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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김재철, 이근행 숨통 끊어”…지노위 부당해고구제 신청

MBC가 이근행 노조 위원장을 끝내 해고했다. MBC에서 노조 위원장이 해고된 것은 지난 1996년 강성구 사장 퇴진 총파업을 이끌었던 최문순 당시 노조 위원장(현 민주당 의원) 이후 14년만이다. 당시 최문순 위원장은 1년여 만에 복직됐으나 김재철 사장은 “내가 사장으로 있는 한 해고자에 대한 복직은 없을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고 있어 이근행 위원장 복직을 둘러싼 장기전이 예상된다.

MBC는 지난 11일 징계 재심을 위한 인사위원회를 열고 ‘불법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지난 4일 ‘해고’ 조처한 이근행 위원장을 비롯해 노조 집행부 18명에 내려진 정직과 감봉 등의 중징계를 확정했다. 사내게시판에 김재철 사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회사 질서 문란’을 이유로 해고됐던 오행운 PD와 사번 성명을 주도한 이유로 정직 1개월 처분 받았던 이채훈 PD는 감봉 1개월로 징계 수위가 낮춰졌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이하 MBC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김재철이 끝내 이근행 위원장의 숨통을 끊었다”며 “천안함 아래서 황희만을 부사장에 기용했듯, 김재철은 월드컵이 개막하는 날 해고의 칼을 휘둘렀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창사 이래 MBC에서 방송 독립을 앞장서 외쳤다는 이유로 노동조합 위원장을 해고하고 제 임기를 다 마친 사장은 없다”며 “김재철의 손에 묻은 피는 오히려 그의 퇴진을 앞당기는 촉매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MBC노조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고, 사측의 대응 여부에 따라 해고 무효 소송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연보흠 노조 홍보국장은 “MBC 전체 구성원을 대표해 언론자유를 외치다 해고된 만큼 반드시 복직될 것”이라며 “그보다 방송독립을 왜곡하는 세력들의 힘이 얼마나 빨리 빠질 것이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근행 위원장은 앞서 지난 10일 조합원들에게 보낸 ‘빛과 어둠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다 괜찮다. 너무 염려치 않으셨으면 한다. 조합에 짐이 되는 것도 원치 않는다”며 “담담하게 생각하고, 당당하게 나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파업과 관련해 지역MBC에서도 무더기 중징계가 이뤄져 반발이 일고 있다. 진주MBC를 제외한 18개 지역MBC의 지부장을 비롯한 노조 집행부들이 감봉과 경고, 주의 등의 징계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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