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위원장 엄경철)가 KBS 김인규 사장에게 공개 질의서를 보내 ‘도청 의혹’과 관련한 명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KBS본부는 18일 김인규 사장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에서 “KBS 취재진은 ‘도청이나 하지 왜 여기 왔느냐?’는 비야냥을 듣고 KBS 직원들은 사석에서 ‘도청했다면서?’ 라는 질문을 노골적으로 받고 있다”며 “도청 의혹이 제기된 지 3주가 넘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도청 사건의 범인으로 낙인 찍히는 상황”이라고 참담 심정을 토로했다.
이들은 “반대로 KBS 경영진에는 누구도 나서서 책임지고 해명하려는 사람이 없다“며 “모든 국민과 언론들이 KBS를 의심하고 있는데, 김인규 사장과 경영진만 쏙 빠져 있다”고 경영진의 대응을 규탄했다.
KBS본부는 이런 심정을 담아 김인규 사장에게 이번 도청 의혹과 관련한 답변을 요구했다. 첫 번째는 “경찰 수사와 관계없이 왜 김인규 사장은 ‘KBS 구성원 누구도 도청을 하지 않았다’고 왜 선언하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다.
또 왜 민주당과 KBS를 도청 당사자로 지목한 언론을 상대로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지, 민주당과 비공개 최고의원 회의 녹취록 작성에 결정적 도움을 준 제 3자를 밝히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KBS본부는 “이번 도청 의혹 사건과 관련해 가령 도청이 아니더라도 KBS 구성원이 어떤 형태로든 법적 혹은 도덕적으로 비난받고 책임질 일을 한 적이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노동조합과 이사회 등을 포함한 전사적인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에 대한 의견도 아울러 답변을 요구했다.
이들은 “도청 사건을 단순히 사장 자리 하나 왔다 갔다 하는 걸로 그칠 게 아니”라며 “향후 오랜 기간 동안 수신료 논의를 꺼녈 수 조차 없는 것은 물론이며, 자칫 KBS의 존립마저 뒤흔들 수 있는 사안임을 김인규 사장은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