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탄압·조중동 특혜 종지부 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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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전국언론노조 총파업 8일간의 기록

지난 23일 시작된 ‘공정방송 복원과 조중동방송 광고 직거래 저지를 위한 전국언론노조 총파업’이 지난 30일로 8일째를 맞았다. 언론노조 조합원들은 그동안 거리에서 공정방송을 위한 선전전을 펼치고 국회의원들을 찾아가 미디어렙 법안 마련을 촉구했다. 조합원들은 시민단체들의 지지선언과 배우 김여진과 소설과 이외수 등 사회 각계각층의 응원을 받으며 힘을 얻기도 했다. 숨 가빴던 언론노조의 8일간을 정리했다.

■ 파업 출정식날 윤전기 멈춘 ‘경남도민일보’ =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언론노조 70여개 사업장이 총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이날 〈경남도민일보〉는 조중동 방송 광고 직거래로 지역 언론이 몰락할 수 있다는 데 노사가 뜻을 모으고 사업장 중 유일하게 8월 24일자 신문 휴간을 결정, 윤전기를 멈췄다. 이날 출정식에선 강진구 〈경향신문〉 노조위원장이 “직접광고영업과 황금채널 배정 등으로 대표되는 조중동 무상급식에 반대한다”고 외쳐 박수를 받기도 했다.

▲ 24일 서울 명동 ‘잃어버린 언론자유-100명의 김재철을 찾아라’ 퍼포먼스 모습. ⓒ언론노조

■ 명동에선 김재철 사장 ‘출몰’ = 지난 24일 서울 명동거리에선 김재철 MBC 사장이 여기저기서 ‘출몰’했다. 언론노조 간부 100명은 이날 김재철 사장 얼굴의 가면을 쓰고 ‘잃어버린 언론자유-100명의 김재철을 찾아라’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김재철 사장이 ‘사표 쇼’ 이후 노조의 출근저지 투쟁에 가로막혀 한 때 출근을 하지 않아 이 같은 퍼포먼스가 기획됐다.

언론노조는 이날 김재철 사장 모습을 찍어 언론노조 트위터(@mediaworker)로 보내준 시민에게 조만간 소정의 선물을 지급할 예정이다. 언론노조는 이날 김인규 KBS 사장, 김재철 MBC 사장,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의 캐리커처 피켓을 들고 이들을 조롱하는 퍼포먼스도 함께 진행했다.

■ “한나라당 심판하자!” 한마음 국회 투쟁 =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3일 간 언론노조 각 지부는 299명의 국회의원과 면담을 시도, ‘미디어렙 입법 촉구와 언론 공공성 복원 의지 담은 서한’을 전달했다. 그 결과 80여명의 의원과의 직·간접 면담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이경재, 허천 의원 등이 미디어렙 법안 상정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지난 25일 오후 2시 국회 앞에서 민주당과 함께 한나라당을 규탄한 언론노조는 국회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조합원들이 기습연좌농성을 벌이며 이날 언론노조 면담을 거부한 한나라당 의원들을 비판한 뒤 곧바로 한나라당사 앞으로 이동해 미디어렙 입법을 지연시키는 한나라당 규탄대회를 열었다. 지난 30일부터는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 등 언론노조 대표자들이 한나라당사 앞에서 미디어렙 입법 관철을 위한 1박 2일 철야 농성을 진행하기도 했다.

▲ 25일 국회의원회관 1층 로비 한나라당 규탄 기습연좌농성 모습. ⓒ언론노조

■ 김여진 “언론, 그 어떤 칼보다 무섭다” = 지난 25일 저녁 8시부터는 광화문 프레스센터 앞에서 ‘언론자유 수호 시민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패널로 등장한 배우 김여진씨는 한진중공업 사태를 겪으며 언론자유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노동자들이 폭력에 의해 끌려 나갈 때 언론에서는 ‘축 한진중공업 노사 협상 타결’이란 기사가 나왔다. 언론은 그 어떤 칼보다 무서웠다.” 그녀는 “언론인들은 내가 누굴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져달라”며 언론노동자들을 응원했다.

이날 김여진씨와 함께 패널로 등장한 김용민 시사평론가(인터넷 라디오〈나는 꼼수다〉 연출)는 “이명박 각하는 민주주의의 현실을 돌아보게 하고 언론민주화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환기하게끔 했다”고 말해 시민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다.

▲ 25일 ‘언론자유 수호 시민문화제’에 패널로 참석한 ‘소셜테이너’들의 모습. ⓒ언론노조

■ “언론탄압 종지부 찍자” 파업지지 잇따라 = 지난 29일에는 야 4당(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과 200여 곳의 시민사회단체가 총파업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권의 언론 말살과 조중동 방송만을 위한 간계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언론노동자의 투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모인 인사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미디어렙 입법 요구는 방송사와 광고주를 분리하는 최소장치이며, 취약매체를 지원해 여론다양성을 유지하는 보루”라며 즉각적인 미디어렙 법안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 사회인사·언론도 여론전 가세 = 언론노조의 총파업 투쟁기간 동안 홍세화, 한홍구, 우석균 등 지식인들은 미디어렙 법의 중요성과 조중동 종편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칼럼을 기고했다.〈한겨레〉는 ‘미디어공룡 종편의 습격’ 3부 기획기사를 마련하고 〈경향신문〉 등 언론들은 논설을 통해 미디어렙 법안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소설가 이외수 씨는 영상메시지를 통해 언론노조를 응원하기도 했다. 이외수씨는 “국가는 정부의 것도 아니고 방송국의 것도 아닌 국민의 것”이라며 “여러분(언론인)은 국민의 대변인이다. 국민은 여러분의 편이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사회 주요 인사들과 시민들이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언론노조의 총파업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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