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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의 눈] 공태희 OBS 예능제작팀 PD

PD교육원의 제2기 중기 전문교육에 다녀왔다. 5월10일부터 언론재단과 상암 PD교육원 그리고 호주 멜버른의 국립 호주 TV스쿨(Australian Film TV Radio School)로 이어진 6주간의 일정이었다. 교육과정은 매우 알찼다. 무엇보다 PD교육원과 언론재단의 전문 강사진 선택이 탁월했다. TV, 라디오 각 부문과 장르의 전문가는 물론 IT, 국제금융, 한국 고대사 등의 전문가와 한국 최초의 3D 영화 제작업체의 대표, 음반 프로듀서, 공공미술가와 방송정책 전문가 등을 만날 수 있었다.

이 기회가 아니면 하루 벌어먹고 살기 빠듯한 현업 PD가 어떻게 다음과 같은 고급정보를 체득할 수 있을까? 왜 3D 제작을 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할 점이 지나친 입체감 제공인지, 왜 국제 금융에서 파생상품이 악의 축이 되었는지, 왜 이미 시작된 PPL 등 간접광고, 가상광고가 방송의 주력 광고모델이 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심지어 HBO의 대작 드라마 〈퍼시픽〉의 호주 로케이션 프로듀서를 만나고, 실제 로케이션 장소였던 멜버른의 거리를 걸으며 그 곳에서 벌어졌던 치열한 제작 과정을 되새겨 보는 이런 기회 말이다.

필자에게 무엇보다 유용했던 교육과정은 실제 앞으로 닥쳐올 방송통신융합의 미래를 매우 구체적으로 상상해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방송 광고 시장은 앞으로 더더욱 작아지고, 글로벌 기업의 약진은 그 기업의 국적을 떠나 내수 산업인 한국의 지상파 방송의 영향력을 더더욱 약화시킬 것이다. 이는 세계 최고였던 국내 IT 산업이 아이폰의 도래와 함께 장밋빛 전망을 잃고 있는 점과도 유관하다. 여기에 구글TV, 맥TV 등의 스마트 TV의 진출도 눈앞에 다가왔다. 두렵고 무서운 일지만 넋을 놓고 현상 유지와 과거의 성공에만 매달릴 수 없음도 절감했다.

PD에게 재교육이 필요한 건 말하나 마나다. 현업 PD 모두가 그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는다. 다만, 문제는 현업 PD에게 한없이 모자란 시간과 재원이다. 설령 두 가지를 어찌어찌 마련한다 해도 당장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교육 과정을 대체 어디서 어떻게 찾아낼지도 막막할 따름이다.

재교육 없이 생명력을 갉아먹으며 하루하루 지내는 현업 PD 재교육 기회는 역시 PD교육원의 설립과 함께 주어졌다. 2008년 12월 당시 한국PD연합회 회장이었던 김영희 PD교육원 이사장이 각고의 노력 끝에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발전기금을 받아 PD교육원을 창립할 수 있었다. 국회에서는 소속 정당을 떠나 이정현 의원과 전병현 의원이 지대한 관심과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 공태희 OBS 예능제작팀 PD

이번 중기 2기 전문과정에는 총 20명의 현업PD가 참가했다. 그 중 3명은 독립PD협회 회원이었다. 대상을 스테이션 PD로만 한정하지 않은 점은 유쾌하다. 그리고 앞으로는 독립PD협회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PD에게까지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 더욱 유쾌한 점은 PD교육원의 향후 중점 사업이 20년차 이상의 경력PD를 대상으로 한 최고위 과정의 신설과 아시아 저개발 국가 PD의 한국초청 교육이라는 것이다. 정책을 결정하는 CEO급 PD의 양성과 향후 한류의 한 축을 담당할 아시아 저개발 국가의 PD교육을 PD교육원이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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