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다룬 ‘환경스페셜’ 수차례 연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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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60분’ 등 방송되자 편성 미뤄 내달 중순 방송

4대강 주변의 생태문제를 다룬 KBS 1TV<환경스페셜> 2부작 ‘강과 생명’이 수차례나 연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4일 발행된 ‘KBS PD협회보’(196호)에 따르면 ‘강과 생명’편은 지난 6월말 방송 예정이었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3차례나 방송이 연기됐다.

‘강과 생명’편은 4대강 사업 준설이 생명과 생태에 미치는 영향과 보 설치로 우려되는 문제를 담아보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10월 기획됐다. 제작진은 1편 ‘모래강의 신비’, 2편‘소리 잃은 강’ 등을 각각 지난달 22일, 29일 내보낼 계획으로 취재에 들어갔다.

▲ <자료제공=KBS PD협회>
하지만 ‘강과 생명’ 편은 여러차례 편성 날짜가 미뤄지더니 결국 8월말로 결정돼 내부에서 그 배경이 석연치 않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지난달 22일 편성된 1편 ‘모래강의 신비’은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특집 등으로 보름뒤인 지난 13일로 예정됐지만 같은 날  <추적 60분>에서 ‘4대강’ 문제를 다룰 예정이어서 또 다시 연기됐다. 2편 ‘소리 잃은 강’ 은 방학특선으로 2주간 편성한 BBC 다큐프로그램 ‘휴먼플래닛’ 과 시기가 겹쳐 8월로 따로 방송 날짜가 잡혔다.

결국 ‘강과 생명’ 1·2편은 내달 말로 편성날짜가 잡혔다가 또 다시 변경돼 내달 10일, 17일로 확정된 상태다.

방송이 여러차례 연기되는 배경을 둘러싸고 KBS 내부에서는 ‘최근 4대강 문제가 집중적으로 방송에 나가는 것을 회사에서 부담스러워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이 나간 <추적 60분>은 4대강 사업과 장마 피해를 조명했고, 오는 26일 방영 예정인  <시사기획 KBS 10>은 4대강 사업 주변의 땅투기 문제를 다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이 이런 저런 이유로 미뤄지자 제작진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환경스페셜> 관계자는 “수신료 국면에서 공정방송을 강조하고 있는 회사 입장에서는 불편한 주제라고 해서 방송을 막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닐 것”이라며 “4대강을 주제로 한 방송이 이달에 연달아 나가는 것을 의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G20특집 프로그램은 한달 내내 방송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4대강을 다룬 프로그램이 나간다고 해서 문제 될 게 없다”며 “회사 간부진의 괜한 염려와 우려 때문에 방송이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환경스페셜> 관계자는 “시사고발 프로그램보다 <환경스페셜>이 시청자들에게 호소력이 더 클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간부진에서 부담스러워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KBS PD협회도 지난 14일 협회보를 통해 “온 국토에서 벌어지고 있는 급격한 생태 환경의 변화를 기록하는 것은 <환경스페셜>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며 “시청자와 국민은 두렵지 않고 눈치만 보는 간부들의 소신 없음이 KBS의 기반을 갉아먹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김서호 다큐멘터리국 EP는 “홍수 대처와 수질 개선 문제를 반영해 9월 정도에 방송이 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게 회사의 일관된 입장이었다”며 “그런 의도가 아니라는 제작진의 의견을 반영해 7월로 결정했다가 다른 프로그램과 편성 문제로 일부 조정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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