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를 지키는 파업이라면 피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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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영하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제9대 위원장 당선자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제9대 위원장에 정영하 후보가 당선됐다. 정영하 당선자는 정대균 수석 부위원장 후보와 러닝메이트로 단독 출마해 94.6%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차기 노조 위원장에 선출됐다.

취임을 앞두고 정영하 당선자가 최근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어려운 시기에 큰일을 맡았다”는 위로 섞인 격려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MBC는 단체협약 해지, 차기 사장 선임 등이 맞물려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하지만 정영하 당선자는 “노조 활동이 만만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오히려 담담한 태도다.

그는 “상황이 복잡하고 어려울수록 조합이 해야 할 일은 단순하다”고 말한다. 바로 “노조가 구심점이 되어 공정방송을 견인한다”는 것이다. “공정방송을 위한 활동을 더 질기고 독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차기 집행부의 지향점이다. 공정방송에 위해가 되는 상황은 묵과하지 않겠다. 사내 민주화와 공정방송, 이 두 가지 활동에 대해서는 양보도, 퇴보도 있을 수 없다.”

▲ 정영하 차기 MBC노조 위원장 당선자. ⓒPD저널
그는 “사내 민주화가 돼야 공정방송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1년, 사내 의사결정 시스템은 무너졌고, MBC 특유의 조직문화는 실종돼 버렸다. 작금의 MBC는 ‘뇌사상태’다. 대다수의 MBC 구성원들이 김재철 사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이유다.

“김재철 사장이 MBC 사장 감이 아니라는 것은 그동안 노조 특보를 통해 조목조목 설명해왔다. 예전에는 주총을 앞두고 노조가 현 경영진을 평가할 때 성명서 한 장 정도면 충분했다. 그런데 지금 김재철 사장은 딱 1년 했는데 10년 한 사람 만큼의 분량이 나온다. 시리즈로 양면을 도배해도 모자랄 정도다. 정체성이나 철학을 떠나 능력이 없다고 찍힌 것이다.”

때문에 ‘김재철 사장 연임 저지’는 현 집행부의 마지막 과제이자 차기 집행부의 첫 번째 과업이다. 정 당선자는 “김재철 사장 연임은 MBC 망하라고 던지는 카드”라며 “지금 상황에선 단협 복귀나 공정방송 수호보다 김재철의 연임을 막는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철 사장이 연임될 경우 MBC의 파업은 불가피해 보인다. 임단협 파기에 따라 이달 말이면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해지는 만큼, 카운트다운만 남는 것이다. 정 당선자는 “구성원들의 분노가 쌓여 임계점을 이미 넘어섰다”며 “기폭제가 무엇이 되느냐가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사장 퇴진 파업은 MBC가 망가져선 안 된다는 충정에서 접혔지만, 지금 상황은 반대다. 이대로 더 놔뒀다가 MBC가 망가진다면 그땐 나서야 한다”며 “시점을 단정하긴 이르지만, 만일 파업이 전개된다면 그것은 비정상적인 상황을 정리하기 위한, 종결 파업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파업은 썩은 살을 도려내 새 살을 돋게 하는 고육지책이다. 그만큼 노든 사든 파업이 벌어지면 MBC가 망가진다는 인식을 해야 하는데, 지금 경영진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때문에 피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몸을 던져야 정리되는 상황이 온다면 좌고우면 하지 않고 던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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