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박재완 청와대 수석 비판보도 누락’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KBS 탐사보도팀 기자들은 7일 성명을 내 기사 삭제를 지시한 이화섭 보도제작국장의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등을 촉구했다.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등의 ‘논문 이중게재 의혹’을 취재한 탐사보도팀 기자들은 “해당 리포트가 불방되는 과정에서 이화섭 국장은 유독 박 수석에 대한 내용만 집중적으로 문제제기하며 일방적으로 삭제를 지시했다”며 “이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아무런 합당한 이유 없이 박재완 수석 관련 내용을 삭제하라고 하면 어떤 기자가 수긍할 수 있겠냐”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고 반론까지 확인한 상황에서, 특정 내용을 빼라고 하는 것은 기사의 생명인 공정성과 객관성, 형평성을 스스로 저버리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탐사보도팀 기자들은 이화섭 국장이 ‘공정성’을 우려해 해당 리포트를 불방했다는 해명도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이화섭 보도제작국장은 담당 취재 기자들을 마치 정치적 편향성을 가진 사람인 것처럼 매도하고 있다”며 “‘왜 그토록 처절하게 특정 청와대 인사에 매몰되려고 하는지’ 그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앞서 이화섭 국장은 어제(6일) 사내게시판(코비스)에 글을 올려 “9시 뉴스 리포트는 2분 정도로 짧게 요약하기 때문에 검증 대상이 된 논문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나 반론을 실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안의 경중과 가이드라인을 배제하면 보도내용은 공정성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탐사보도팀 기자들은 “이화섭 국장은 보도본부 전체 구성원 앞에 사과하고, 박재완 수석을 비호한 이유를 솔직하게 밝혀주길 바란다”며 “국장의 성의 있고 믿을 수 있는 후속조치와 재발방지 약속이 없을 경우 우리는 불가피하게 국장의 거취 표명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