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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탱크 민실위, 기대하세요”

[인터뷰] 박중석 전국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장 김세옥 기자l승인2011.05.23 17:3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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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의 긴장 관계, 그것은 저널리즘에 있어선 숙명과도 같다. 하지만 공영방송 KBS의 대표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추적60분>은 현 정권 3년차에 이르러 권력형 비리와 관련한 보도를 단 한 건도 하지 않았다. 문제는 이것이 비단 KBS만의 일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다수의 언론이 저널리즘의 숙명을 스스로 거스르고 있는 게 현실인 것이다.

이달 초 새롭게 전국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이하 민실위) 위원장에 임명된 박중석 KBS 기자가 그간 민실위에서 담당해 온 언론 보도 모니터링을 통한 ‘사후 질타’ 이상의 역할을 고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 신임 위원장은 지난 20일 서울 태평로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권력을 감시하는 이들이 회사로부터 징계를 받고 운동장(탐사보도 프로그램)마저 뺏기고 있는 게 현 상황인 만큼, 민실위가 직접 이슈를 만들어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의 논문 이중게재 사실을 취재하고도 보도국 간부 지시로 인해 보도하지 못한 박 위원장도 ‘운동장’을 빼앗긴 피해 당사자다.  

   
▲ 박중석 전국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장 ⓒPD저널

박 위원장의 말처럼 그간 민실위의 주된 역할은 모니터링이었다. 사실을 나열하면서도 진실은 알리지 않고, 사실마저도 공정하게 전달하지 않는 언론 보도의 문제를 짚는 것이었다. 그러면 민실위에 참여하고 있는 각 사 노조 관계자들은 일련의 문제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사측과 협의를 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노조의 지적에 수긍하지 않았다. 당연히 개선도 쉽지 않았다. 결국 민실위의 문제 제기는 결과적으로 ‘사후약방문’에 그치는 일이 적지 않았다. 

“모니터링을 통한 사후 질타도 의미 있는 일이죠. 하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우리가 필요한 뉴스를 공급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하면 어떨까. 플러스알파(+α)의 역할을 하자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비가 많은 여름이 온다는데 왜 4대강 공사에 따른 피해에 눈을 감고 있냐고 질타하기에 앞서, 4대강과 관련한 진실들을 찾아내 현업 언론인들에게 제공하고, 필요시 전문가들까지도 섭외해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지난해 천안함 침몰 사건 당시 민실위가 언론들을 향해 ‘왜 국방부 발표 받아쓰기만 하냐’고 질타하는 것을 넘어 직접 검증에 나서 현업 PD·기자들에게 새로운 사실을 제공하며 주류 언론 이상의 역할을 했던 것을 창조적으로 계승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선제적으로 이슈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박 위원장은 공익 제보 사이트도 이르면 내달 말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테면 ‘민실위 위키리크스’라고 할까.

“민실위 스스로 이슈를 만들기 위해선 먼저 조직이 필요합니다. 리서처 등 내부 인력이 있어야 하는 거죠. 또 외부와의 연계가 필요한데, 이를 위한 한 축으로 공익 제보 사이트를 내달 말께 구축할 계획입니다. 우스갯소리처럼 말하자면 과거 정형근에게 국정원이 있었다면, 우리에겐 공익을 위해 제보하려는 사람들이 있도록 하자는 거죠.(웃음) 주류 언론에 아무리 제보를 해도 받지 않는 뉴스 가치가 충분한 이슈들, 이것을 민실위에 제보하면 반드시 보도된다는 걸 보이겠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슈화를 하다 보면 9시 뉴스들도 외면할 수 없겠죠. 물론 (제보자와 관련한) 비밀은 절대 보장합니다.”

인터뷰 초반, 박 위원장은 “2011년에 살면서도 ‘민주’라는 단어가 포함되는 조직에서 일하는 게 조금은 서글프다”고 말했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기반으로 하는 민주주의를 조직명에 포함시켜 강조해야 할 만큼의 현실밖에 안 된다는 데 대한 안타까움인 듯했다. 미국의 대표 보수단체인 프리덤하우스마저 한국을 ‘부분적 언론자유국’으로 평가한 현실 말이다.

때문에 지금은 더욱 ‘민주’라는 이름의 가치를 확인하는 작업들이 필요한 때일 지도 모른다. 공영방송을 비롯한 주류 언론이 앞장서 스스로 상실하고 있는 ‘저널리즘’의 숙명을 되찾는 작업 말이다.

민실위는 스스로의 역할을 언론들의 ‘싱크탱크’로 진화시키는 데서 그 답을 찾고 있다. 이를 위해 내달 초 민실위 조직을 보강하고 같은 달 말 제보사이트를 구축, 올해 안에 1~2개의 ‘제대로 된’ 이슈를 만들어 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빼앗긴 운동장’을 되찾기 위한 모두의 협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하면서 말이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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