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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아나운서 공개채용 프로그램 ‘신입사원’ 제작 발표

오디션 프로그램 붐이다. 가수도, 모델도, 개그맨도 대국민 오디션을 통해 뽑는다. 그리고 이번엔 아나운서다.

MBC는 창사50주년 특별기획으로 아나운서 공개채용 리얼리티 프로그램 〈신입사원〉을 선보인다. 원서 접수부터 최종 선발까지 모든 과정이 방송을 통해 공개되는 대국민 오디션인 셈이다. 과거 전문MC나 기자, 에디터를 선발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이번 〈신입사원〉의 경우 지상파 방송사 최초로 TV를 통해 아나운서를 공개 선발, 채용한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 MBC가 새롭게 선보일 아나운서 공개채용 리얼리티 프로그램 '신입사원' 기자간담회가 28일 열렸다. 테이블 앞에 앉은 순서대로 왼쪽부터 오정우 인사부장, 김영희 CP, 최재혁 아나운서국장, 신동호 아나운서1부장, 이재용 아나운서. ⓒMBC
화제가 된 프로그램인 만큼 28일 오후 여의도 MBC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취재진과 MBC 아나운서, 대학생 기자단 등 많은 이들이 참석했다. 〈신입사원〉 총 기획을 맡은 김영희 CP를 비롯해 오정우 MBC 인사부장, 최재혁 아나운서국장, 신동호 아나운서1부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30여명의 MBC 아나운서들이 자리를 함께 해 이번 프로그램에 대한 아나운서들의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김영희 CP는 “아나운서 공개채용 프로그램은 오래 전부터 기획됐지만 여러 가지 우려 때문에 성사되지 않았다가, 올해 MBC 창사 50주년을 맞아 아나운서국의 동의 절차를 거쳐서 실질적으로 기획단계에 착수하게 됐다”며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단 하나, 정말 감동적이고 국민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아나운서가 탄생하길 희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입사원〉은 MBC 예능국과 아나운서국의 공동 기획 작품이다. MBC 아나운서들은 프로그램 기획부터 선발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자신들의 다양한 생활 모습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에 깊게 관여할 예정이다. “지난 2007년 〈리얼리티 오디션-내가 아나운서다〉를 시작으로 4년 동안 아나운서 공개채용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검토해 왔다”는 최재혁 아나운서국장은 이번 ‘모험’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기대보다 우려가 주를 이뤘다. 예능 프로그램으로 제작되는 만큼 자칫 ‘쇼’로 흘러 지나치게 엔터테이너로서의 역할이 부각돼 아나운서의 정체성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등의 지적이었다. 최재혁 국장은 이 같은 우려에 공감을 나타내면서도 “흥행을 노리는 방식들은 가급적 지향할 것”이라며 “아나운서 고정적 정체성은 잃지 않도록 애쓰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는데 그쳤다.

이들은 “국민이 원하는 아나운서를 뽑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재혁 국장은 “국민들의 의견을 들어서 프로그램 제작에 반영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김영희 CP도 “국민적 집단 지성을 믿고, 그런 아나운서가 탄생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국민 참여나 소통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못했다. 반복되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시청자 투표 등 선발 과정에 의견을 반영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는 대답이 전부였다.

▲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MBC 아나운서들. ⓒMBC
〈신입사원〉의 아나운서 선발 과정은 기존의 MBC 아나운서 선발 과정과 거의 동일한 절차를 밟게 된다. 카메라 테스트부터 필기시험, 역량 면접, 심층 면접 등으로 이어진다. 다만 이 과정에서 “충분한 시간을 들이고 다양한 미션”을 제공한다는 게 차이라면 차이다. 이 과정에서 “국민들의 의견을 많이 참조”한다는 계획이지만, 결과적으로 선발은 MBC의 몫이다. 최재혁 국장은 “최종 인사권자는 사장”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때문에 〈신입사원〉이 반쪽짜리 대국민 공개채용 프로그램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구상이 미완성 상태라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파일럿 프로그램이라고는 하나, 방송 시작 날짜나 기간 등 정해진 것이 없다. 편성이 예정된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기존 코너들인 ‘뜨거운 형제들’, ‘오늘을 즐겨라’의 존폐 여부도 결정된 바 없다. 일단 오는 31일부터 원서 접수부터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김영희 CP는 “지원자 규모가 어느 정도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모집되는 규모를 봐서 언제 방송을 시작할 지, 기간이 어떻게 될지 결정할 될 것”이라고 말했다.

MBC는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자 접수를 받는다. 대한민국 성인이면 누구나 성별, 학력에 제한 없이 지원이 가능하다. 신동호 부장은 현재 직장에 다니는 이들도 지원이 가능하도록 “모든 녹화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이용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원자들의 사생활 침해 우려에 대해선 “사전에 동의를 구해서 이해하는 분에 한해서 참여를 받으려고 한다”며 “출연자들이 예기지 않게 당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더 많이 연구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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