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광고 축소’ 대립 … 전제 조건은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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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광고 축소’ 대립 … 전제 조건은 ‘실종’
KBS 수신료 인상논의 어떻게 되고 있나?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0.10.1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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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여야 이사들은 수신료 인상에 따른 ‘광고 축소’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현행 수준을 유지해야한다는 야당쪽 안(수신료 3500원, 광고 38.5%)과 수신료를 올리면서 광고를 그대로 두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여당 쪽 입장(수신료 4600원, 광고 19.7%)이 맞서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야당 쪽 이사들이 “광고는 절대 손 댈 수 없다”는 원칙을 세운 이유는 두 가지다. KBS 광고를 줄여 새로 등장하는 종합편성채널 광고 물량을 대준다는 의혹을 피하자는 게 첫 번째 이유고, 둘째는 지상파방송의 광고 감소 추세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여당 추천 황근 이사는 “공영방송이 광고를 하나도 안 빼고 수신료만 올리겠다고 하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냐”며 반대 의견을 냈다. 황 이사는 “종편에 대해 의혹을 갖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광고를 유지하고 수신료를 인상하겠다는 것은 종편에 지원하는 것보다 더 큰 국민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KBS 이사회 ⓒKBS

■ 여당 이사 ‘단독’처리할까=광고에 대한 입장이 명확히 갈리면서 사실상 합의는 결렬됐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때문에 다수인 여당 쪽이 단독처리를 할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황근 이사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단독 처리는 부담스럽다”며 “합의를 봐서 올라가야지, 1라운드부터 강행처리하면 계속 발목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 정기국회 처리를 목표로 수신료 인상의 의결을 서둘러온 여당 이사들 입장에선 ‘합의’를 마냥 기다릴 수만도 없는 입장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심의 일정을 고려할 때 늦어도 이달 안에 의결을 끝내야 올 정기국회 처리가 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황근 이사는 ‘끝까지 합의가 안 되면 어떡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건 잘 모르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KBS수신료인상저지100일행동’은 13일 이사회에서 여당 이사들의 단독처리가 유력하다고 보고 이날 오후 3시 KBS본관 앞에서 규탄집회를 예정이다. 100일행동은 또 이날 이사회를 공개하라며 KBS측에 회의 방청을 공식 요구했다.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는 12일 성명에서 “종편 먹거리 마련을 위한 수신료 인상에 반대한다”며 “이사회는 수신료 인상 날치기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수신료 인상, 전제조건부터”=이사회 논의와 별도로 시민단체는 공정성·독립성 회복 등 수신료 인상의 전제조건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병순·김인규 사장 취임 뒤부터 KBS는 지상파 3사 중에서도 이명박 대통령 동정보도 및 정부 정책 홍보에 가장 적극적인 반면, 정부 권력 감시와 비판 의견 전달엔 가장 소극적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KBS 이사회도 수신료 인상을 위해 공정성 강화, 자구노력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내놓지 못했다. KBS 경영진이 제시한 자구노력에 수정·보완을 지시한 정도였다. 이사회는 ‘KBS 공정성·독립성 확보방안 연구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이마저도 내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결렬됐다.

더욱이 최근에는 여야 합의처리마저 불투명해져 시민사회단체의 반발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미디어행동, KBS수신료인상저지100일행동, KBS수신료인상저지범국민행동은 연일 기자회견을 열어 “여당추천 이사들이 수신료 인상을 단독처리하면 국민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KBS 수신료인상저지 범국민행동'은 지난 6일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신료 인상을 강행처리할 경우, 납부거부 운동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PD저널

■ 인건비 올리면서 수신료를?=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KBS 수신료 인상 근거에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보도자료를 내 “KBS가 방송제작비 관련 비용은 대폭 축소하면서 인건비는 오히려 증가시켰다”며 “충분한 자구노력 없는 수신료 인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전원도 5일 “KBS가 난시청 해소 등 방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공적 의무와 책임은 다하지 않고 수신료 인상에만 목메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KBS는 “‘디지털시청 100% 재단’에 320억 원을 출연하는 것을 포함해 난시청 관련 예산을 655억 원을 편성하는 등 예산을 크게 증가시켰다”고 반박했지만, ‘재단 출연’ 을 두고도 “의도적으로 흑자폭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 내부 여론은 ‘미지근’=수신료 인상에 대한 KBS 내부 구성원들의 생각은 여럿으로 나뉘지만 ‘민감한’ 문제인 만큼 이를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번 수신료 인상이 처음부터 경영진과 이사회를 중심으로 추진됐기 때문에 구성원들의 관심이나 내부 동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KBS의 한 PD는 “밑에서부터 의견을 수렴한 게 아니고 경영진과 이사회가 수신료 인상을 정했기 때문에 절박함에 대해 사실 공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영직군의 한 직원은 “김인규 사장이 간부들에게 수신료 인상에 관심이 없다고 지적할 정도로 내부 관심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사회적 합의 뿐 아니라 KBS 내부 합의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전에 비해 추진 동력이 많이 약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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