SBS는 “물리적으로 공동중계는 불가능하다”고 거듭 되뇌고 있지만, KBS와 MBC는 한 줄기 희망조차 포기하지 못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SBS는 왜 그토록 단독중계를 고수하고, KBS와 MBC는 중계권 배분에 목을 매는 것일까. 이들이 애타게 부르짖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궁금한 몇 가지를 정리해봤다.

Q. SBS, 단독중계로 돈을 벌 수 있을까?

남아공 월드컵의 중계권료는 6500만 달러(약 740억원)로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방송권료를 합친 3300만 달러의 2배에 달한다. 때문에 밴쿠버 올림픽 이전만 해도 적자에 대한 우려 때문에 단독 중계에 대한 회의가 팽배한 듯 보였다.   

▲ 월드컵 중계권 논란은 누구에게 득이 되고 실이 될까. 사진은 지난 1월 개최된 대한민국 대 잠비아 국가대표 평가전. ⓒSBS
이런 가운데 신영증권은 지난 17일 SBS가 단독 중계를 하더라도 흑자가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월드컵 광고재원을 1200억원으로 가정하고 단독 중계와 공동 중계의 수익성을 따져보니, 어느 경우에도 흑자가 난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남아공 월드컵의 경우 일본은 물론 북한까지 동반 진출한 터라 국민적 관심도가 높고, 주요 경기 다수가 황금시간대에 펼쳐진다는 것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아울러 2016년까지 개최되는 모든 올림픽과 월드컵 중계권을 독점한 SBS로서는 향후 민영미디어렙 도입과 광고 규제완화 등이 진행될 경우 높은 광고단가로 광고 수주가 가능해지게 돼 단독 중계로 인한 수익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Q. KBS와 MBC는 왜 중계권에 목을 맬까?

신영증권에 따르면 SBS가 단독 중계를 하더라도 흑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광고 판매율을 70% 이상으로 가정했을 때의 이야기다. 만일 지난 2006년 월드컵 때처럼 판매율이 60%대에 불과하다면 SBS는 본전치기나 소폭의 흑자에 그치게 된다.

공동중계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수익성만 따진다면 KBS나 MBC로선 굳이 중계권 분쟁에 뛰어들만한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KBS와 MBC는 그토록 공동중계에 매달릴까.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떠올려보자. 당시 김연아를 비롯한 우리 선수단의 선전에 KBS와 MBC만이 눈물을 흘려야 했다. 두 방송사는 중계만 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SBS가 제공하는 턱없이 부족한 영상에 뉴스 화면조차 제대로 제작할 수 없었고, 관련 특집 프로그램을 만들 수도 없었다. ‘올림픽 열기’에서 철저히 배제된 셈이다. 그래서 뉴스에서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 영상을 특집 프로그램에 삽입하거나 외국 방송사의 화면을 사용하는 등 꾀를 냈지만, SBS는 이 역시도 ‘올림픽 방송권 침해’라며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배제’된다면 우리 대표팀이 어떤 성적을 내든 KBS와 MBC는 향후에도 자료화면을 마음껏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들이 진정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이게 아닐까.

Q. 공동중계 or 단독중계, 장단점은?

지난 2006년 월드컵 당시 방송 3사는 총 64경기 가운데 50경기를 동시 중계 방송함으로써 ‘시청권 박탈’의 문제를 극단적으로 보여줬다. 이 같은 중복 편성의 폐단은 SBS 단독중계에 ‘비판적 지지’를 보내는 좋은 근거가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요구하는 ‘캐스터 선택권’은 기대할 수 없을 듯하다. 적지 않은 축구팬들이 ‘채널 선택권’ 만큼이나 다양한 중계에 대한 선택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 이에 대한 법적 근거는 없다. 때문에 지난 독일 월드컵 당시 호평을 받았던 MBC의 차범근 위원이나 KBS 이용수 위원 등의 해설을 이번 월드컵에서 듣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면 SBS 단독중계로도 모든 경기의 생중계가 가능할까. 월드컵 조별 예선은 하루 평균 3경기씩 일정한 시간차이를 두고 펼쳐진다. 16강전부터는 매 경기가 다른 시각에 열린다. 단 6월 22일~26일 사이 조별 예선 3차전 2경기씩만이 동시에 진행되니, 이때만큼은 SBS스포츠 등 계열사 채널을 통해 시청하는 수밖에 없겠다.

▲ KBS '남자의 자격'의 이경규는 과연 4회 연속 월드컵에 갈 수 있을까. ⓒKBS
Q. 이경규는 남아공에 갈 수 있을까?


월드컵 중계권 분쟁은 ‘남아공 월드컵 프로젝트’를 선언한 일부 예능프로그램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찌감치 ‘월드컵 프로젝트’를 선언한 대표적 프로그램은 KBS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이다. ‘남자의 자격’은 지난해 12월 방송에서 이경규 등 멤버들이 오는 6월 남아공 월드컵 현장을 직접 방문할 것을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남자의 자격’ 남아공 제작은 무산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규정상 비중계권자는 경기장 내부 촬영이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장 안에 들어갈 수 없다면 월드컵 현지 촬영은 사실상 의미가 없어진다.

이에 대해 이명한 〈해피선데이〉 PD는 “아직 결론이 안 났으니 우리로선 상황 추이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행히 중계권 협상이 타결되면 원래 생각했던 대로 움직일 수 있지만 타결이 안 될 경우 애로 사항이 많을 것”이라며 “이번 주부터는 타결이 안 될 경우를 대비해 준비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