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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같은 일 벌어질까 가슴 철렁”

[인터뷰]복직 투쟁 2년 맞은 홍미라 KBS 계약직지부장 박수선 기자l승인2011.06.18 18: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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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 ‘죽어도 KBS에서 죽겠다’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KBS 계약직 지부 창립 2주년을 맞아 개최한 집회에 참석한 이들의 절규였다.

 “저는 돌아왔지만 아직까지 41명의 동료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미복직 조합원 41명이 예전처럼 웃으며 평범한 일상을 맞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합니다.”홍미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계약직지부 지부장의 외침이 마이크를 통해 울려 퍼졌다. 

KBS 계약직 직원들의 복직을 위한 힘겨운 싸움이 2년째 이어지고 있다. 2009년 계약이 만료된 KBS 계약직 직원 가운데 41명이 아직 KBS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2009년 경영악화를 이유로 KBS가 계약직 직원들에게 자회사로 전직을 권했지만 제안을 거부한 이들이다.

지난해 3월, 1년 동안의 갈등 끝에 노사는 미복직 조합원의 복직 여부에 대해 해고무효소송 판결에 따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1~5차에 걸쳐 진행된 해고무효 소송은 모두 기각 판결이 내려졌다. 지난 10일 2심 공판서도 재판부는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에서 KBS 계약직지부가 창립 2주년을 맞아 집회를 열었다. 홍미라 KBS 계약직지부장은 왼쪽 맨 앞줄.

집회가 있은 저녁 KBS신관 계약직지부 임시사무실에서 홍 지부장을 다시 만났다. “지난해 사측과 합의했을 때는 질수 없는 소송이라고 생각했어요. 길게는 10년동안 일하면서 재계약은 형식이었어요. 이런 결과가 나올 줄 알았다면 그런 안에 합의 안했을 겁니다. 법이 정의의 편이 아니더군요.”

계약직지부는 소송과 함께 사측과 단체교섭도 진행 중이다. 지난 1월부터 18번의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위원회를 꾸려 해고자 우선 채용 등을 논의하자는 게 계약직지부의 요구다. “회사에서도 비정규직의 문제 많았다는 점은 인정해요. 하지만 점진적으로 천천히 하자는 거죠.”

지난 1일에는 김인규 KBS 사장과 어렵게 면담이 이뤄졌다. “수신료 인상 때문에 눈치를 봐야 하는 곳이 너무 많다고 했어요. 수신료 인상이 되면 가장 약자들에게 돌아가게 할 것이라고 (김인규 사장이) 설득했습니다. 우리의 생존권 문제인데 어떻게 수신료 인상이 복직의 조건이 되는지 답답했습니다.”

줄줄이 패소 판결에 협상도 지지부진하다. 홍 지부장은 미복직 조합원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했다.  KBS계약직지부는 올 초에 지역 조합원을 방문했다. 직접 만난 조합원 중에는 정신과 치료받거나 몸에 종양이 생기는 등 몸이 망가진 경우가 적지 않았다. 생활고에 가정에 불화가 생긴 조합원도 있었다.

“‘이번에 합의가 안 되면 죽겠다’는 격양된 반응도 있어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같은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이지만 이겨야 끝나는 싸움이다. “자회사에 내려가지 않고 복직하겠다는 (조합원들의) 순수한 고집이 여기까지 오게 했어요. 그런 조합원들을 믿고 의지하면서 끝까지 싸울 겁니다.”


박수선 기자  susun@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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