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앞에 2년 만에 촛불이 켜졌다. 2008년 8월 시민들은 “공영방송 KBS를 지켜내자”며 촛불을 들었다. 2년 후인 2010년 7월, 무너진 공영성에 자괴감을 느낀 구성원들은 “KBS를 살리겠다”며 들고 일어났고, 이제 그들이 시민을 초대했다.
파업 7일째를 맞은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엄경철)는 7일 오후 7시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시민들과 함께 하는 KBS 개념탑재의 밤’ 문화제를 열었다. ‘공영방송’의 본분을 상실한 KBS에 확실한 ‘개념’을 심어주겠다는 의미였다.
KBS본부의 파업에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사측은 이날 시민문화제도 흔쾌히 허락하지 않았다. 객석이 될 만한 KBS 본관 앞 계단에는 큼지막한 화분이 놓였고, 건물 앞에는 차량이 동원돼 출입을 막았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도 참가자들의 열기를 잠재울 순 없었다. 여의도 KBS 본관 앞 도로는 2000여명(주최측 추산)의 KBS본부 조합원과 시민들로 가득 메워졌다. 3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문화제에서 새 노조 조합원들은 “KBS를 살리겠노라” 다짐했고, 함께 한 시민들을 “그들을 지지한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