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 ‘뉴스데스크’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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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살린 기획 선보여…기대 반 우려 반 속 시청률 SBS 앞서

한 시간 앞당겨진 MBC 주말 〈뉴스데스크〉가 6일과 7일 첫 전파를 탔다. 주말 〈뉴스데스크〉는 방송시간부터 보도 아이템, 카메라 앵글까지 확 달라진 모습으로 안방을 찾았다. 과감한 기획과 현장성의 강화 등으로 시선을 끌며 개편 첫 날 시청률 경쟁에선 한 발 앞섰지만, 보도의 연성화 경향에 대한 우려 또한 제기되고 있다.

달라진 주말 〈뉴스데스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기획보도와 현장 뉴스의 확대였다. 지난 6일 남상호 기자는 지하 500미터 막장에서 광부들의 하루를 체험했고, 7일 성장경 기자는 영화 ‘평양성’ 촬영 현장에서 일일 보조출연자가 되어 연기에 참여했다. 또 최일구 앵커는 직접 전남 무안군을 찾아 어민들과 함께 소주잔을 앞에 놓고 낙지 중금속 파동으로 인한 애환을 듣기도 했다. 6일 방송된 북한 김정은의 우상화 르포 등도 눈길을 끌었다.

현장 중계차 연결도 활발하게 활용했다. 6일엔 청목회 압수수색과 관련해 국회와 검찰청 현장을 동시에 연결했고, 7일에도 국회의원 사무실 압수수색과 관련, 총리 공관 앞을 중계차로 연결했다. 그러나 실수도 빠지지 않았다. 6일 검찰청에 나가 있던 이지선 기자가 소식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고 당황하는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탄 것. 이 때문에 ‘뉴스데스크 방송사고’가 인터넷 상에서 한동안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지난 6일,7일 시간대 변경 뒤 첫 방송된 주말 '뉴스데스크'. ⓒMBC
이밖에 취재기자가 직접 스튜디오에 나와 리포트를 하고 뉴스로선 독특하게도 스튜디오 공간 활용과 카메라 앵글을 다변화 하는 등 주말 〈뉴스데스크〉는 ‘라이브 뉴스’ 특유의 생동감과 역동성을 살리는데 주안점을 둔 모습이었다. 특히 최일구 앵커에게 헤드라인 뉴스 브리핑을 맡기고 앵커 리포트를 시도하는 등 최일구 앵커의 다양한 ‘활용’도 눈에 띄었다.

앞서 “편안한 진행을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던 최 앵커는 배현진 앵커나 기상캐스터와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어깨의 힘을 빼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7일에는 “환경 전문 허무호 기자는 아무리 선의라고 해도 데려다가 키우면 야생 동물의 생존이 허무해진다고 합니다”라며 ‘언어유희’를 선보이거나 “사장님에게 말씀 드려서 뉴스 시간 늘려 달라고 해야겠습니다” 등의 멘트를 남겨 또 하나의 ‘최일구 어록’을 예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진행의 연성화는 있어도 콘텐츠의 연성화는 없다”던 〈뉴스데스크〉는 개편 첫 주부터 우려 지점을 노출했다. 7일 주말 〈뉴스데스크〉의 톱뉴스는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 선수의 골 소식이었다. 첫 번째 리포트에서 박지성 선수부터 이청용, 기성용, 차두리, 손흥민 선수 등 해외파 선수들의 활약을 요약해 전달한 뒤 두 번째 리포트에서 박지성 선수의 골에 대한 평가와 찬사를 전했다.

최일구 앵커는 “다른 중요 뉴스도 많지만 오늘 휴일이고 해서 산소탱크의 골 소식을 톱으로 정했다”고 밝혔지만, 휴일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중요 뉴스”보다 박지성 선수의 골 소식이 뉴스가치에서 우선한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힘들다. 참고로 SBS 〈8뉴스〉는 박지성 선수의 골 소식을 이날 5,6번째 리포트에서 전했다.

또 취재기자의 막장 광부 체험과 일일 보조출연자 체험 등 색다른 시도는 눈에 띄었지만, 목적이 뚜렷하지 않고 체험 자체에만 머물러 기자가 찍는 4분 30초짜리 ‘체험 삶의 현장’ 같은 인상을 줬다.

주말 저녁 지상파 3사 시청률 경쟁 판도 변화

이처럼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남긴 개편 이후 첫 주말 〈뉴스데스크〉였지만, 시청률 면에선 나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6일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8.1%를 기록, SBS 〈8뉴스〉(7.9%)를 0.2%p차로 앞섰다. 지난달 30일 토요일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6.5%로 KBS 〈뉴스9〉(10.1%)와 SBS 〈8뉴스〉(8.3%) 가운데 꼴찌를 기록한 바 있어, 첫 방송 치고는 나름 성공적인 결과다.

한편 〈뉴스데스크〉의 새로운 경쟁자가 된 SBS 〈8뉴스〉는 6일 청목회 입법 로비 의혹과 관련해 전·현직 국회의원 42명에 대한 계좌추적 소식을 단독으로 보도하며 시선 잡기에 나섰으나, 첫날 경쟁에서 한 발 뒤처졌다. 반면 KBS 〈뉴스9〉는 6일 시청률 13.2%를 기록, 전 주보다 3.1%p 상승해 〈뉴스데스크〉 시간대 이동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렸다.

저녁 8시대에 방송되는 KBS 주말연속극 〈결혼해 주세요〉도 지난달 30일에 비해 3%p 시청률이 상승했고, 9시대로 이동한 MBC 주말연속극 〈글로리아〉 역시 시청률이 상승했다. 밤 10시대로 자리를 옮긴 MBC 〈욕망의 불꽃〉은 시청률이 소폭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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