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아닌 다른 서바이벌도 성공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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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재혁 SBS '키스앤크라이' PD

“아마추어들의 경연이라는 자체가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달리 경쟁구도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피겨를 배우는 과정과 출연자들간의 관계에 집중한 게 오히려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은 것 같습니다.”

지난 21일 막을 내린 SBS <일요일이 좋다-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이하 키스앤크라이)는 ‘착한 서바이벌’이었다. <키스앤크라이>는 경쟁과 결과를 강조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달리 파트너십과 과정에 집중했다.

피겨 스케이트를 거의 처음 접하는 출연자들의 도전기이자 4개월 동안의 성장 드라마였다. 4개월 동안 이 프로그램을 이끈 김재혁 PD를 지난 25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만났다.  

▲ <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를 연출한 김재혁 SBS PD.
‘피겨’와 ‘서바이벌’의 조합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고난도’, ‘엘리트’ 스포츠라는 선입견을 받고 있는 피겨 스케이트를 가지고 어떻게 대중의  공감대를 얻을 것인가는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부터 고민거리였다. “처음 <키스앤크라이>를 맡았다고 했을 때 한 선배가 음악 서바이벌이 월드컵이라면 피겨는 근대 5종경기라고 말하더군요. 비인기종목으로 인기를 얻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였습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출연자들의 어설픈 피겨 실력에 시청자들도 시큰둥했다. 시청률도 10%대에서 시작했다가 한자리 수로 떨어졌다. 하지만 카메라는 링크장에서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 연습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집요하게 담아냈다.

그래서 방송 초기에는 연습 장면이 전체 방송의 30~40%를 차지했다. 방송에서도 각 팀별 연습 장면을 5~6분씩 할애했다. “시간 제약이 있는 방송에서는 그들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어요.  그들이 어떤 노력을 쏟아 부었는지 최대한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사람이 보인다’는 평가도 해준 것 같습니다.”

경연이 거듭 될수록 출연자들의 피겨 실력은 눈에 띄게 늘었다. 다음 경연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피겨 대회 출전을 권유받은 크리스탈, 달인의 면모를 보여준 김병만,  50대의 노익장을 과시한 박준금 등 출연자의 실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초반에 월등한 기량을 보여준 윤호는 스케줄 문제 때문에 연습에 소홀하면서 조기에 탈락했어요. ‘하루만 쉬면 티가 난다’고 출연자들이 무서운 프로그램이라고 입을 모았어요. 좋은 평가를 해준 데는 출연자들의 공이 큽니다.”

SBS는 <키스앤크라이> 시즌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시즌제가 프로그램이 자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봤다. “사람과 포맷이 바뀌면서 프로그램은 정착하는 거죠.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유행하면서 우리도 시즌제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봅니다. 관건은 외국의 프로그램을 우리 정서에 맞게 어떻게 토착화 하느냐는 것인죠.”

그는 시즌2를 맡을 의향도 있다고 했다. 아쉬움도 많이 남은 탓이다. “링크장이 작아 출연자들이 기량을 100% 발휘하지 못해 아쉬웠어요. 그리고 처음부터 페어로 시작하는 것도 좋겠어요. 판정방식도 다시 검토하구요.”

<키스앤크라이>는 ‘대박’은 아니지만 새로운 서바이벌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래 이외의 분야에서 성공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는 게 시청자들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물론 예능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쏠리는 것도 지양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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