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돌 맞은 한중일PD포럼, ‘질적 교류’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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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도 깊은 토론 한계 … 3국간 의견 조율 장치 필요성도 대두

올해 한중일PD포럼은 ‘방송인 교류 증진’이란 측면에서 여전히 의미 있는 행사였지만 ‘교류’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여기저기서 한계가 노출됐다. 때문에 10년간 이뤄놓은 성과를 이어나가면서 동시에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1회부터 10회까지 여러 번 참여했던 한국 측 PD 대부분은 한중일PD포럼이 교류 측면에서 분명한 성과가 있었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수치로는 표현할 수 없는 ‘작품에 대한 동기부여’나 ‘문화적 이해 확대’, ‘인적 교류’들은 분명 성과라 할 수 있다. 올해 PD포럼에서도 참가자 대부분은 ‘좋은 자극’을 받고 돌아간다고 밝혔으며 한중일PD포럼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포럼에서 제일 중요한 ‘교류’가 구조적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언어장벽이라는 문제 외에 토론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없다는 것. 올해 포럼의 경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한 시간 가량 예정됐던 종합토론시간을 흘려보내기도 했다. 출품작 상영 후 이어지는 질의응답 또한 100여명이 넘는 인원 속에서 심도 깊은 토론을 하기에는 시공간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 제10회 한중일PD포럼에 참가한 한국 PD의 모습. 김환균 전 PD연합회장(왼쪽)과 오기현 SBS PD(오른쪽). ⓒPD저널

여기에 EBS <다큐프라임-바퀴> 축소상영 논란이 더해지며 국가 간 갈등을 조율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표면화됐다. 정수웅 한중일PD포럼 상임위원장은 “한국요리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면 우리도 불쾌했을 것”이라며 상대국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이번 일은 단순한 배려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PD포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PD의 작품”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김덕재 전 PD연합회장은 “대회의 취지는 굉장히 좋지만 진행과 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행사의 발전을 위해서는 다음번 조직위원회에서 강력한 문제제기를 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이에 대해 정수웅 위원장은 갈등을 조율할 수 있는 규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논란의 경우 자칫 외교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합리적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 측의 ‘작품 검열’과 같은 특수성을 조정할 수 있는 절차적 장치들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진행된 열 번째 한중일PD포럼은 한계를 느낀 행사였지만 동시에 PD포럼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행사였다는 게 참석 PD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창섭 한중일PD포럼 한국조직위원회 위원장(한국PD연합회장)은 행사를 마치고 “다른 건 몰라도 한국 PD 30여명이 4박 5일간 함께하며 작품에 대해 토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는 게 제일 뜻 깊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 이 모임이 훨씬 더 의미 있고 재미있는 모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제 10회 한중일PD포럼에 참가한 한국 측 PD및 관계자들. ⓒ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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