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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원 60여명 징계 철회 촉구…“노동자에게 해고는 살인”

MBC가 11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파업 참가자에 대한 재심을 진행한다. 이번 재심을 통해 이근행 MBC노조 위원장과 오행운 〈PD수첩〉 PD에 내려진 ‘해고’ 결정이 뒤집어질 수 있을지 언론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측이 해고를 강행할 경우 MBC 노사 관계가 파국에 이르는 것은 물론 언론계 전체 반발이 예상돼 긴장감이 감돌고 있9다.

이런 가운데 MBC 내부에선 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원들은 ‘부당징계 철회’라고 적힌 검은 리본을 착용하는 ‘조용한 저항’을 벌이고 있으며, 노조 집행부에 이어 일부 조합원들까지 삭발 투쟁에 나서는 등 반발은 확산되고 있다.

▲ MBC노조가 사측의 무더기 중징계에 반발하며 지난 7일부터 방송센터 1층 로비와 10층 사장실 앞에서 항의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 일부 집행부는 8일 삭발을 감행했다. 사진=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또 MBC 사원들 60여명은 여의도 MBC 방송센터 1층 로비에 손 글씨로 쓴 10여장의 실명 대자보를 붙여 해고 철회를 강하게 촉구했다. 보도국 기자 등 주로 젊은 사원들이 주축이 된 모습이다.

“모두를 해고할 수 없다면 누구도 해고할 수 없다”

MBC 보도국 37기 기자 14명은 사측이 오행운 PD가 사내게시판에 올린 김재철 사장 비판 글을 가리켜 ‘인격 살인’이라며 해고한데 대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에게 해고는 ‘실제 살인’”이라고 성토했다.

또 강나림 기자 등 11명은 “MBC를 지키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파업이었고 나를 지키려는 마음에 함께 한 파업”이라며 “그게 잘못이고 그래서 징계해야 한다면 우리 모두를 징계하고, 그럴 자신이 없다면 모든 징계를 철회하는 결단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사장님이 온 뒤로부터 우리 사원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고통과 모욕을 겪었습니다. 사장이 나가서 쪼인트 까이고 대놓고 한 마디 항의도 못하는 이런 회사 구성원은, 그들의 자존심은 무엇으로 보상하시려고 합니까.”

“나날이 ‘뭘 생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시는군요.
모두를 해고할 수 없다면 이근행 위원장도 해고할 수 없습니다.”

“훨씬 심한 언어테러, 인격 살인에 침묵하는 사장, 천만 명에겐 알려졌을 ‘큰집 청소부’ 보다 고작 천여 명 읽은 ‘후레자식’에만 화내는 사장, 그런 사장은 우리 동지를 해고할 자격이 없습니다. 우리는 해고될 수 없습니다.”

반면 MBC 선임자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파업주동자에 대한 징계를 원칙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이번 파업기간에 일부 본부장들은 노조가 두려워 사장 뒤에 숨어버리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들은 이번에는 ‘재심에서 징계수위를 낮춰주자’고 사장에게 강요하고 있다”며 “원칙을 파기하려는 본부장은 해임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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