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이사회(이사장 손병두)의 수신료 인상 논의가 결렬 수순을 밟고 있다. 야당추천 이사 4명은 여당쪽 이사들이 새로 제안한 ‘수신료 4000원’ 안에 의견차가 크다고 결론 내리고, 14일 오후 1시 30분 속개하기로 한 임시이사회에 전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여당 쪽 이사들은 13일 이사회에서 수신료를 4000원으로 올리되, KBS 전체수익 대비 광고 비중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 안을 제시했다. 새로운 제안에 야당 쪽 이사들은 논의를 통해 입장을 표명키로 했고, 협상의 여지가 있을 경우 14일 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
그러나 야당 이사들은 기존 ‘수신료 3500원-광고 현행유지(38.5%)’ 안을 고수하기로 결론 짓고, 여당 쪽에 회의 불참을 통보했다. 고영신 이사는 “우리가 주장하는 광고현행 유지와 여당쪽 안은 차이가 크다고 판단했고, 인상폭도 3500원으로 해야한다는 주장이 강했다”고 전했다.
야당 추천 김영호 이사는 “여당 쪽이 밝힌대로 향후 법적·제도적 장치를 통해 광고비중을 조정하겠다는 것은 방송법 시행령 등을 손대 KBS의 광고를 제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이는 충분히 독소조항으로 작용할 수 있고, KBS이사회가 스스로 권한을 포기하는 것이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야당추천 이사들의 ‘불참 통보’에 여당추천 이사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여당 쪽 간사인 황근 이사는 “(야당 쪽에) 회의 참석을 설득하고 있는데, 잘 안되고 있다”며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불분명하다”며 말을 아꼈다.
[기사내용 추가] 오후 4시 58분
한편, 야당추천 이사들이 14일 회의에 불참함에 따라 KBS이사회는 내일(15일) 오후 2시 회의를 다시 열어 수신료 인상안을 논의키로 했다. 여당 이사들은 하루 더 시간을 늘려 야당쪽 이사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당추천 이사들의 참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야당 이사들은 여당쪽이 타협안으로 제시한 ‘수신료 4000원’ 안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영호 이사는 “야당 쪽은 이미 ‘수신료 3500원-광고 현행유지’안이 아니면 합의할 수 없다는 최후통첩을 한 것”이라며 “입장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한상덕 KBS 홍보국장은 “다음주(19일) 김인규 사장의 해외 출장이 예정돼있고, 정기국회 일정을 고려할 때 내일(15일)까지는 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해야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그러나 회사도 여당 이사도 단독처리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어떻게든 내일까지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