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北소행’ 여론조사 동원하는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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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 추모 ‘종용’하는 방송…‘개콘’ 5주째 결방

정부가 천안함 희생 장명 46명의 장례를 25~29일 해군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이 기간을 ‘국가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이런 가운데 천안함 침몰 원인을 규명 중인 민·군 합동조사단(이하 합조단)은 25일 함수 인양에 따른 2차 현장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합체에 대한 접촉 폭발보다 비접촉 폭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혐의자 北” 주장…여론조사까지 동원하는 ‘조선’

합조단 발표와 관련해 김태영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본적으로 중어뢰에 의한 버블제트에 가장 가깝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조선일보>는 5면 <혐의자는 北 重어뢰…파편 찾는 게 관건> 기사에서 “북한의 중어뢰가 ‘혐의선상’에 오르게 됐다”며 그 이유로 “북한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어뢰 공격은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조선일보 4월 26일 6면
또 6면 <수도권 62% “천안함 침몰 北 관련됐다”> 기사에선 여론조사까지 동원, 천안함 침몰을 북한 소행으로 몰아갔다. 지난 24일 <조선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 유권자 5명 중 3명은 천안함 침몰사건에 북한이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조선은 “‘천안함 침몰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북한이 설치한 기뢰나 잠수정의 어뢰 공격 등 북한이 관련돼 있다’가 62.%였고, ‘암초 충돌이나 선박의 노후화 등의 내부 문제이지 북한이 관련되지 않았다’가 18.8%, ‘모름·무응답’은 18.%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론조사는 특정 사건이나 현상에 대한 대중의 찬반과 선호도 등을 묻는 것으로, 천안함 침몰과 같은 사고의 원인은 조사를 통해 ‘규명’해야 할 대상이지, 언론이 여론으로 ‘규정’할 게 아니다.

추모 ‘종용’하는 방송사

<한겨레> 10면 기사에 따르면 25일 KBS의 인기 오락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가 또 결방됐다. 천안함 침몰 사고 직후인 지난달 28일 방송분이 <스펀지 2.0 스페셜>로 대체된 이후 5주째 전파를 타지 못하고 있다.

<한겨레>는 “이날 KBS <개그콘서트> 외에도 예능 프로그램인 <해피선데이>도 내보내지 않았다. 이틀 전 <뮤직뱅크>,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음악 프로그램들도 같은 이유로 결방됐다. SBS도 이날 <인기가요>와 <일요일이 좋다> 등 개그·예능 프로그램을 잇따라 내보내지 않았고, 전날인 24일에도 <웃찾사>, <하하몽쇼>를 방영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 한겨레 4월 26일 10면
기사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을 즐기던 시청자들은 천안함 희생자들에 대한 국민적인 애도 분위기에 공감하지만 방송사들이 시청자들의 취향이나 권리마저 차단해가며 일방적으로 추모 분위기를 ‘종용’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결방’에 대한 방송사들의 자의적 기준도 논란이다. <조선일보> 25면 <‘코믹극’ 되고 ‘예능’은 안돼?> 기사에 따르면 지난 3일 고(故) 남기훈 상사의 시신이 발견됐을 당시 SBS <스타킹>은 ‘뚜렷한 이유없이’ 본방송이 나가 논란이 됐다.

또 예능 프로그램을 결방한 자리에 코미디 영화나 코믹 드라마를 내보내는 경우도 있었는데, MBC는 지난 3일 퀴즈 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퀴즈>(<세바퀴>) 대신 코미디 영화 <7급 공무원>을 대체 편성했다. KBS도 예능 프로그램 대신 ‘막장’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나 코믹 드라마 <부자의 탄생> 재방송분을 편성했다. SBS 여기 지난 18일 <SBS 인기가요> 대시 코믹 드라마 <검사 프린세스>를 재방송했다.

이에 대해 방송 3사는 “신중하게 결방을 결정하고 있지만 드라마·영화 등까지 결방 대상을 확대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입장으로, KBS는 ‘공연·오락물을 중심으로 결방한다’는 기준을, MBC는 ‘일률적인 기준보다 프로그램 소재와 성격에 따라 탄력적으로 결방한다’는 기준을, SBS는 ‘여론 분위기를 봐서 유연하게 결방한다’는 기준을 내세우고 있다.

<조선일보>는 심재철 고려대 교수(미디어학부)의 말을 인용, “한국방송협회나 방송국 관계자들이 국가 재난 상황과 시청자의 볼 권리 사이의 균형이 맞도록 결방과 관련한 뚜렷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장 총장선거 위해 회의 미루는 ‘스폰서 검사’ 진상규명위

<경향신문>은 6면 <진상규명위 위에 검찰조사단…시작부터 ‘삐걱’> 기사에서 “검사들의 향응 및 성접대 파문을 조사하는 진상규명위원회(이하 진상규명위)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조사 실무를 맡은 산하 진상조사단은 검찰로만 이뤄져 ‘제 식구 감싸기식’ 조사를 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이들을 지휘해야 할 성낙인 진상규명위원장도 엄정 처리의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우선 성낙인 위원장은 당장 내달 3일로 예정된 서울대 총장에 출마한 상태인데 “(총장 선거와 관련) 월요일은 오후 4시 넘어서까지 일정이 꽉 차 있다”는 이유로 진상규명위 첫 회의를 월요일이 아닌 화요일 오후로 미뤘다.

▲ 경향신문 4월 26일 6면
또 지난 22일 위원장직 수락 직후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접대 대상자로 지목된 검사들에 대해 “내가 다 사랑하는 후배이고 제자, 또는 제자뻘 되는 사람”이라며 “너무 매도하지 말고 따뜻한 눈길로 격려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경향은 “엄정한 처리를 할 것으로는 예상하기 어려운 발언으로, 성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 추천으로 정부 훈장을 받기도 해 검찰과 가까운 사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그밖에도 규명위가 조사단 검사들의 조사 결과를 보고 받는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나, 폭로 당사자인 정씨가 지난 23일 자살 기도를 한 것도 진상조사의 암초가 되고 있다고 경향은 전했다.

‘스폰서 검사’ 보도 최승호 PD의 당부

‘스폰서 검사’ 의혹을 보도한 MBC <PD수첩> 최승호 PD가 제보자인 정씨에 대한 국민의 ‘보호’를 당부하고 나섰다. 최 PD는 <한겨레> 31면 기고글 <‘정 선생’을 보호해주세요>에서 ‘스폰서 검사’ 제도자인 정씨에 대한 검찰의 겁박에 문제를 제기했다.

최 PD는 “방송이 나간다는 예고 이후 의혹을 받는 검사들은 일부 언론을 통해 (정씨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을 저질렀다”며 “이미 <PD수첩> 취재 과정에서 그를 정신이상자라고까지 부른 바 있는 일부 검사들은 범죄자, 사기꾼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용어로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 한겨레 4월 26일 31면
또 방송 뒤 검찰이 진상 규명을 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정씨를 재구속 하겠다고 나선 것과 관련해 “검찰이 진실로 진상규명 노력을 인정받으려면 앞으로 조사 과정에서 핵심적 구실을 할 정 선생을 압박하려는 자세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PD는 “정 선생은 모든 향응 및 성접대 의혹 대상자들과의 대질신문을 원하고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조사가 가능하려면 그가 진심으로 검찰의 노력을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구치소에서 매일 신체적·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면서 조사에 협조하라는 것이 혹 고통에 지쳐 진실 규명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닌지 검찰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직 대통령조차 불행을 당하는 판에 아무 힘도 없이 걸면 걸릴 수밖에 없는 그들이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중략) 그가 방송에서 했던 마지막 호소처럼 국민이 그를 보호해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KBS·MBC, SBS 중계비율 3분의 1 부담할까

<한국일보> 2면 기사에 따르면 KBS는 26일 SBS가 월드컵 중계권 확보를 위해 사용한 금액을 반영, 구매 희망가격을 제시할 방침이다.

<한국일보>는 “박영문 KBS 스포츠 국장은 25일 ‘중계권 계약 금액(6500만 달러)에 SBS가 그동안 부담했던 선급이자, 수수료, 다른 비인기 축구경기의 제작비 등을 합친 전체 비용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가격을 SBS 측에 제시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MBC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의 구매 희망가격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이에 앞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24일 KBS 이사진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 분쟁과 관련해 “KBS가 SBS로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과감한 안을 제시해야 협상이 진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MBC 파업 4주째…장기전 불가피

<한겨레> 2면 기사에 따르면 26일 MBC 노조의 파업이 4주째로 접어들면서 노사의 ‘양보 없는 장기전’ 양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오는 29일 1996년의 '24일 파업'(강성구 사장 퇴진 요구) 기록을 넘어서면, 92년 ‘52일 파업’(최창봉 사장 퇴진 요구) 이후 MBC 사상 두 번째 최장기 파업이 된다”고 전했다.

문제는 파업 일수는 늘어가고 있지만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사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해 매각한 옛 경영센터 빌딩 8층에 사장·부사장 외부 집무실을 만들며 ‘장기전 체제’를 구축하고 있고, 파업 장기화에 대비한 외부인력 수혈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노조의 파업 동력 역시 굳건하다. 사측에 따르면 파업 첫날 570명이던 파업 참여 인원은 김 사장이 출근을 시도한 20일 658명으로 증가했다. 이후엔 21일 645명, 22일 650여명, 23일 630여명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PD수첩> ‘검찰과 스폰서’편 방영 이후 노조 인터넷 카페에서 급증한 파업 지지글도 노조를 고무시키고 있다.

한편 누리꾼들의 모임은 ‘진실을 알리는 시민’은 시청률 하락을 내세운 노조 압박을 막기 위해 재방송 시청운동을 펼치고 있고 언론개혁시민연대 및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각각 ‘MBC 지키기 반짝 뽐내기 대회’와 26일 오후 MBC 노조 지지방문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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