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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16일 사장 내정·김재철 사장 연임시 노사 격돌 예상

차기 사장 선임을 앞두고 MBC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단체협약 해지라는 초유의 사태에 이어 차기 사장 선임 절차까지 시작돼 ‘김재철 사장 연임’을 둘러싸고 노사 간 치열한 전면전이 예상된다.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재우, 이하 방문진)는 9일까지 차기 사장 후보자를 공모한다. 이후 10일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자를 3인 정도로 압축한 뒤, 오는 16일 면접을 통해 차기 사장을 내정한다는 계획이다. 사장 내정자는 이르면 18일 또는 28일 열릴 MBC 본사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 절차를 밟게 된다.

8일 현재 이동관 청와대 언론특별보좌관의 신일고 동문, 전직 언론사 사장 등 쟁쟁한 이름들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역시 초미의 관심사는 김재철 사장의 연임 여부다. MBC 안팎에선 이변이 없는 한 김재철 사장의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질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대안이 없다”는 게 이유다.

▲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달 17일부터 매일 출퇴근 시간대를 이용해 임단협 일방 파기를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김재철 사장이 시위 중인 MBC노조 집행부 앞을 지나가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김재철 사장 연임이 “청와대의 뜻”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이하 MBC노조)는 지난달 27일 노보를 통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사석에서 MBC 차기 사장 문제와 관련해 ‘김재철 사장의 연임이 거의 확정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김재철 사장과 경쟁할만한 다른 후보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며, 방문진의 차기 사장 공모 절차와 상관없이 김 사장의 연임을 기정사실화 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단협 해지 도발은 MBC 연기대상 시상식 발언 파문 이후 급속히 확산되던 자질 시비를 잠재우는 계기가 됐다”며 “한 마디로 정권을 향한 김재철 사장의 충성맹세가 통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단협 해지는 MBC 노사 관계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갔지만, 김재철 사장의 연임 가능성에는 청신호를 켰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성실히 교섭에 임하겠다”는 MBC측의 거듭된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 중인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 절차에 희망을 걸기란 어려워 보인다. 특히 마지막 특별 조정회의가 열리는 16일은 차기 MBC 사장이 내정되는 날인만큼, 2차 조정 역시 소득 없이 끝날 가능성이 크다. MBC노조는 “누가 사장이 돼도 16일 오전 방문진 면접에서 정권에 ‘충성 맹세’를 할 텐데, 당장 그날 오후에 말을 바꿔 노사 간 진지한 타협책을 모색하라는 새 지침을 내리는 것이 말처럼 쉽겠는가”라고 밝혔다.

2차 조정 기간에도 조정이 성립되지 못할 경우 MBC노조는 파업 찬반 투표를 거쳐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게 된다. 따라서 김재철 사장은 연임되더라도 당장 파업 국면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MBC 구성원들은 김재철 사장 취임 후 MBC가 뇌사상태에 빠졌다며 연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MBC노조가 최근 조합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90% 이상이 연임 반대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 이들은 김재철 사장이 연임할 경우 일방통행식 경영, 공정성 훼손, 제작 자율성 위축 등 지난 1년간 보여 온 행보가 가속화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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