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 전 MBC 사장이 2일 한나라당에 입당,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데 대해 MBC노조가 “인간적인 배신감을 넘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지울 수 없다”며 강하게 성토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정영하, 이하 MBC노조)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오늘 엄기영은 시청자들의 발등에 도끼를 내리 찍어버렸다”면서 “조합원들을 향해 ‘공영방송을 지켜달라’며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이미지를 관리했던 그가, 오늘 자신을 탄압했던 정부 여당의 품에 덥석 안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엄 전 사장은 2일 한나라당에 공식 입장하며 “순전히 강원도와 도민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신은 “MBC 사장 자리에서 쫓겨난 것이 아니라, 정부와 언론에 관해 이견이 있었고, 언론자유는 소중한 가치이나, 이것이 좌절돼서 사장직을 사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MBC노조는 “엄기영은 자신의 배신을 합리화하기 위해 이제 강원도와 강원도민까지 서슴없이 팔아먹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몰염치의 극치를 이룬다”며 “엄기영은 소신도 능력도 없는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엄기영이 말한 언론의 자유가 유린되는 순간에 정연주 전 KBS 사장은 소신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해임을 당했다. 엄기영은 MBC를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채우며 타협을 선택했다. 하지만 광우병 보도에 놀란 정권의 압력이 극에 달하자, 스스로 물러남으로써 방문진의 MBC 장악을 용이하게 해주었다.”
MBC노조는 “엄기영은 이제 또 강원도를 팔아 자신의 출세욕을 채우려고 한다. 정권이 바뀌면 그는 또 ‘강원도와 도민을 위해’ 당적을 옮길 것”이라며 “오죽하면 극우인사로 알려진 조갑제조차 엄기영의 갈지자 행태를 비난하고 있을까?”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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