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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달의 책] ‘분노하라’ ’문재인의 운명’ 외

‘분노하라’
(스테판 에셀 저, 임희근 역 / 돌베개)

지난 10일 ‘반값등록금’을 요구하는 광화문 청계광장 촛불집회에서 ‘분노하라’는 문구가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이 책은 20세기 파시즘에 저항했던 93살의 노장이 2009년 ‘레지스탕스의 발언’ 연례 모임에서 “젊은이들에게는 분노할 의무가 있다”고 즉흥 연설한 내용을 담았다. 이 책은 프랑스 사회에 ‘분노 신드롬’을 일으키며 위기의 한국사회에도 화두를 던지고 있다. 스스로 저항하지 않으면 현실을 바뀔 수 없다는, 민주주의의 기본을 강조하는 스테판 에셀은 “무관심은 최악의 태도”라며 ‘평화적 봉기’를 주장한다. (88쪽, 6000원)

‘은퇴대국의 빈곤보고서’
(전영수 저 / 맛있는 책)

“노후는 절망이다.” 장수국가로 알려진 일본에는 ‘고령 빈민’이 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며 은퇴와 노후는 곧 빈곤으로 이어졌다. 전직 기자 출신인 저자가 일본의 노인사회를 취재한 결과, 노인의 상당수는 젊은 시절부터 가난으로 독신탈출이 어려웠고, 노인이 되어서는 사회적 안전망이 없는 상태에서 골방에서 홀로 죽어가고 있었다. 승자독식의 신자유주의 논리에 맞물려 드러난 ‘무연사회’는 오늘날 일본의 현실이다. 인간관계가 사라진 은퇴대국은 집단적 우울을 겪고 있다. 이는 무서운 속도로 고령화단계에 진입하는 한국사회에 시사점을 준다. (400쪽, 16000원)

‘휴버먼의 자본론-과연, 자본주의의 종말은 오는가’
(리오 휴버먼 저, 김영배 역 / 어바웃어북)

원제는 ‘The Truth About Socialism’(사회주의의 진실)이다. 1951년에 출간된 이 책은 휴버먼의 저술활동을 집대성한 대표작이다. 휴버먼의 저작 가운데 국내에 잘 알려진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가 봉건제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초기 자본주의 경제사를 정리했다면, 이 책은 ‘자본주의 리더’인 미국을 중심으로 소유, 분배, 노동, 독점, 이윤, 국가, 계급, 정의, 자유, 권력 등의 사회적 키워드를 하나하나 규명해 나간다. 휴버먼이 일생을 걸고 통찰해낸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관한 ‘거스를 수 없는’ 진실이 녹아 있다. (421쪽, 16000원)

‘문재인의 운명’
(문재인 저 / 가교출판)

“우리는 최선을 다 했는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30년 ‘동지’ 문재인이 서거 2주기를 맞아 노 전 대통령과 동행했던 30년의 발자취, 참여정부 시절의 성공과 좌절 등을 기록했다. 저자는 “험하고 먼 물길을 흘러오며 이제 육신은 이별했으나 앞으로도 나와 그는 정신과 가치로 한 물줄기에서 만나 함께 흘러갈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을 추억한다. 저자는 참여정부를 두고 “냉정한 마음으로 성공과 좌절의 교훈을 얻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주정부 10년은 그야말로 잃어버린 10년으로 전락하고 만다”고 강조한다. 문재인은 최근 영향력 있는 야권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400쪽, 16000원)

‘한국 현대 언론인 열전’
(김영희, 박용규 저 / 커뮤니케이션북스)

한국 언론사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지만 그동안 자세히 다루지 못했던 언론인들을 집중 소개한 책이다. 언론학자인 저자들은 광복 이후 보도와 논평을 했던 언론인 중 지향점과 활동 분야는 각각 다르지만 언론사에 커다란 흔적을 남겼다고 평가받는 고인 35명을 선정해 그들의 활동과 의의를 밝혔다. 책은 이들의 정신적, 직업적, 인간적 면면을 다루면서 언론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살펴본다. 우리에게 익숙한 송건호, 안종필, 장준하, 함석헌 등의 ‘언론인’도 등장한다. 한국 언론사를 이해하는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다. (482쪽, 28000원)

‘왜 학교는 불행한가’
(전성은 저 / 메디치미디어)

거창고등학교 교장 출신이자 참여정부 시절 교육혁신위원장을 맡았던 저자가 ‘학교교육의 본질과 역할’에 대해 썼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사회 학생들의 불행은 “학교가 출발부터 철저하게 통치 집단을 위한 기관이었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학교교육의 목적은 SKY나 대기업이 아닌 평화”라고 강조하며 오늘날 “산업 전사”를 길러내기 위한 ‘인재양성교육’의 허구를 드러낸다. 그는 불행한 학교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으로 반역사적이고 반도덕적이지 않은 ‘인격교육’을 강조한다. (216쪽, 11500원)

‘MBC 논평, 최용익입니다’
(최용익 저 / 커뮤니케이션북스)

MBC 최용익 논설위원이 권력과 자본을 비판했던 지난 2005년부터 2010년까지의 논평을 묶었다. 저자는 “독자들의 공론장을 통해 논평 내용 중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 옳고 그름을 검증받고 싶다”고 밝혔다. MBC 〈100분토론〉과 〈미디어 비평〉 팀장을 역임한 최용익 논설위원은 이명박 정권 들어 TV 주조정실로 ‘좌천’됐다. 그는 방송뉴스에서 “족벌 언론”과 “강부자 정권”과 같은 표현을 쓰는 등 지금껏 권력과 자본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이어왔다. 2001년에는 ‘민주언론상’과 ‘안종필 자유언론상’을 수상했다. (282쪽, 15000원)

‘부자 삼성 가난한 한국’
(미쓰하시 다카아키 저, 오시연 역 / 티즈맵)

삼성 같은 대기업은 매년 흑자를 보는데, 국민들은 왜 살기 어렵다고 할까. ‘위기의 한국경제’로 한국의 IMF 외환위기 사태를 예측했던 저자는 “삼성 매출이 증가할수록 한국 국민들은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책에 따르면 한국 대기업 주주들의 상당수는 외국인이며 이들 기업은 국내 인건비를 깎아내려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정부는 법인세 완화와 원화 약세를 통해 기업을 도와주고, 국민들에겐 인플레이션을 안겼다. 저자는 “기업에 대한 세금 혜택은 결국 국민에게 더 큰 조세부담을 지울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244쪽,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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