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제작기 MBC 5·18 특집극 <낮에도 별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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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그 정신에 누가 안되게 망월동 묘지 두 번 걸쳐 참배”

|contsmark0|드라마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여운과 감동이 있으면 좋겠다. 5.18특집 드라마 <낮에도 별은 뜬다>는 원래 민주화 특집극으로 기획됐다. 그 그릇에 무엇을 담아야 시의적절하고, 명실상부할까 처음하는 포맷이라 퍽이나 고심했다. 80년 광주의 민중항쟁을 빼놓고 민주화를 얘기할 수는 없다고 작가와 난 쉽게 동의했다.
|contsmark1|드라마란 이데올로기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관한 이야기란 점을 난 철저히 믿는다. 개인적 소신은 있을지언정 내용에 관해선 가치중립적이고,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철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여겨졌다. 드라마 연출가는 역사를 쓰는 게 아니라, 그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민초의 삶을 나름의 감각으로 그린다.
|contsmark2|영화 ‘ 닥터 지바고’의 감동은 그 영화가 20세기 최대 역사적 사건의 하나인 러시아 볼세비키 혁명을 배경으로 했어도, 이야기는 지바고와 라라의 거대한 격랑에 휘말린 사랑의 비극적 아픔에 있다. 집필과정에 김운경작가도 그시대와 관련하여, 많은 자료를 고증했고, 난 고귀한 삶을 살았던 희생자들의 그 정신에 누가 안되도록 망월동 묘지도 두 번에 걸쳐, 참배겸 돌아봤다. 80년 봄 그시대의 목격자이자, 참여자였고 방관자였던 내 인생의 한 편린도 스친다.
|contsmark3|연령과 지역에 상관없는 보편적인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는데, 어떤 색깔의 드라마면 좋을까의 화두로 많은 날 생각했다. ‘보기엔 부드럽게, 메시지는 강하게’.
|contsmark4|그후 떠오른 연출방향에 관한 내 나름대로의 결론이다. 드라마란 현실에 바탕한 허구의 세계다. 방송후 인터넷상의 많은 의견을 보았다. 누구는 불만, 누구는 칭찬, 다양한 욕구와 충고의 피드백을 읽었다.
|contsmark5|그러나 드라마란 그냥 드라마일 뿐이다. 시청자를 위해 다양한 드라마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그 차원에서 의미를 찾고 싶다. 때론 욕심을 부리고 싶은 욕망도 치밀었으나, 그러다가 소화 불량에 걸릴 수 있는 위험성도 있고, 이다음에 다른 사람이 더 잘할거라는 믿음의 주춧돌 하나에 만족했다. 광주에서 마지막 시위장면을 찍고, 거리를 청소하러, 온 스탭이 열중하는 모습에 피로감에 겹쳐 감격이 몰려 온다.
|contsmark6|‘사람 산다는 것은 별게 아니라 더불어 사는 것이고, 그와 내가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구나.’ 그리고, 촬영의 소란이 끝난후, 애쓴 스탭과 나누는 한잔 술에 이 일에 대한 보람을 느낀다. 원래는 ‘닭똥’ 만한 꿈을 ‘황소’ 같은 믿음으로 변절하지 않는 민초의 삶을 그리렸는 데 그것은 다음번 숙제로 남겨두고 싶다.
|contsmark7|◀ 임화민 mbc 드라마국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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