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제작기 SBS <휴먼 TV 아름다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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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에서 시청자와 대화를 꿈꾼다

|contsmark0|처음 들었을 땐 정말 그렇고 그런, 밋밋한 소재라고 생각했다.북한산 근처에서 등산객들을 상대로 차를 파는 자그마한 카페, 그리고 그곳을 운영하는 중년 부부. 차가 맛있어서 손님으로 넘치는 곳도, 극적인 사연의 누군가가 살지도 않는 곳.
|contsmark1|한마디로 신기할 것도, 가슴 찡할 사연도 하나 없어 보이는 그래서 백이면 백, 프로그램으로 만들길 포기할 그런 아이템이었으니까.
|contsmark2|바로 이들 부부를 소재로 했던 방송이 ‘가난한 부자(富者)’편이었다.지금의 나에게 이제, 지난 9개월간 전파를 탔던 수십 편의 코너 중 베스트를 꼽으라면 단연 ‘가난한 부자(富者)’이다.
|contsmark3|하루에 차를 단 한 잔밖에 못팔아도 그들은 “가난해서 더 행복하다”고 얘기했다.tv를 사지 않는 건 다른 즐거움을 빼앗기 때문이라는 그들을 보며 소유하지 않으려 하는 자만이 누리는 자유를 진정 느낄 수 있었다.
|contsmark4|그러나 내가 pd로서 ‘가난한 부자’를 최고로 뽑는 이유는 다른데 있다.아무런 사건도, 동선도 없는 그래서 모두 포기했던 아이템을 담당pd는 ‘무소유의 즐거움’이라는 하나의 시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투철하게 취재하였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contsmark5|<휴먼tv 아름다운 세상>은 이렇게 6mm카메라를 들고 세상 속으로 들어간 pd와 vj들이 그들의 시각으로 만드는 ‘세상이야기’, ‘사람이야기’이다.
|contsmark6|여기서 pd의 시각이란 한마디로 ‘이 소재를 통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하는 것이며, 이 시각을 통해 pd는 자신이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에 대해 시청자들과 대화한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프로그램 차별화를 위해 우리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contsmark7|물론 pd나 vj의 수만큼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그러나 우린 이를 하나로 통일하고 싶지 않다.나름대로의 시각을 인정해주는 것 - 때론 대다수의 그것과 다르다해도 - 이것 또한 우리가 만들 ‘아름다운 세상’이라 믿기에.
|contsmark8|동네를 더럽힌다고 모두가 욕하는 ‘비둘기 할아버지’도 그를 다르게 바라보려는 pd의 시각이 있기에 방송 될 수 있었다.
|contsmark9|다이어트에 중독된 현대 여성들을 다룬 사회성 짙은 소재서부터 정통 휴먼 다큐였던 교도소 복서의 가슴찡한 이야기, 그리고 화장실의 한줄서기 운동 같은 캠페인성 아이템까지, 이 모두를 한 프로그램에서 소화할 수 있었던 건 세상의 구석구석에까지 관심 갖는 pd의 다양한 시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contsmark10|자신의 시각을 갖고, 그걸 ‘나’라는 화자로 표현하는 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도록 교육 받지못한 우리에게,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서 때론 밥상만 차리던 때를 그리워하지만, 그래도 역시 매력적인 작업이다.
|contsmark11|<휴먼tv 아름다운 세상>의 pd와 vj들은 늦게 깨우친 이 재미를 이젠 놔주지 않으려 한다.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상대가 가진 생각과 가치관을 알아 나가는 그 즐거움처럼 시청자들이 <휴먼tv>와의 대화에서도 세상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접하고 그 시각에 대해 pd와 이야기 나누며 동감하고, 교감하게 되는 즐거움을 느끼기를 바란다.
|contsmark12|이 시간에도 어딘가에서 자신만의 시각을 담으려 노력하고 있을 우리 팀원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아주 작지만 우리가 조금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고’
|contsmark13|박상욱 sbs 교양국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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