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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 ‘추노’ ‘자이언트’ ‘제빵왕 김탁구’
예능 - ‘남자의 자격’ ‘1박2일’ ‘무한도전
시사 교양 -  ‘PD수첩’ ‘아마존의 눈물’ ‘추적 60분’
라디오 - ‘컬투쇼’ ‘손석희의 시선집중’ ‘지금은 라디오 시대’

<PD저널>은 ‘엠브레인’에 의뢰해 12월 15일부터 22일까지 8일간 한국PD연합회 회원 325명을 대상으로 △드라마 △예능 △시사교양 △라디오 부문 ‘올해의 베스트 프로그램’을 물었다. 이메일 설문으로 이뤄진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는 각 부문 당 세 편의 작품을 선택할 수 있었다. 조사 결과 PD들의 선택은 시청률과 대중적 인기와 대체로 일치했다. 또 조사를 통해 올 한 해 방송사별 장르 영향력을 짚어보기에도 충분했다.

▲ KBS <추노>의 업복이. ⓒKBS

“MBC 부진 SBS 약진 KBS 혁신”

△드라마
 TV드라마 부문 베스트 프로그램에는 <추노>(KBS), <제빵왕 김탁구>(KBS), <자이언트>(SBS)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세 작품은 시기적으로 2010년 상 · 중 · 하반기를 대표하며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끌었다. 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상반기에 방송된 <추노>는 평균 시청률 30.3%, 중반기에 등장한 <제빵왕 김탁구>는 36.7%, 하반기에 끝난 <자이언트>는 평균 21.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자이언트>와 <제빵왕 김탁구>는 70~80년대 군사독재 정권에서 ‘하면 된다’는 시대적 가치관으로 성공 신화를 쓴 이강모(자이언트)와 김탁구(제빵왕 김탁구)를 주인공으로 다뤘다. 두 작품은 선명한 선악구도와 서사구조, 속도감 있는 극적 장치를 통해 ‘막장’의 경계를 넘나들며 중장년층의 인기를 끌었다. 설문에 참여한 한 응답자는 20자평에서 “자이언트가 보여준 한국사회형성사가 훌륭했다”고 평했다.

<추노>는 지배계급의 권력다툼이나 왕의 성장과정을 주요하게 다루는 기존의 사극에서 벗어나 노비 등 피지배계급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시청자에게 정치적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추노>는 여태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영상미와 함께 조선시대 하층민들의 삶을 현실감 있게 다루며 사극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이다. 한 응답자는 “추노가 막장 드라마를 쫓아냈다”고 20자평을 하기도 했다.

최근 인기몰이 중인 <시크릿 가든>(SBS)과 서혜림 대통령의 해피앤딩으로 막을 내린 <대물>(SBS), 전문가들의 호평에 비해 시청률이 못 미쳤던 <성균관 스캔들>(KBS), <인생은 아름다워>(SBS)도 좋은 점수를 얻었다. MBC는 <동이>만이 상위권에 올라 채면치레를 했다. PD들은 이를 두고 “MBC의 몰락”이라고 표현했다.

 

▲ KBS <해피선데이-남자의자격> '하모니' 편의 한 장면. ⓒKBS

“감동 예능, 따뜻한 예능” 

△예능=TV예능 부문에는 KBS <해피선데이>의 두 코너 ‘1박 2일’(KBS)과 ‘남자의 자격’(KBS), 그리고 <무한도전>(MBC)이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꼽혔다. 올해는 강호동의 ‘1박 2일’과 유재석의 <무한도전>이라는 예능 양강 구도에 2010 KBS 연예대상을 수상한 이경규의 <남자의 자격>이 새롭게 진입한 형국이었다.

설문 결과 ‘리얼 버라이어티’의 꾸준한 인기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1박 2일’은 김C와 MC몽의 ‘이탈’에도 불구,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시도하는 제작진의 노력으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200회를 맞았던 <무한도전>은 ‘레슬링 편’으로 준 감동을 비롯해 김태호 PD 특유의 ‘무모한 도전’들을 계속 이어오며 두터운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다.

‘남자의 자격 ­­― 하모니 편’은 올 한 해 ‘감동 예능’의 피날레였다. 제작진은 김국진, 이윤석 등 합창단에 참여한 멤버들의 열정과 눈물을 긴 호흡으로 전달하며 ‘예능 다큐멘터리’의 감동을 선사했다. 신원호 ‘남자의 자격’PD는 ‘PD들이 뽑은 베스트 프로그램’에 선정됐다는 소식에 “이제 예능은 리얼 버라이어티로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 ‘인간극장’처럼 진짜를 찍다보면 드라마가 나온다”며 “연출을 의식하지 않는 멤버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성공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예능 토크의 강자 <강심장>(SBS)과 <놀러와>(MBC) 역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진행자 유재석과 강호동은 상위권에 오른 예능프로그램의 대부분을 진행하며 영향력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이와 관련 한 응답자는 “나온 사람 또 나오고 틀면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며 ‘획일화’된 예능 출연을 우려했다.

올 한 해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놀라웠던’ 사건은 ‘슈퍼스타 K 신드롬’이었다. Mnet <슈퍼스타 K 2>는 이번 조사에서 10위권안에 올랐다. 설문조사 응답자 대부분이 지상파 3사 PD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였다. <슈퍼스타 K2>는 오디션프로그램의 붐을 일으키며 20%에 가까운 시청률로 케이블채널의 약진을 보여줬다. 흥미로운 점은 유독 MBC PD들이 타 방송사에 비해 <슈퍼스타 K2>에 높은 지지를 해준 것이었다.

 

▲ MBC '4대강 편'의 한 장면. ⓒMBC
“제작보다 방송 내보내는 게 더 힘들었다”

△시사교양 =TV 시사교양 부분 최고의 프로그램에는 <PD수첩>(MBC)과 <추적 60분>(KBS), 그리고 <아마존의 눈물>(MBC)이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올 해 ‘검사와 스폰서’ 3부작, ‘4대강 수심 6m의 비밀’ 등을 제작한 <PD수첩>은 PD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역시 PD수첩”이라는 찬사와 함께 “시사프로그램 종결자”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최근 ‘의문의 천안함, 논란은 끝났나’ 편과 ‘사업권 회수 논란, 4대강의 쟁점은’ 편을 방송하며 공영방송의 ‘자존심’을 살린 <추적 60분>도 높은 지지를 받았다. <PD수첩>과 <추적 60분> ‘4대강’ 편은 각각 불방을 겪는 시련 속에 방영돼 방송의 현주소를 보여주기도 했다. 한 응답자는 올 해를 “시사교양 프로의 악전고투”라 평하기도 했다.

<아마존의 눈물>은 시청률 20%를 넘기며 다큐멘터리의 새 시대를 알렸다. 올해 <최후의 툰드라>(SBS), <아프리카의 눈물>(MBC), <동아시아 생명 대탐사, 아무르>(KBS) 등의 대작 다큐가 등장한 것은 <아마존의 눈물>의 성공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와 관련 한 응답자는 “이젠 다큐도 블록버스터”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천안함 침몰 미스터리’편과 ‘오은선 칸첸중가 등정 논란’편 등을 제작한 <그것이 알고 싶다>(SBS), ‘최철원 매값 폭행’을 보도한 <시사매거진 2580>(MBC), 지난달 폐지된 <김혜수의 W>도 PD들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 ⓒMBC

“MBC DJ들의 라인업에 경의를”

△라디오=라디오 부문 올해의 베스트 프로그램으로는 <2시 탈출 컬투쇼>(SBS), <손석희의 시선집중>(MBC), <지금은 라디오 시대>(MBC)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MBC는 <배철수의 음악캠프>,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등 상위 10개 프로그램 가운데 무려 9개의 프로그램이 선정되며 라디오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와 관련 한 응답자는 “골든마우스에 빛나는 MBC DJ들의 라인업에 경의를!”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자타가 인정한 ‘컬투’의 정찬우와 김태균의 거침없는 입담은 <2시 탈출 컬투쇼>에게 라디오 역사상 가장 높은 청취율(18.7%)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재익 <컬투쇼> PD는 “심의를 비롯한 여러 제제 속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만큼 좋은 말도 많이 들었던 것 같다”며 성공요인으로 ‘컬투쇼만의 탈권위적인 분위기’를 지적했다. 이 PD는 “똥 얘기 방구 얘기처럼 차마 얘기 못하는 것들을 방송을 통해 해소해주는 게 인기 요인”이라 밝혔다.

라디오 부문 20자평에서는 “CBS가 시사 저널리즘의 지평을 열고 있다”, “스마트폰의 스몰 토크 참여가 라디오 청취자 사연의 장이 될 줄이야”, “KBS 내부에 시선집중 같은 제대로 된 시사 프로그램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등 여러 응답자들의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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