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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여권 완패…역풍된 북풍

[미디어클리핑] 조중동 “정권심판론” 인정…“선거 끝, 세종시 등 추진” 김세옥 기자l승인2010.06.03 07: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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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심판은 매서웠다.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측됐던 여론조사들과 달리 6·2 지방선거 결과는 여권에 대한 민의의 심판으로 귀결되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3일 오전 6시 현재 16개 광역단체장(시·도지사) 선거에서 인천과 강원도 등 7개 지역에서의 승리를 확정했다. 한나라당은 5곳에서 승리를 확정했으며, 자유선진당 1곳, 무소속 2곳 등이다.

90.1% 개표가 완료된 서울시장 선거는 내내 앞서던 한명숙 민주당 후보가 오전 4시 20분께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에게 역전 당해 현재 1%의 박빙의 승부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여당은 완패했다. 서울 25개 구청장 중에서 한나라당은 3곳에서 당선권인 반면 민주당은 21곳에서 1위를 기록했다. 경기 31곳 기초단체장 중에서도 민주당은 반이 넘는 18곳에서 1위를 달려 한나라당을 눌렀다. 인천 10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6곳, 한나라당은 1곳에서 1위를 달리거나 당선됐다.

사상 처음으로 전국 16개 시·도에서 동시에 실시된 교육감 선거에서도 ‘진보 단일후보’로 나선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후보와 장만채 전남도교육감 후보 등 진보 교육감 후보 4명이 당선됐다. 서울의 진보 교육감 후보인 곽노현 후보도 보수 교육감 후보인 이원희 후보에게 꾸준히 1%p 앞서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정권 심판론 먹혀…북풍은 역풍으로

   
▲ 경향신문 6월 3일 1면
3일자 아침 신문들 모두 6·2 지방선거 결과를 한나라당의 완패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패배의 원인에 대한 분석은 차이를 보였다. 우선 <경향신문>은 1면 <등돌린 민심, 한나라 패배> 기사에서 일련의 판세를 놓고 “여당이 내세운 ‘정권안정론’보다는 야권의 ‘정권심판론’이 표심을 좌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천안함 침몰 등으로 조성된 북풍 정국을 여권이 선거에 노골적으로 이용한 것에 대한 반감이 커진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5월23일) 등이 맞물린 것도 역풍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경향은 또 “4대강 사업의 강행, 중앙선관위의 관권선거 분위기 조성 등 여권의 독주에 대한 반발 여론이 적잖다는 해석도 나온다”며 “이는 여권의 일방 독주에 대한 민심의 냉혹한 평가”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3면 <‘밑바닥 정서’는 북풍에 흔들리지 않았다> 기사에서 여당이 앞섰던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침묵은 분노였다. 모든 여론조사에 굳게 다물었던 입들이 2일에야 비로소 ‘심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여권에서 기대했던 천안함 ‘북풍’이 ‘역풍’으로 바뀌었다면서 강원택 숭실대 교수의 말을 인용, “이명박 대통령의 전쟁 불사론이 20대의 불만에 불을 질렀다. 20대는 당장 전쟁터로 불려나갈 세대로 전쟁에 가장 민감하다”고 꼬집었다.

친노(親盧)도 부활, 충남도지사와 강원도지사에 각각 노무현 전 대통령의 왼팔 안희정 후보와 오른팔 이광재 후보가 당선됐으며, ‘리틀 노무현’ 김두관 후보도 경남도지사에 당선됐다.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유시민 후보는 2위에 그쳤다.

<한겨레>는 “이번 선거 결과로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애초 세종시 수정안 강행, 개헌 쟁점화 등 정국 주도권을 쥐려 했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50%를 넘나든다고 자랑했던 이명박 대통령 지지도에 허수가 끼어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당혹감 묻어나는 조·중동…조선 “천안함과 선거는 별개”

반면 조선·중앙·동아일보는 여당의 완패를 인정하면서도 4대강 사업 등의 차질 없는 진행 등을 강조하는 등 당혹감이 묻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조선은 천안함과 선거는 별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2면 <‘천안함과 선거는 별개’…與 일방독주에 대한 民心의 경고> 기사에서 “집권 3년차에 실시되는 ‘중간평가’적 성격의 선거인만큼 정권에 대한 ‘견제심리’를 확실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천안함 침몰사건이 3월 26일 일어나면서 ‘정권 심판론’이 설 자리를 잃었다. 일각에선 ‘여당의 압승’까지 점쳤으나, 유권자들은 큰 틀에선 정부에 호응하면서도 결국 여권에 ‘오버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이번 선거에서 보냈다”고 평가했다.

   
▲ 조선일보 6월 3일 2면
또 이번 선거 패배의 원인을 여권의 분열과 4대강·세종시 수정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데서 찾았다.

조선은 35면 사설 <6·2 지방선거에 나타난 民心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 “수년간 각종 선거에서 한나라당에 표를 몰아줬던 국민은 집권 여당이 주류와 친박으로 갈려 싸움을 벌이는 모습에 크게 실망했다. 여권(與圈) 주류는 지난해 가을부터 세종시 수정 문제를 밀어붙였으나 당내 친박의 반대에 부딪혀 지금껏 아무 성과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동아 “선거 끝…4대강·세종시 수정 추진”

조선은 또 “정부·여당이 추진해 온 4대강 사업, 세종시 수정안 등에서도 여론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현 여권은 임기 초부터 스스로 ‘국민과의 소통(疏通)의 위기가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임기 중반이 다 되도록 이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도 35면 사설 <민심잃은 한나라당 환골탈태하라>에서 “한나라당은 일부 지역에서 낙하산식 공천으로 지지표의 분열을 초래했다…(중략) 박근혜 전 대표가 당의 지원유세에 나서지 않았고, 일부 후보 진영의 자만이 어우러져 나쁜 영향을 미쳤다”며 패배의 원인을 여권의 분열로 꼽았다.

   
▲ 동아일보 6월 3일 35면
이어 같은 면 사설 <李대통령 선거없는 시기에 할 일 많다>에서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이 비록 대패했지만 이 대통령은 초심으로 돌아가 국정수행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며 “우선 천안함 사태를 교훈 삼아 통일까지 염두에 둔 안보전략을 짜야 한다. 북한이 다시는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국내적 국제적 대북 제재의 고삐를 바짝 조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교육·토착·권력형 비리 척결, 검찰·경찰개혁 등 사법개혁 등을 주장한 데 이어 “4대강 사업은 관련 예산이 국회를 통과해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인 만큼 반대 여론의 설득과 소통을 통해 계속 추진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선거 의미 과소평가 안 돼”…4대강·세종시 등 재고 촉구

반면 경향은 31면 사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준엄한 심판>에서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민주당이 평소 얼마나 지지를 받고 있는지,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의 인기가 얼마나 높은 지와 상관없이 이명박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는 민심이 저류에서 흘러왔다는 엄연한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명박 정권은 이번 선거의 의미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중간평가 선거의 성격상 으레 그런 것이려니 하고 한가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 대단한 착각이 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높은 지지가 국정 방향이 옳거나 시민들의 의사를 잘 대변하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이번 기회에 깨달아야 한다”며 사실상 4대강·세종시 수정 등에 대한 재고를 촉구하고 나섰다.

   
▲ 한겨레 6월 3일 31면
<한겨레>도 31면 사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은 매서웠다>에서 세종시 문제가 걸려있는 충청권 광역단체장이 모두 야당 몫이 된 것 등을 언급하며 “이번 선거를 통해 나타난 민심의 소재는 분명하다. 이명박 정부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뿌리깊은 실망감과 분노의 표시다. 민주주의와 인권의 후퇴,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 남북관계의 파탄 등 현 정부의 실정이 유권자들의 뇌리에서 잊힌 듯했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다”며 정권의 환골탈태를 강조했다.

또 빗나간 여론조사…무용론 불거질 듯

6·2 지방선거 결과는 선거기간 동안의 방송사의 여론조사 발표는 물론 출구조사와도 큰 차이를 보여 시청자들의 혼란을 불렀다.

경향 17면 기사에 따르면 KBS, MBC, SBS 방송 3사는 이날 오후 6시 투표 종료와 함께 공동 출구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여당의 압승이 예상되던 당초 여론조사와 달리 여당 후보가 상당 지역에서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사의 선거기간 중 예측보도와 출구조사가 이처럼 큰 편차를 보인 데 대해 방송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향은 “전문가들은 출구조사가 예상과 크게 달라진 것은 선거기간 중 전화여론조사에서 낮은 응답률을 보인 20~30대 유권자들의 실제 투표율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며 “선거기간 중 유권자들의 표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방송사의 틀에 박힌 여론조사 방식에 대한 무용론이 다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경향신문 6월 3일 17면
비교적 정확했던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지방선거 전 예측조사와 달리 지상파 3사가 공동으로 실시한 출구조사의 결과는 비교적 정확했다는 평가다.

<한겨레>는 2면 기사에서 “KBS·MBC·SBS 등 지상파 3사가 함께 벌인 6·2 지방선거 출구조사는 이전의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야당 약진과 여당 참패를 점치는 결과를 내놓았다. 개표 결과는 이런 출구조사 내용과 거의 비슷했다. 과거 지방선거에서 번번이 예측이 빗나갔던 방송사 출구조사가 이번엔 정확히 표심을 예측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방송 3사는 공동으로 출구조사를 했다. 지방선거에서 3사 공동 출구조사는 처음이다. 1996년 15대 총선 때는 전화여론조사 방식의 출구조사를 함께 한 적이 있다. 공동조사를 한 데는 조사결과 오류에 대한 부담을 나눠지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조사는 미디어리서치, 코리아리서치, TNS 등 여론조사 기관 3곳이 맡았다. 대상 투표소는 전국 1만3388개 투표소의 4.5%에 해당하는 600여곳. 지난 지방선거에 견줘 2배 늘어난 규모다. 이들은 투표소당 5명씩 모두 3천명의 조사원을 배치, 투표를 마치고 매 5번째 나오는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지에 투표자가 직접 자신의 투표결과를 기록하는 ‘밸럿 메서드’(Ballot Method)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대상 유권자는 18만명이었다.

조사는 오후 5시에 마쳤으며, 오후 5~6시 출구조사는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 때 오후 5~6시에 투표한 사람들의 성별·나이별 경향치를 활용한 보정 공식을 적용해 산출했다.

김제동씨 논란…언론·표현의 자유 위협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의 사회를 본 방송인 김제동씨가 지난해 KBS에서 퇴출된 데 이어 올해 추모식 사회를 진행한 후 케이블 음악방송의 토크쇼 진행자 자리까지 포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겨레>는 31면 사설 <계속되는 ‘김제동 왕따’, 이게 민주사회인가>에서 “김제동씨가 케이블 채널 Mnet의 <김제동쇼> 방송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계속 미뤄지자 그제 하차 뜻을 밝혔다. Mnet 쪽은 외압이 없었다고 하지만 김씨의 사회 활동이 문제가 된 건 분명하다. 제작진이 추도식 참석을 재고할 수 없겠냐고 했다가 김씨가 뜻을 굽히지 않자 ‘추도식 이후 방송 여부를 결정하자’고 했다고 밝혔다”며 언론·표현의 자유 위협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한겨레>는 “방송계 분위기와 정부 쪽 태도를 보면 (이번 하차 논란이) 그다지 특별할 게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정부는 방송이 이른바 ‘좌파’들에 장악돼 있다며 ‘방송인 솎아내기’에 열을 올려왔고, 전반적 분위기가 이러니 방송들은 분명한 외압이 없더라도 몸을 사리게 된다. 마녀사냥식 공세의 최종 목표도 이런 ‘자기검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방송·연예인에 대한 색깔공세는 ‘방송 획일화’ 기도라고 할 수 있다. 언론·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반민주적 작태인 것인 동시에 방송·연예인은 개인의 신념을 지킬 자유조차 포기해야 한다는 편견까지 작용한다”며 “방송에서 자신의 신념을 일방적으로 퍼뜨리는 게 아니라면 특정 방송·연예인들을 찍어서 따돌리는 행태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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