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불방은 기본권에 관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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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0개 단체 ‘국민대회’ 제안…“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

“굉장히 중대하고 슬픈 일이 벌어지고 있다. 〈PD수첩〉 ‘불방’ 사태는 몇몇 PD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국민의 기본권에 관한 문제다. 이제 싸워야 한다.”

4대강 사업의 진실과 비밀을 파헤친 MBC 〈PD수첩〉의 ‘불방’ 사태가 정치권, 종교계, 환경단체와 언론·시민사회를 하나 되게 만들었다. 야당과 종교계 등을 망라한 560개 제 시민사회단체는 2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 중단과 〈PD수첩〉 방영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오는 23일 오후 7시 여의도 MBC 앞에서 ‘4대강 진실 은폐 규탄, PD수첩 방영 촉국 국민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 야당, 종교계, 노동계, 환경운동단체, 언론단체, 시민사회단체 등 560개 단체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20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 중단과 PD수첩 즉각 방송'을 촉구했다. ⓒPD저널
이들은 이날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강은 흘러야 하고, PD수첩은 방송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무지몽매한 정권은 자연과 생태를 파괴하고, 순리를 거스르며 이 땅의 구조를 일방적으로 변경하고 있다. 그리고 정권에 장악된 언론은 역사의 파수꾼이 되지 못하고, 진실을 외면하면서 나날이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 가고 있다. 그리하여 이 땅의 민주주의는 지금 빈사상태”라며 “〈PD수첩〉을 지켜주는 것은 곧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함안보 위에서 내려오니 더 참담한 일이…”

4대강 공사 중단을 촉구하며 함안보 위에서 20일간 고공농성을 벌였던 이환문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우리가 크레인 위에 올라갔던 것은 정부 정책에 변화를 일으키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농성을 해제하고 내려와 보니 더 참담한 일이 발생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4대강에 관한 방송을 외압과 정권에 대한 충성으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라고 일성했다.

역시 함안보 고공농성을 벌였던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PD수첩〉 불방 사태는 ‘불통 정부’의 결정판”이라며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PD수첩〉을 통해 4대강 사업의 실체를 국민과 함께 확인하는 한편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상재 “마지막 싸움으로 여기고 싸우겠다”
최민희 “언론노조 위원장직 걸고 지켜내야”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명운을 건 싸움’을 다짐했다. 최 위원장은 “〈PD수첩〉은 공영방송의 거의 유일한 보루다. 따라서 이번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이 방송되지 못한다면 더 이상 우리가 이 땅에 살아남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온다고 해도 이 싸움을 마지막 싸움으로 생각하고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민희 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번 사건은 방송계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며 최상재 위원장을 향해 “언론노조 위원장직을 걸고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최 전 부위원장은 “시민사회는 정치적으로 싸워야 하지만, 방송 쪽에서 지켜야 할 것은 게이트키핑 기능을 사장이나 경영진이 갖느냐, 해당 부서 국장이 갖느냐의 문제로 싸우고 있는 것이다. 이 지점을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면서 “게이트키핑 기능을 일선 국장이 갖는 것보다 경영진이 갖는 것이 훨씬 사회적 해악이 크다. 반드시 해당 부서 국장이 가질 수 있도록 싸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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