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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북경= 배은실 통신원

연말 극장가 영화개봉을 앞두고 눈코뜰 새 없이 바쁜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12월 개봉예정인 세 편의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 역을 맡은 중국 국민배우 거요다.

각각 12월 4일과 16일, 22일에 개봉되는 천카이거 감독의 <조씨고아>, 장원 감독의 <양자탄비>, 펑샤오강 감독의 <쉬즈 더 원 2>는 모두 기자회견을 마치고 집중 홍보에 들어갔고, 그 중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은 단연 세 편의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 역을 맡은 거요이다.

천카이거 감독은 거요에게 허리 굽혀 경의를 표하면서 ‘진정한 연기자’라고 극찬했고, 장원 감독은 그를 ‘이 시대의 명우’라고 치켜세웠다. 펑샤오강 감독은 “사람 앞에서 대놓고 칭찬하면 당사자가 무안해 할 수도 있으니까 형식적인 말들은 생략하고, 거요가 영화홍보로 너무 지치지 않도록 배려하겠다”며 배우를 아끼는 마음을 표현했다.

박스오피스 제조기로 알려진 펑샤오강 감독을 비롯하여 <패왕별희>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천카이거 감독 그리고 중국 3대 명 배우 겸 감독인 장원 감독이 이런 상황을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요를 동시 기용한 원인은 무엇인가? 그는 과연 어떤 배우인가? 장동건과 같은 당대의 미남배우인가 아니면 섹시 핫 아이콘인가?

<쉬즈 더 원>을 본 관객이라면 알겠지만, 그는 대머리에 평범한 외모를 한 50대 배우이다. 1985년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이래 약 20여년 간 그는 다양한 역할을 섭렵했고, 그가 출연한 작품 중 우리에게 친숙한 작품으로는 <패왕별희>, <인생>, <야연>, <천하무적>, <쉬즈 더 원> 등이 있다. 그는 중국 드라마 영화계 최고의 명예인 금계상과 금응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석권했으며 칸영화제에서 장이머우 감독의 <인생>으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실력파 배우이다. 뿐만 아니라 <쉬즈 더 원>으로 3억 2,500만 위안(한화 569억 원 상당)의 박스오피스를 올린 흥행의 보증수표이기도 하다.

그러나 올 연말과 같은 ‘거요천하’의 극장가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를 표했고 거요 자신도 관객들이 식상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드러냈다. 그러나 펑샤오강과 천카이거 감독은 오히려 ‘비운의 무사 정영으로부터 철저한 현실주의자 양씨 그리고 대머리 노총각 친펀에 이르기까지 거요의 진정한 연기력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 북경 배은실 통신원/ 자유기고가
그렇다면 왜 거요인가? <청두일보> 웨이시 기자는 그 원인을 네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그는 진정한 영화 제왕으로 손색없는 연기력, 아니 극 중 인물에 혼을 불어넣는 실력파 배우이기 때문이다. 둘째, 최고의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겸허한 자세를 유지하기 때문이며 셋째, 인기와 관객동원력에 비해 저렴한 출연료 때문이다. 청룽, 류더화, 쩐즈단, 저우룬파 등 출연료만 수십억 대 되는 배우들에 비해 그는 가격대 성능비가 우수한 배우가 아닐 수 없다. 네 번째 원인으로는 관중들이 원하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그렇다면 거요의 황금시대는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중국 대륙영화시장은 연륜과 함께 빛을 더해가는 남자배우층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관계로, 한동안 거요의 황금시대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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