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이승만 다큐멘터리 제작 중단을 촉구하며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농성을 벌여왔던 친일·방송저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의 천막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청 직원들에 의해 기습 철거된 것과 관련해 비대위는 이날 오후 발표한 성명에서 “KBS의 압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영등포구청은 이날 오전 6시 30분경 비대위의 천막이 노상적치물이라는 이유로 강제 철거에 나섰다. 철거 당시 영등포구청 관계자가 ‘KBS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철거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게 비대위 측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비대위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영등포구청에 확인해 보니 지난 2일 농성장이 차려진 이후 KBS 측에서 농성장 강제 철거를 압박하는 탓에 어쩔수 없이 텐트를 수거했다고 민원실 관계자가 말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이어 “KBS의 치졸한 행태에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KBS가 할 일은 민원을 빙자해 압력을 넣을 일이 아니라 ‘이승만 미화 5부작 다큐의 폐지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비대위는 “농성장 텐트 설치는 비를 막고 햇볕을 차단하기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치”라며 “오늘도 천막을 설치하지 못해 예순살 이상의 고령의 참여자들이 비를 맞아가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농성 참여 고령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농성장 텐트를 다시 복원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KBS는 비대위 농성장 천막 철거와 관련해 “도로를 관리하는 기관에서 원활한 도로 소통을 위한 조치로 KBS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