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60돌…동아 “북한체제 종식시켜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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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 SBS 월드컵 단독중계, 공영방송 시장 무력화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인구가 국민의 80% 이상을 차지하지만 천안함 침몰 사건에서도 보듯 북한과 북한 문제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고, 언론 역시 북한이란 이름 앞에 각기 다른 처방을 내놓고 있다. 한국전쟁 60주년인 25일자 아침 신문들은 오늘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동아·중앙 “전쟁을 기억하라”

<동아일보>는 전쟁은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 전쟁을 기억하라고 촉구했다.

동아 35면 사설 <전쟁 안 겪은 세대일수록 6·25를 알아야 한다>에서 “젊은 세대 가운데는 6·25가 언제 일어났는지, 누가 도발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6·25와 천안함 폭침 상황은 안보태세의 해이라는 점에서 빼닮았다…(중략) 북한의 적화통일 야욕은 6·25 때나 지금이나 조금도 다를 게 없다. 2012년 4월 17일 한미연합사 해체 및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이뤄진다면 북한이 쾌재를 부를 일이다. 국가안보에 한 치의 빈틈도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도발세력을 언제든지 단호히 응징할 수 있는 국방력과 전체 국민의 확고한 안보의지가 살아 있어야만 평화를 지킬 수 있다”며 “군인들의 입에서 ‘전쟁은 싫어요. 돈을 줘서라도 북한을 달래주세요’ 하는 소리가 튀어나오고, 군대 기피를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세태가 만연한다면 대한민국을 지켜내기 어렵다…(중략) 북한 김정일 독재체제를 종식시키고 통일을 이루는 것은 우리 세대에 부과된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일보>도 34면 사설 <평화 지키기와 평화 만들기>에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철저한 안보 태세다. 이 땅에서 6·25와 같은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최상의 방책은 북한의 도발을 무력하게 만드는 강력한 방위 역량과 국민의 결집된 안보 의식”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별도의 사설을 게재하진 않았지만 1면 머리에 <韓·美정상 ‘전작권 전환 연기’ 협의> 기사와 4~5면에 한국전쟁 관련 기획을 배치,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 동아일보 6월 25일 35면
경향·한겨레 “평화를 기억하라”

반면 <한겨레>는 35면 사설 <한국전쟁 60돌, 그 긴 상처와 불안한 평화>에서 평화체제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사실 정전체제가 60년 가까이 지속되는 것 자체가 비정상”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평화체제 얘기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이미 1990년대에 평화협정 체결 문제가 관련국들 사이에서 제기됐고, 2005년 9·19공동성명에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논의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미국도 북한 핵 협상과 평화체제 논의를 함께 진전시키는 데 동의한다. 평화체제의 주체는 남북이며, 논의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정부의 전향적 태도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까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평화를 바라는 민심은 지방선거에서도 확인됐다”며 “이제 정부는 막연한 북한붕괴론에서 벗어나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고 핵문제를 풀 수 있는 실질적 행동에 나서기 바란다. 이제 한국전쟁이라는 긴 터널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고 당부했다.

<경향신문>은 평화체제의 구축과 함께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향은 31면 사설 <한국전쟁 60년, 그 집단의 기억과 상처를 생각함>에서 “전쟁은 군사적 사건이 아니다. 전쟁을 기획하고 결정하는 것은 정치이다. 평화를 만들고 지키는 데 실패한 정치가 한 공동체 전체를 전쟁이라는 대량 파괴 상태로 몰아간다는 점에서 전쟁은 하나의 정치적 사건이다. 따라서 우리는 분명하게 전쟁은 나쁜 정치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 “2000년 6월 남북 간 최초의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이 평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을 때 전쟁은 이제 기억과 기록으로만 존재하는 비현실의 세계로 떠나갈 것으로, 전쟁은 영원히 역사의 박물관으로 물러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지금은 더 안전해지고 평화로워지기는커녕 더 불안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를 지키라는 헌법상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적의를 과장하느라 전쟁기념관으로 달려가고, “전쟁을 두려워하지도 않지만 전쟁을 원하지도 않는다”면서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의 입에서 전쟁론을 언급하는 지경까지 왔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했기에 60년이 지나도 평화스러운 삶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탄식했다.

▲ 한겨레 6월 25일 35면
“SBS 단독중계, 공영적 방송시장 뿌리 뒤흔들어”

경향은 4면 기사에서 “SBS의 월드컵 단독중계가 갈수록 공영적 방송시장 질서 전반을 뿌리째 뒤흔드는 핵폭탄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경향은 “공공재로 취급돼온 월드컵 중계권이 철저히 SBS의 이윤 추구를 위한 사유재로 변질됐다”며 “일부에는 이번 사태의 원죄를 미디어 시장을 철저히 자본의 논리에 따라 재편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상업적 방송관’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고 지적했다.

SBS가 위험부담을 안고 월드컵 단독중계를 감행한 데는 거대신문사가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형성해 종합편성채널 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하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3등도 하기 힘들 것’이라는 위기감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정명령에도 불구하고 SBS가 단독중계를 강행한 데 대해 방송통신위원회가 별다를 제재를 하고 있지 않는 것과 관련해서도 경향은 우려를 전했다. 향후 종합편성채널의 출범과 맞물려 광고와 시청률을 손쉽게 확보하기 위한 방송사 간 ‘막장경쟁’의 현실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경향은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의 말을 인용, “정부가 지금처럼 손을 놓고 있으면 종편 출범 후 방송사들이 공적 콘텐츠보다 킬러 콘텐츠 확보에 급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SBS가 도박성 콘텐츠 확보 경쟁의 출발을 알린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경환 상지대 교수의 말을 인용, “스포츠 중계권 갈등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코리아풀을 법인형태로 만들어 구속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월드컵 독점중계 SBS, 성과급 잔치?

이런 가운데 월드컵 단독중계를 한 SBS는 벌써부터 성과급 잔치 얘기가 나온다는 소식이다. 경향 4면 기사에 따르면 한화증권은 “SBS가 월드컵을 통해 1348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제반 비용을 제외하고도 254억원의 이익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SBS 측은 “한국팀이 8강은 가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월드컵 중계료 6500만달러(750억원)에다 방송 제작비를 합치면 1080억원을 썼기 때문에 아직은 적자라는 것이다. 16강 진출로 500만달러(약 65억원)를 FIFA에 추가로 내야 한다.

그러나 SBS의 한 관계자는 “예선경기에서 이미 투자비를 뽑을 수 있도록 맞췄기 때문에 16강에 오르면서 순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라며 “16강 진출시 전 직원 100% 특별 상여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경향은 전했다.

▲ 한국일보 6월 25일 27면

케이블 된 지상파?

<한국일보>는 27면 <호국 채널…월드컵 채널…케이블 된 지상파?> 기사에서 “이리저리 채널을 돌려봐야 6ㆍ25 아니면 월드컵이다. 다양성이 실종된 6월 방송가의 현주소”라고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기사에 따르면 KBS 1TV에선 지난 6일부터 총 10부작으로 기획된 <KBS 특별기획 한국전쟁>을 방송하고 있다. 이 밖에도 UN 참전국들에 대한 감사와 우정을 전하는 <우리는 기억합니다>, 종군기자의 기록을 통해 6·25전쟁의 역사적 교훈을 돌아보는 <끝나지 않은 종군일기> 등의 다큐멘터리와 <나라사랑 음악회> 등 6·25 특집 프로그램들을 집중 편성하고 있다. 지난 19일부터는 특별기획 드라마 <전우>가 방송되고 있고, 21일 <낭독의 발견>은 6·25 특집으로 진행됐다. 2TV도 한국정책방송 KTV에서 제작한 <유엔군 묘지의 마지막 증언>과 <DMZ 155마일에 멈춰진 시간들> 등을 방송한다.

한국은 “6·25전쟁 6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아무리 좋은 말도 지나치면 잔소리가 된다. 전쟁의 폐해를 고발하고 평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본래의 목적보다, 그렇지 않아도 천안함 사태로 남북 관계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호국과 안보라는 이데올로기적 가치가 강조돼 본말이 전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SBS는 지난달 중순부터 월드컵 특집 프로그램들을 선보이며 일찌감치 월드컵 체제로 돌입했다.

월드컵 개막 전에는 메인뉴스를 비롯한 7개 프로그램을 월드컵 특집으로 준비하더니 지난 11일 월드컵 개막 이후부턴 경기 중계방송을 하면서 아침 드라마를 제외한 대부분의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결방하고 있다. 월드컵 뉴스 비중을 높인 메인 뉴스인 8시 뉴스도 한 시간 앞당겨 편성, 사실상 오후 7시 이후 SBS의 모든 프로그램은 월드컵 경기와 소식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은 “SBS는 남아공월드컵 단독 중계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월드컵 채널'이라는 이미지는 확실히 심어줄 수 있겠지만, SBS의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즐기던 시청자들에게는 달가운 일일 리 없다”고 지적했다.

스폰서 검사 박기준·한승철 검사장 면직

<한겨레> 13면 기사에 따르면 ‘검사 향응 리스트 파문’에 연루된 박기준(52)·한승철(47) 검사장에 대해 면직 처분이 내려졌다. 현직 검사장이 비위 사실로 면직의 중징계를 받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한겨레>는 “법무부는 24일 전직 건설업체 대표 정아무개(51)씨한테서 금품·향응을 받거나 정씨 관련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한 검사들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렇게 결정했다”며 검사징계위는 박 검사장이 △지난해 6월 서울 강남의 한 일식집에서 정씨에게서 13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고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 사이에 정씨가 “검사들을 접대했다”며 진정한 사건들을 대검찰청에 보고하지 않는 등의 비위 사실이 드러났다고 면직 이유를 밝혔다.

한 검사장의 경우엔 △지난해 3월 부산의 한 식당에서 현금 100만원을 포함해 123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고 △대검 감찰부장으로 있던 지난 1월 자신의 접대 사실이 포함된 정씨의 진정 사건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부산지검으로 이첩시킨 잘못을 저질러 면직 처분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기사에 따르면 검사는 비위 정도가 무거운 순으로 ‘해임-면직-정직-감봉-견책’ 처분이 내려진다. 검사가 해임되면 3년 동안 변호사를 개업하지 못하고 퇴직금의 25%가 깎인다. 면직은 검사직을 잃는다는 점에서 해임과 같지만 나머지 벌칙 규정이 없다.

<한겨레>는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이 검찰 개혁안 발표를 불러오고 특검 수사가 예정되는 등 사회적으로 큰 관심사가 됐던 것에 견줘 다소 가벼운 징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권상우, 뺑소니 혐의 입건

탤런트 권상우 씨가 뺑소니 혐의로 입건됐다. <동아일보>는 14면 기사에서 “서울 강남경찰서는 권 씨가 12일 오전 2시 55분 중앙선을 침범한 뒤 순찰차의 정지명령을 무시하고 주차된 차 한 대를 들이받고 도주했다가 이틀 후 조사를 받았다고 24일 밝혔다”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권 씨는 자신의 차를 타고 중앙선을 침범하며 지나가다가 순찰을 마치고 퇴근하는 경찰차에 목격됐다. 경찰의 정지 명령을 받고 길가에 차를 멈춘 권 씨는 갑자기 차를 후진시켜 순찰차의 앞 범퍼를 들이받고 앞에 주차돼 있던 차와 충돌한 뒤 도주했다. 권 씨는 경찰차를 따돌리고 도망가다 모 예식장 앞 정원수를 들이받고 차를 버린 채 도망갔다.

동아는 “권 씨는 사고발생 이틀 뒤 차량조회를 통해 신원이 밝혀진 뒤 경찰서에 입건돼 조사를 받았다. 조사과정에서 권 씨는 ‘순찰차가 쫓아와서 당황해 도망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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