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이사는 이경자 부위원장이 추천한 이옥경 전 방문진 이사장과 경합을 벌였으나, 표결에서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마산 출생의 김재우 신임 이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경영학과 동문으로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을 거쳐 벽산그룹 부회장을 역임했다. 방송 관련 경력은 전무하다. 김 이사는 1944년 생으로 방문진 이사들에 의해 호선으로 결정되는 이사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MBC 안팎에선 이 대통령의 동문이자 기업가 출신인 김 이사가 방문진 이사장으로 결정될 경우 정부·여당에서 주장하고 있는 MBC 구조조정과 민영화 등이 추진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김 이사는 벽산건설 사장 재직 당시 적자를 이유로 직원의 50% 가까이를 구조정, ‘구조조정 전도사’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때문에 MBC 안팎에선 고려대 출신의 김재철 MBC 사장이 이 대통령의 동문인 김 이사와 손발을 맞춰 <PD수첩> 등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한 달 넘게 파업을 이어간 MBC 구성원들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을 강행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권력의 MBC 개입에 앞장섰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우룡 전 이사장을 선임했던 방통위가 이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고 후임 이사 선임 작업에 나선 것도 논란이다.
안정상 민주당 전문위원은 “김 전 이사장이 <신동아> 인터뷰에서 실토했듯 그는 ‘큰집’의 MBC 개입에 앞장선, 법에 규정된 방송 독립의 가치를 훼손된 인물”이라며 “최 위원장을 비롯한 정부·여당 추천 몫 상임위원들은 후임 이사 인선에 앞서 김 전 이사장 같은 인물을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임명했던 데 대한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이하 미디어행동)도 이날 논평을 내고 “최 위원장의 방송장악에 따라 KBS는 관제방송이 됐고 MBC 구성원들은 한 달 이상 총파업을 벌이는 등 방송의 공적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라며 “이제 그만 MBC 장악에 대한 미련을 거두고 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향에서 방문진 이사회를 정상화하는 게 순리”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행동은 또 “방통위가 방송 관련 이력이 전무한 고대 출신의 이 대통령 친구를 방문진 보궐이사로 선임한 것은 위기에 빠진 김재철 사장에게 힘을 싣거나 제2의 포석을 놓음으로써 MBC 장악을 위해 마지막 카드를 투입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김 이사는 MBC 노조 압살과 사유화 시나리오를 마감하는 임무를 부여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