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료를 뺀 담백한 ‘붕어빵’ 맛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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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SBS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 심성민 SBS PD

아이들의 익살맞은 애교와 빈틈 많은 ‘부모’들의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는 SBS<스타 주니어쇼 붕어빵>(이하 <붕어빵>). 2009년 2월 첫 전파를 탄 <붕어빵>은 이미 100회를 넘어 토요일 오후 시간대 안정적인 시청률 12~13%(AGB닐슨)를 이어가고 있다. <붕어빵>의 심성민PD를 지난달 31일 서울 목동 SBS 내 카페에서 만났다.

▲ SBS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 심성민 SBS PD ⓒPD저널

심PD는 1995년 SBS에 입사해 <이홍렬쇼>, <두 남자 쇼>, <김윤아의의 뮤직 웨이브>, 화산고와 리마리오로 인기를 끌었던 <웃음을 찾는 사람들>등을 연출했다.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맡아본 그는 처음에 <붕어빵> 연출이 크게 내키지 않았다고 한다.

“실은 제가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몇 번의 고사 끝에 <붕어빵>을 맡았죠. 당시 시청률이 높지 않아서 ‘사람들이 왜 보지 않을까’를 고민하다가 즐겁고 유쾌한 토크를 만들어보자는 쪽으로 결론냈죠”

예능 시청률 제조의 핵심이 스타를 추켜세우거나 치부를 드러내 ‘판도라 상자’를 여는 일이었다면 심PD는 프로그램의 과한 조미료를 빼고 ‘착한 예능’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폭로전 일색의 <붕어빵>이라면 시청자들은 편안하게 소화시킬 수 없을 것 같았다”며 일전에 겪은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아이들 세 명이 퀴즈에서 공동 1위를 했어요. 당연히 부모들은 가위바위보로 1위를 가렸는데 진 아이들이 한 명씩 울기 시작하더라고요. 그 때 알았죠. 몸에 배여 있는 등수 가리기보다 순수한 아이들이 과정을 즐기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요”

이후 <붕어빵>에서 아이들의 경쟁을 부추기는 분위기는 차츰 사라졌다. 사전조사는 ‘놀이’로, 녹화현장에서 출연진을 향한 스태프의 태도는 ‘자유방임’이었다. 심PD는 “작가들이 일주일에 두세 번 아이들과 만나 아픈 곳은 없는지, 무슨 일은 없는지 얘기하며 노는 데 이것이 다음 방송분인 셈”이라며 “현장에서도 아이들의 낮은 집중력 탓에 30분은 녹화하고 20분은 논다”고 밝혔다. 자칫 산만해질 수 있는 분위기는 베테랑 진행자 이경규, 김국진, 김구라가 흐름을 잡아준다.

▲ SBS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 100회 기념 사진 ⓒSBS

<주니어 완전 정복>과 <하은이의 내 맘대로 퀴즈> 등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코너는 부모들이 자녀들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다. 심PD는 “출연진들이 다들 바쁜 연예인이라 정작 애들에 관해서 모르는 게 많다. 조혜련씨는 워낙 바쁘다보니 아들 우주와 어색함이 컸다”며 “ 초반에 스피드 퀴즈를 2~3개 맞추다 최근 6개까지 맞추자 벅찬 마음이 들었던지 혜련 씨가 눈물을 비쳤다”고 말했다. 이쯤하면 예능과 교육이 결합된 프로그램인 셈이다.

출연진 부모와 아이들, 제작진의 손발이 척척 잘 맞는 만큼 프로그램에 욕심을 부릴 만하지만 심PD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마음 같아선 현재 네 개 코너를 다섯 개로 늘여보고 싶었지만 아이들 체력에 무리가 따르고, 아무리 좋은 코너라고 해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코너여야 하기에 지금이 ‘베스트’라고 여긴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심PD가 먹어 본 <붕어빵>의 맛은 어떨까.

“<붕어빵>은 성장 버라이어티에요. 박찬민 아나운서의 막내 딸 민하는 ‘좋다 아니면 싫다’ 밖에 말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그 아이가 떡국 먹고 한 해가 지나니 어느새 지금은 애드리브를 칠 정도로 훌쩍 자란 게 보인다니까요. 시청자들도 가족이 주는 마력 같은 힘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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