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막극, 드라마의 미래를 준비하는 확실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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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함영훈 KBS단막극 ‘드라마스페셜’ 프로듀서

성장 드라마에서 시작해 스릴러, 사극을 넘나든다. 유쾌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인간의 내면과 관계를 풀어낸다. 시즌 2를 시작한 KBS <드라마 스페셜>은 조용하지만 치열하게 존재의 이유를 증명해 보이고 있다.

거대한 미디어 시장에서 단막극을 지키는 방법은 큰 드라마에서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들려주는 것이었다.

▲ 함영훈 KBS 드라마국 PD
단막극이 부활 한지 1년이 지나면서 시청자들도 <드라마 스페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난 23일 <드라마 스페셜> 4화 ‘화평공주 체중감량사’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함영훈 PD는 “수치(시청률로) 나타나진 않지만 지난해보다는 시청자들이 일요일 심야 시간에 <드라마 스페셜>을 한다는 인식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남자가 운다’편은 서울 지역 시청률이 8.3%, 지난 26일 방송된 ‘화평공주 체중 감량사’는 전국 가구 시청률 7.1%를 기록했다.

함 PD는 KBS 단막극이 부활한 2010년 5월부터 지금까지 <드라마 스페셜> 프로듀서를 맡고 있다. 제작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드라마 스페셜’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게 그의 몫이다. “일단 연출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되도록 지원하면서 천편일률적인 멜로가 나오지 않도록 조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제작 과정에선 대본 작업, 캐스팅, 후반 작업까지 그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프로그램에서 연출 PD가 ‘아버지’라면, 프로듀서는 ‘어머니’”라는 게 그의 역할론이다.

매주 독립영화를 한 편씩 만들어내는 것과 맞먹는 <드라마 스페셜>을 프로듀서 하면서 어려움도 많다.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는 것도 쉽지 않지만 매주 제작진과 배우, 작가가 바뀌는 특성상 고른 완성도를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로는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이 나올 때도 있다. 그는 “매주 제작진도 바뀌고 작품의 편차도 있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자는 마음가짐만은 같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시즌 2로 접어들면서 극본공모작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다음달 방송되는 ‘삐삐가 울린다’도 지난해 KBS극본 공모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오는 10월~11월에는 극본 공모 당선작을 시리즈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드라마 스페셜>을 통해 얼굴을 알린 PD, 작가, 배우들이 큰 드라마로 진출하기도 했다. 지난해 ‘위대한 계춘빈’편을 연출한 이응복 PD는 곧바로 <드림하이> 연출을 맡아 연출 실력을 인정받았다. 함 PD는 “기획단계라서 조심스럽지만 <드라마 스페셜>을 연출한 작가 중에서도 큰 작품을 맡은 작가도 있다”고 귀띔했다.

함 PD는 한류 콘텐츠의 경쟁력을 위해서도 단막극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드라마 스페셜>이 <대장금>이나 <겨울연가>처럼 큰 한류 콘텐츠가 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알지 못하는 무수한 편수의 단막극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한류 콘텐츠가 나올 수 있었다고 봅니다. 단막극을 유지하고 지원하는 것이 바로 한국 드라마의 미래를 준비하는 확실한 방법입니다.”

늦게나마 정부에서도 단막극 중요성을 인식하고 단막극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콘텐츠진흥원이 단막극 지원에 나선 이후 올해는 전파진흥원에서 단막극 지원 사업을 마련했다.‘화평공주 체중감량사’편은 전파진흥원에서 3800만원을 지원받아 제작한 작품이다. 함 PD는 정부의 단막극 지원에 대한 입장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정부에서 단막극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지원하는지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단막극에 기업 협찬을 허용하는 것을 비롯해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서 지원 방안을 마련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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