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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 공정방송 의지 없는 방송사 경영진…공방위 무력화

오사마 빈 라덴은 1일(파키스탄 시간) 사살됐다. 하지만 미국의 급작스러운 제거작전과 사살 배경 등을 두고 명확히 메워지지 않는 괄호들이 여전히 남았다. <경향신문>은 2면 기사에서 시신 사진은 왜 공개하지 않는 것인지, 빈 라덴이 마지막 순간 나이 어린 아내를 인간방패로 내세웠는지 등 몇 가지 의문을 짚었다.

▲ 경향신문 4면 사진기사.
빈 라덴은 죽었지만… 여전히 남는 의문들

기사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빈 라덴 사살을 공식화하는 성명에서 “빈 라덴 생포 또는 사살을 알카에다와의 전쟁에서 최우선 순위로 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혀 ‘생포’와 ‘사살’ 가능성을 모두 열어뒀다. 하지만 미국은 사살을 택했다. 그를 생포하면 재판이 벌어질 것이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논란거리가 생길 것을 고려하면 사살이 더 편리하고 안전한 선택이었다는 얘기다.

빈 라덴은 최후의 순간까지 직접 총을 쏘며 저항했다. 그 와중에 부인이 빈 라덴을 총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인간방패 역할을 했다고 존 브레넌 백악관 테러담당보좌관이 밝혔다. 브레넌은 그러나 부인이 인간방패를 자처했는지, 빈 라덴이 그를 방패막이로 이용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백악관 관계자는 빈 라덴의 부인은 교전 중 부상을 입었을 뿐 사망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은 2003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두 아들 시신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충격적인 모습에 사진 공개를 둘러싼 윤리논란에도 불구하고 미군이 사진을 공개한 데에는 후세인 정권의 주요 인사가 사망했다는 점을 증명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은 빈 라덴이라는 거물을 사살하고도 그 시신 사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빈 라덴이 사살된 직후 그의 시신이 아프간으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신원 확인을 위해 DNA 검사가 이뤄진 곳도 아프간이다. 대 테러 전 동맹국인 파키스탄에서 작전을 수행한 뒤 굳이 왜 아프간으로 시신을 옮겼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빈 라덴의 죽음은 정의 실현일까

오사마 빈라덴의 사망은 전 세계 인터넷에도 다양한 여론을 촉발시켰다. 상당수는 빈라덴의 죽음을 ‘축하’하고 있지만 일부는 “3000명을 죽인 빈라덴과 수십만명을 고통에 빠뜨린 테러와의 전쟁 중 어느 쪽이 더 나쁜 일이냐”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반응도 많다. 그 틈을 비집고 ‘음모론’도 기세를 올리고 있다.

<한겨레> 8면 기사에 따르면 페이스북에 개설된 ‘오사마 빈라덴이 죽었다’ (Osama Bin Laden is Dead) 계정에는 지금까지 45만4000여명이 ‘좋아요’를 클릭했다. 이곳에 몰려든 전 세계 사람들 중 대부분의 미국인은 “예~! 아메리카! 정의!”를 외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이디(ID) ‘랜디 마스터스’는 “오사마는 죽었지만 결국 그는 이겼다. 미국인들은 ‘애국자법안’을 통과시키면서 권리를 잃었다. 그들은 수조달러를 필요없는 전쟁에 써버렸고, 두려움이 미국을 지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뉴질랜드헤럴드> 신문의 빈라덴 사망 기사 덧글을 보면, ‘미국인들이 정의는 이뤄졌다고 말하는 데 보통 정의는 법정에서 이뤄지는 거 아니냐’라거나 ‘미국인들이 빈라덴의 죽음을 축하하는 모습이 역겹다’는 의견도 종종 보인다. 홍콩 <봉황위성텔레비전>이 2일 자사 사이트를 통해 실시한 인터넷 여론조사에서, 조사에 참여한 약 25만명의 중국 네티즌 가운데 58.3%가 ‘상심했다’는 반응을 보이며 이유로 ‘반미투사가 숨졌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한편 빈라덴의 사체가 공개되지 않은 탓에 음모론도 인터넷을 타고 번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빈라덴이 아직 죽지 않았다”거나 “빈라덴은 벌써 4년 전에 죽었고 미국이 그동안 냉동보관하고 있었다”는 등의 음모론을 여기저기 퍼 나르고 있다.

방송사 공정방송위원회가 무력하다

KBS, MBC, YTN 등의 공정방송위원회(공방위, MBC는 공정방송협의회)가 사측의 무성의로 파행 및 연기, 중단을 거듭하는 등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겨레>는 28면 기사를 통해 “각 방송사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공방위는 공정방송을 담보하는 핵심 장치라는 점에서 이들 기구의 무력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한겨레 28면 기사.
지난 20년 방송민주화 투쟁의 성과인 공방위가 현 정부 출범 이후 급격히 힘을 잃고 있다. 지난달 29일 KBS노사 임시 공방위에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4·27 재보선 불공정 보도’와 ‘BBK 사건 보도 축소·은폐’ 등 안건을 논의하고자 만났다. 그러나 회사는 4·27 보궐선거 당시 언론노조의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 지지 선언을 문제 삼으며 노조가 제기한 안건은 다루지 않았다.

KBS와 새노조가 지난해 12월2일 새 단체협약을 맺은 이후 5월3일까지 진행한 8차례의 공방위는 대부분 뚜렷한 결론을 맺지 못했다. 한국방송 노사는 이 기간에 ‘추적 60분 불방사태’와 ‘심야토론 편향’ ‘윤도현 내레이터 불방 사태’ ‘이승만 부적절 특집’ 등 18개 안건을 공방위에 올렸다. 이 가운데 노사 합의를 통해 회사가 유감을 표명한 사례는 <추적 60분> 불방사태 등 두 차례에 그쳤다.

MBC 노사는 2일 임시 공방협을 열고 재보선과 관련해 지난달 22일 <뉴스데스크>의 엄기영 후보 관련 보도를 문제 삼았다. 기계적 균형 보도는 오히려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물타기 보도가 될 수 있다는 노조의 주장과 ‘기사는 이렇게 써야 균형이 맞는 것’이라는 회사의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물론 어떠한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노조 관계자는 “김미화씨의 교체 문제를 다루기 위한 임시 공방협도 요구하고 있는데, 회사는 안건이 될 수 없다며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YTN은 2009년 11월 이후 1년7개월째 아예 공방위가 열리지 않고 있다. 공방위 중단 배경은 2009년 6월 체결된 ‘공정방송을 위한 와이티엔 노사협약’(공방협약)에 대한 노사간 견해차에서 비롯된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공정방송의 의지가 없는 경영진 때문에 공방위 활동이 어렵더라도 무엇이 공방위의 쟁점이고, 왜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지 적극적으로 (노조는 외부에)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BS 예능피디 유출사태 특단 대책을”
비대위, 채용계획 재검토·관제성 특집 폐지 등 회사에 요구

KBS 예능피디협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3일 최근 잇따르고 있는 예능 PD 유출 사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인력 채용 계획 재검토 및 관제성 특집 폐지를 회사에 요구했다. <한겨레> 21면 기사다.

기사에 따르면 예능 PD의 연이은 이직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5일 예능PD협회가 꾸린 비대위는 2일 첫 회의를 열고 △일방적인 관제 특집 전면 폐지 △소통 없는 인력 채용 재검토 △타사 대비 현저히 낮은 제작비의 현실화 등의 내용을 담은 요구안을 마련했다. 비대위는 3일 오전 길환영 콘텐츠본부장과 전진국 예능국장을 각각 만나 이 안을 전했다.

비대위는 안에서 예능국의 제작 역량에 부담을 주는 관제특집의 편성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대준 공동비대위원장은 “지난해 초 천안함 특집과 얼마 전 일본 대지진 특집 등 관제성 특집이 예능국으로 많이 몰리며 예능 PD의 자존감에 적잖은 상처를 입혔다”며 “제작을 담당하는 PD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특집편성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 3월31일 노보에서 2009년 말 김인규 사장 취임 이후 3월까지 6·25 특집 및 추석 특집 등 계기성 특집을 빼고도 모두 177편에 이르는 특집 프로그램이 방송됐고, 이 가운데 G20 홍보 특집 45편과 천안함 특집 15편 등 상당수가 애국심을 고취하는 관제성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전문 약 방송광고, 환자에 ‘득보다 실’

전문의약품의 방송광고를 허용하는 것은 국민 건강권 보호 차원에서 득보다 실이 많다는 지적이 의학계에서 나왔다. <경향신문> 21면 기사에 따르면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는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의약품 방송광고 허용,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열고 방송통신위원회의 전문의약품 방송광고 허용 방침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한림대 의대 이상규 교수는 “전문의약품의 대중광고는 약물 오·남용을 증가시키고 환자들에게 건강 염려증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며 “환자들이 자신이 복용하는 약과 광고 속의 약을 잘못 비교해 의사의 치료를 불신하거나 처방에 과도하게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경우 전체 치료에서 약물의 비중이 높아져 진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균형 있는 치료를 저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화여대 안순태 교수(언론홍보학)는 전문의약품 방송광고를 전면 시행 중인 미국의 연구 사례를 들어 장단점을 분석했다. 안 교수에 따르면 전문의약품 광고를 본 소비자의 25%가 의사에게 광고제품의 처방을 요구했다. 의약품 광고는 의사의 처방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경미한 우울증을 앓는 환자가 특정 약을 요구하지 않을 때 의사가 항우울제를 처방하는 비율은 10%에 그쳤다. 그러나 환자가 특정 상표를 요구할 때 처방률은 56%로 치솟았다.

방통위는 지난해 12월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광고시장을 키우기 위해 1990년부터 금지돼온 의료기관 및 전문의약품의 방송광고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문 제 기능 하도록 정책 지원 서둘러야”

한국언론노조와 한국기자협회는 3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근본적 신문지원정책 도입 촉구를 위한 연속토론회’를 주최하고, 저널리즘 활성화를 위해 신문지원정책이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신문 지원을 단순히 ‘신문사’ 지원이 아니라 창의적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한 사회적 제도로 여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향신문> 21면 기사에 따르면 공공미디어연구소 조준상 소장은 “삼성의 경우 종편 등장에 대비하고 해외광고 규모를 늘리기 위해 2011년 기존 매체에 대한 국내광고 규모를 전년 대비 10% 축소했다”며 “대형 광고주들이 인쇄매체 광고비를 종편으로 전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 소장에 따르면 신문이 전체 광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32.3%에서 2010년 19.5%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절대금액도 2007년 1조7801억원에서 2009년 1조5007억원으로 2년 사이 약 2800억원이 줄었다. 종편이 본격 출범하면 광고매출의 추가 감소가 불가피하다. 광고시장이 확대되지 않는 한 신문과 지상파로 가던 광고비 1조원가량이 종편과 보도채널로 이전될 것으로 추산된다.

방통위가 2015년까지 광고시장을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으로 키우겠다며 광고총량제 도입, 전문의약품 방송광고 허용 등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 같은 정책이 실제 광고시장을 확대한다는 보장은 없다. 참석자들은 광고시장의 교란을 막으려면 종편이 광고 영업을 미디어렙에 위탁하도록 법으로 강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일보 이재희 기획팀장은 “미디어렙이 신문의 광고 판매까지 대행하는 ‘크로스 미디어렙’의 도입을 고민해야 한다”며 “광고수입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광고주로부터 자유로운 신문을 만들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조준상 소장은 “비영리 지위의 중소신문에 대해서는 광고 부가가치세 면제, 독자들의 구독료 소득공제 혜택 등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 크게 써라” 서바이벌 예능 성공비결
‘나는 가수다’ ‘오페라스타’ … 제작비·인력 대규모 투입


▲ 중앙일보 29면 기사.
<중앙일보>는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와 tvN <오페라스타>가 최고 제작비로 승부하는 ‘웰메이드 예능프로’라며 이 프로그램들이 ‘예능프로는 값싸다’라는 고정관념을 허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29면 기사에 따르면 ‘나가수’는 최고 음향·조명 인력을 투입하고, 스피커와 모니터 장비도 라이브 공연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세션 및 밴드 지원도 가수들이 원하는 수준에 맞췄다. 음악감독을 맡은 싱어송라이터 정지찬씨는 “가수 목소리와 악기별 특성을 살린 ‘믹스 다운’을 진행할 때 일반 프로그램은 방송 위주로 하지만 ‘나가수’는 음악 프로적인 면모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임재범의 ‘너를 위해’를 현장의 감동 가깝게 만끽할 수 있었다.

신정수 PD는 “액수를 밝힐 순 없지만 일반 버라이어티는 물론 역대 ‘일밤’ 코너 중 가장 많은 돈을 들였다”고 말했다. 방송가에선 출연료, 장비, 후반 작업 등에 회당 8000만 원 이상 든 것으로 추정한다.

<오페라스타>도 번듯한 공연장(서울 상명아트센터)에 오페라 전용무대를 만들었다. 35인조 오케스트라도 동원했다. 총 20억 원을 들여 생방송 6부 전체를 HD(고화질)로 찍었다. 송창의 CJ미디어 제작본부장은 “요즘 시청자는 HD TV와 올서라운드 시스템 등 홈시어터 구축에 관심이 크다. 이런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 방송사도 퇴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중앙은 “예능 프로그램 제작비도 해가 다르게 뛰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량 공세가 핵심인 오디션 프로그램이 제작비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 Mnet <슈퍼스타 K 3>는 100억원을 책정했다. SBS ‘기적의 오디션’은 50억 원, MBC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은 시즌1과 바로 이어지는 시즌2에 총 100억 원을 투자했다. 기존 ‘리얼 버라이어티’가 현장성·즉흥성을 강조한 것과 달리 사전 훈련과 최상의 무대를 강조한 결과다.

언론인 이병주씨 별세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장을 지낸 언론인 이병주씨가 2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73세. 경북 영일 출신인 고인은 1964년 동아방송에 PD로 입사해 75년 동아일보 사원 대량해직사태 때 해직된 이후 78~84년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한겨레신문 창간 이사와 한국광고연구원 원장,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제1광고심의위원장을 지냈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발인 4일 오전 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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