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가짜 한우’ 방송 뉴스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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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불리한 보도 금물?…신문, 정용진 ‘트위터 사과’만 주목

신세계 이마트가 ‘가짜 한우’를 판매하려다 적발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개인 트위터를 통해 사과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 뉴스는 물론 대부분의 주요 일간지들이 이 같은 사건을 보도하지 않아 ‘삼성가(家) 눈치보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는 지난 27일 대형 유통매장과 학교급식용 한우를 검사한 결과 이마트 광명점 등에서 3건의 가짜 한우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마트가 한우로 판매한 쇠고기는 미국산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직원이 라벨을 잘못 부착한 것 같다”며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트위터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공식 사과 요구가 빗발치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소고기 건으로 심려 끼쳐 드려서 죄송합니다”라며 사과의 글을 올렸다.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마트 ‘가짜 한우’ 파동과 관련해 지난 2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정용진 부회장 트위터 화면 캡처.
최병렬 이마트 대표도 같은 날 트위터에 “가짜한우 판매보도에 대하여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며 “다만 고의로 수입쇠고기를 한우로 속여서 판매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광명점의 경우 소형점포라 작업장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자의 실수로 라벨을 바꿔 붙여 발생했다”며 “이번 실수를 계기로 작업장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10개 소형점포에 대해 별도 작업 및 공급하여 절대 섞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이마트의 ‘가짜 한우’ 파동은 지상파 방송 3사 뉴스에선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KBS·MBC·SBS 등 방송 3사는 가짜 한우 판매 사실이 적발된 27일은 물론 정용진 부회장 등이 사과한 28일에도 메인뉴스 등을 통해 관련 뉴스를 보도하지 않았다. 최근 ‘삼성SDS 노조 설립 봉쇄’ 기사가 MBC 〈뉴스데스크〉에서 누락되는 등의 사태가 잇따르는 가운데 방송 뉴스가 ‘삼성가’에 불리한 보도를 꺼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신문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8일 〈서울경제〉가 26면 사회면에서 ‘이마트, 가짜 한우 팔려다 적발’이란 제목으로 보도한 이후 대부분의 일간지들이 관련 뉴스를 취급하지 않았다. 〈경향신문〉과 〈동아일보〉는 29일 각각 경제면과 경제 섹션을 통해 ‘정용진 부회장 등이 트위터로 공식 사과했다’는 요지의 내용을 전달하는데 그쳤다.

다만 〈한국일보〉는 29일 17면 ‘가짜 한우 팔다 걸린 이마트, 또 “직원 실수…”’란 제목의 머리기사를 통해 가짜 한우 파동을 상세하게 전했다. 한국일보는 기사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까지 나서 트위터를 통해 사과했지만 비판여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며 “식재료 가짜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매번 현장 직원의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비등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 한국일보 7월 29일 17면
신문은 또 “트위터를 통한 사과 방식도 논란이 되고 있다”며 “대형마트 업계 1위 기업이 소비자 전체가 아닌 50만명(4월 기준)에 불과한 트위터 사용자에게만 사과하는 것으로 상황을 매듭지으려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높다”고 꼬집었다.

한편 경기도 광명시는 가짜 한우 판매와 관련해 이마트와 현장 직원 등을 경찰에 고발했으며 관련 조사가 끝난 뒤 행정조치를 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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