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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코미디 발전을 위한 제언
문화적 저주에서 문화저널리즘으로
김승수
<전북대 신방과>
l승인1997.07.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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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최근 한국여성단체 협의회 매스컴 모니터회는 방송3사의 코미디프로그램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으로 시청자의 정서에 유해하다는 모니터 보고서를 제출했다.(아래 모니터 요약 내용 참조)방송위원회의 잦은 징계 대상이기도 한 코미디 프로그램의 발전을 위한 제언을 전북대 신방과 김승수 교수가 기고해 왔다. <편집자>
|contsmark1|왜 그런지 잘은 모르겠지만 코미디 프로그램은 항상 사회적 논란과 비판의 대상이었다. 짐작컨대 어린이 시청자를 파고들어 그들의 사고와 행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많은 사람들은 교육적 차원에서 코미디 프로그램을 평가해 왔고, 이에 따라 코미디는 저질이라는 등식이 만고불변의 진리가 되었다. 코미디 프로그램은 비난, 비판, 유해론 등 온갖 부정의 산실인 듯이 대접받았고, 급기야 코미디 프로그램 폐지론까지 나왔다. 심한 말로 말해 코미디 프로그램은 ‘문화적 저주’의 대상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과연 이러한 평가가 얼마나 바람직 한 것인가.그러나 코미디 프로그램이 이렇게 숱한 비판을 받아왔지만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이제는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코미디 프로그램에 대한 발상의 대전환이 요구되는 것이다.한마디로 말해 현재와 같은 정치 사회적 제도와 관행, 방송산업의 성격 등으로 미루어 보아 코미디 프로그램을 따로 떼어놓고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그다지 유익한 접근 방식 같지는 않다. 왜 그런가 검토해 보기로 한다.첫째, 정치·정책, 정치 문제·정치인, 국제 관계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취급되기 어려운 금기 사항이다. 기껏해야 한풀 꺾인 구 집권자를 비웃는 정도의 수준이다. 또 특정 직업, 특정 지역을 풍자하는 것도 사실상 금기시 된다. 성과 관련된 주제도 사실상 완전 규제된다. 이렇게 규제가 심하다 보니 소재가 대단히 한정될 수밖에 없다. 풍자가 거의 불가능한 실정에서 코미디 프로그램을 재미있고, 유익하게 만들라는 것은 고문에 가깝다.둘째, 방송 산업과 방송사 내부적 차원의 문제이다.-코미디를 훌륭한 문화 장르로 생각하지 않고 그저 주변부 프로그램 정도로 간주하여 웃겨서 시청률을 올리려는 수단쯤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비슷한 소재와 포맷의 코미디 프로그램이 같은 시간대에 중복 편성하여 경쟁에 치중한다.-코미디 소재 개발, 다른 나라 코미디 프로그램의 연구, 시청자들의 코미디 수요 조사, 코미디 관련 인력 개발 등 모든 면에서 방송사의 투자가 대단히 인색하다. 돈 안들이고 어떻게 웃음과 해학과 교훈 있는 코미디가 나올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시청자들은 그런 코미디를 요구하고 있다. 영국 bbc 등 주요 방송사는 코미디 pd, 코미디언, 코미디 작가에 막대하게 투자한다.이렇게 코미디 제작현장이 삭막하다 보니 어떤 프로듀서나 방송 작가가 선뜻 나서서 코미디 프로그램 전문가가 되겠다고 하겠는가?셋째, 시청자 개인적 차원의 문제이다.많은 시청자들은 코미디를 재미있게 보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한다. 이들이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는 이유 중의 하나는 재미있으니까 본다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코미디 프로그램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물어 보면 이구동성으로 재미라는 잣대는 온데간데없고 갑자기 ‘품위’라는 잣대로 코미디 프로그램을 평가한다. 한마디로 말해 코미디에 대한 일부 시청자의 반응은 이중적이라는 사실이다. 코미디를 마치 현실적인 맥락에서 해석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간단하게나마 코미디 프로그램을 제약하는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럼 이러한 진단에 기초하여 처방을 한다면 어떻게 할까?첫째, 코미디 프로그램 폐지론이나 유해론을 말하기 전에 그런 문제의 원인을 제거하는 일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소재 제한을 철폐하자는 것이다.둘째, 방송사는 코미디 소재, 인력, 소품 개발 등에 획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투자 없이 결실을 거둘 수는 없다. 투자하지 않고 무조건 웃겨라 그리고 품위도 챙겨라 하고 요구한다면 그야말로 넌센스가 아닌가 한다. 기자나 교양 pd들은 빈번하게 외국 취재를 나가 견문을 넓히는데 유독 코미디 pd는 이런 혜택에서 제외되어야 하는가. 코미디언들은 변변한 연수조차 받지 못하고, ‘늙으면’ 퇴물 취급받아 출연조차 어렵다. 왜 그들의 경륜을 무시하는지 모르겠다. 드라마 작가에는 특고다 계약금이다 해서 한아름 안겨주지만 코미디 작가는 4∼5개 꼭지로 이뤄지는 50분 길이의 프로그램을 나누어 맡아야 하고, 그나마 폐지되면 ‘실업자’되기 십상이다.셋째, 채널별, 방송사별 코미디 프로그램의 제품 차별화를 이뤄야 한다.넷째, 코미디 pd들은 뚜렷한 문화저널리스트로서 사회의식을 갖고 제작현장을 장악해야 한다.다섯째, 코미디를 훌륭한 문화적 장르로 생각하고 이를 아끼는 마음으로 구체적이고, 건설적인 비판을 함으로써 코미디 프로그램의 개선에 실익을 주는 비평이 필요하다.필자는 평소에 보도가 정치 저널리즘이라면 코미디 프로그램 같은 것은 문화 저널리즘(cultural journalism)이라 생각해 왔다. 이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건강한 사회비판과 문화적 다원화를 촉진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중요한 기능을 하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문화 저널리즘의 중요한 장르로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방송사 경영진, 현장 제작자, 코미디언, 작가, 시청자단체 등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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