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막장 인사’ 논란…성토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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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라디오PD들 “공공성 훼손시 단체 행동도 불사”

김재철 사장이 최근 단행한 MBC 본부장 및 보직 간부 인사와 관련해 ‘공정성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내년 총선과 대선 등을 앞두고 보도와 제작 프로그램을 사전에 장악하려는 의도”라는 비판이 제기되며 내부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MBC 시사교양국 PD들은 이번 인사를 ‘막장 인사’로 규정하며 “단체 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재철 사장이 자신의 고교와 대학 직계 후배를 시사교양국장에 임명하고, 〈PD수첩〉 연출 경험이 전혀 없는 인사를 〈PD수첩〉 팀장으로 보임한데 대해 “〈PD수첩〉의 입을 틀어막고 시사교양국을 고사시키려는 의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시사교양국의 한 PD는 “허수아비 팀장을 세워 〈PD수첩〉을 직접 통제하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인사 파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시사교양국 PD들은 〈PD수첩〉을 통해 4대강 사업과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인사 실태 등을 비판해 온 최승호 PD의 강제 발령 등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은 28일 시사교양국 PD들과의 면담에서 최승호 PD의 타 부서 발령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PD는 “결국 정권이 불편해 하는 최승호 PD를 솎아내기 위한 것”이라며 “강제 발령을 시도할 경우 정면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사교양국 평PD들은 오는 2일 총회를 열어 대응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라디오본부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라디오 PD들은 선임자 노조 출신으로 보수적으로 평가되는 이우용 라디오본부장 임명과 관련해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이 본부장은 그동안 사석에서 〈손석희의 시선집중〉,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진행자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인사가 내년 선거를 앞두고 이들 프로그램의 폐지나 진행자 교체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용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라디오 PD들은 “방송의 독립성, 공정성이 훼손되거나 잘못된 전횡이 벌어진다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부문 인사도 논란이 거세다. 지난 2009년 〈뉴스데스크〉 앵커 교체를 강행해 기자들로부터 ‘불신임’을 받았던 전영배 국장이 보도본부장으로 복귀한데 이어 보수적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편집부와 정치·경제·사회부 등 핵심 부서를 장악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소재들이 보도되기 더 힘들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인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구성원들 100%가 만족하는 인사란 있을 수 없겠지만, 적재적소와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적임자를 임명한 것뿐”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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