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의 칼처럼 묵직한 한 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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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홍선 OCN 드라마 ‘야차’ 감독

“스파르타쿠스와 비교해줘서 영광이다.”(김홍선 감독)

OCN 조선액션사극 〈야차〉 (연출 김홍선, 극본 정형수 구동회)의 순제작비는 회당 2억 5000여만 원. 총 제작비(12부작)는 약 30억원이다. 이는 미국 드라마 〈스파르타쿠스〉의 한 회 제작비에 못 미친다. 제작환경의 극명한 차이에도 불구, 〈야차〉가 ‘한국판 스파르타쿠스’라는 평을 받으며 케이블 사극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 '야차'의 주인공들. 가운데가 백록. ⓒOCN
지난해 12월 10일 첫 방송에서 〈야차〉는 최고 시청률 3.5%(AGB 닐슨미디어)를 기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선보인〈스파르타쿠스〉의  첫방송 최고시청률(3.2%)보다 높은 수치였다. 〈야차〉는 전편 사전제작방식과 화려한 액션, 드라마 〈다모〉의 정형수 작가와 영화 〈역도산〉의 구동회 작가의 공동 집필로 제작 초반부터 주목을 끌었다. 

지난해 1월부터 기획에 들어간 〈야차〉는 대본 준비를 마친 뒤 8월부터 4개월 간 촬영을 마쳤다. 연출을 맡은 김홍선 감독은 “시청률에 휘둘릴 경우 극의 전체적 개연성이 떨어지게 된다”며 “사전 제작은 어디에도 휘둘리지 않고 계획된 대로 제작할 수 있어 좋은 시스템”이라 평했다.

김홍선 감독은 〈야차〉가 “‘슈퍼스타 K’처럼 케이블만의 콘텐츠로 기획됐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금까지의 (지상파) 사극과는 다른 사극을 끄집어낸다’는 기획의도에 맞춰 노출신이나 액션 장면 등에서 자유로움을 추구했다. “영화의 표현의 자유가 100이라면 케이블은 80, 지상파는 40”이라고 말한 김 감독은 “케이블에선 수위를 맘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게 큰 매력”이라며 지상파보다 느슨한 심의환경을 적극 활용해 장면에 과감성을 넣었다.

김 감독은 미국 드라마 〈스파르타쿠스〉의 그래픽과 스토리 구성 등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제작비에 맞춰볼 때 〈야차〉의 액션 그래픽은 원하던 수준의 80% 정도가 나왔다. 노출신의 경우 배우와 높은 수위까지 합의했으나 스토리 개연성이 없으면 노출하지 않겠다는 원칙이 있었다. 그래서 대본과 맞지 않는 노출 장면은 과감히 삭제했다.

〈야차〉가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스토리’였다. 김홍선 감독은 KBS <추노>를 “공중파 사극의 새로운 시작점”으로 언급하며 “추노를 보며 느꼈던 건 ‘액션이 다가 아니라 이야기의 힘이 제일 중요하구나’였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보기에만 화려한 액션 말고 〈추노〉와 〈스파르타쿠스〉의 주인공이 자신의 자유와 해방을 위해 칼을 든 것처럼 “당위성을 부여할 수 있는 액션”을 원했다.
▲ 김홍선 OCN ‘야차’ 감독 ⓒ김홍선 제공
그 결과 철종과 세도정치를 떠올리게 하는 조선후기를 시대배경으로 선악이 없는 권력에 대한 욕망과 정치적 뒤틀림 속에 놓인 두 형제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홍선 감독이 심혈을 기울인 캐릭터는 주인공 이백록이다. 이백록은 당시 조선시대 민중을 대변하며 김 감독이 추구하는 액션의 상징적 존재다.

“액션의 콘셉트를 잡으며 합(合) 위주로 갈까 고민하다 (스파르타쿠스처럼) 힘의 미학, 근육의 떨림을 보여줄 수 파워 액션을 보여주자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백록의 칼은 근육의 움직임을 보여줄 만큼 묵직하다. 백록의 묵직한 칼솜씨는 〈야차〉가 한국 드라마에 던진 메시지만큼 강렬히 다가온다.

“우리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무언가를 시도 한 것은 분명하다. CG촬영기법 등은 노하우로 축적됐다. 노하우를 계속 쌓아 가면 100억짜리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힘이 된다. 시청자들이 외화를 접하며 눈높이가 올라간 만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세련된 작품을 계속해서 보여줄 생각이다.” 사극은 〈추노〉와 〈야차〉를 지나며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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