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를 통해 진화하는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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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인기 콘텐츠 가능성 확인 …성역없는 비판 ‘나는 꼼수다’ 화제

최근 애플사의 앱스토어 ‘팟캐스트’(Podcast)가 스마트폰 이용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스마트 시대 아날로그 감성의 라디오가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소수 마니아들의 전용물로 인식되어 온 인터넷 라디오가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가 하면 비인기 지상파 라디오 프로그램도 ‘킬러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꼼수다’ 라디오 풍자 지평 넓혀

팟캐스트는 애플의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ing)의 합성어로 오디오 또는 비디오 파일 형태로 뉴스나 드라마, 각종 콘텐츠를 제공하는 맞춤형 개인 미디어다. 이용자라면 누구나 콘텐츠를 등록하고 내려 받을 수 있다.

국내 팟캐스트 열풍의 중심에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진행하는 시사풍자 인터넷 라디오방송 <나는 꼼수다>가 있다. 지난 4월 주 1회 첫 방송을 시작한 <나는 꼼수다>는 김어준 총수와 시사평론가 김용민, 정봉주 전 의원, 주진우 <시사 IN> 기자가 출연하는 정치 토크쇼로 BBK 사건부터 고 장자연 사건까지 민감한 이슈들을 다루는 것은 물론 현 정부에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쏟아내고 있다.

이처럼 <나는 꼼수다>의 신선한 시도는 누리꾼의 입소문을 타고 국내 팟캐스트 전체 프로그램 상위 순위 석권과 동시에 미국의 팟캐스트 ‘뉴스·정치’ 부문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최근 오세훈 서울 시장의 무상 급식 기자회견을 꼬집은 <나는 꼼수다> 호외 편은 애플의 온라인 서비스 ‘아이튠즈’(iTunes) 에서 제공되는 팟캐스트 콘텐츠 중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다.

이를 두고 한 라디오 PD는 “대중들은 사회 각지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안을 일일이 파악하긴 드문데 <나는 꼼수다>는 복잡한 이슈를 깔끔하게 정리해주고 신랄하게 비판하니까 열풍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도 “인터넷 상에서 자유가 많이 축소되면서 대중들의 답답한 마음을 후련하게 만들어주고 있다”고 밝혔다.

팟캐스트 상위권 라디오가 접수

이러한 흐름에서 지상파 라디오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팟캐스트 또 다른 행렬을 만들어내고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팟캐스트로 제공되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다운로드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KBS는 25개, MBC 29개, SBS 20개의 라디오 팟캐스트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 SBS <두시탈출 컬투쇼> 등이 팟캐스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방송 3사 중 가장 많은 팟캐스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MBC의 경우 하루 평균 17만 건, 월 평균 453만 건 정도 다운로드 건수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팟캐스트 인기 콘텐츠 중에는 라디오 프로그램 중 인기 코너만을 따로 제공하거나 심야 프로그램들을 쉽게 들어볼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이용자들을 겨냥해 자투리 시간이나 이동할 때 들을 수 있도록 10~20분의 짧은 콘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에 반응이 좋다.

MBC <조영남,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의 ‘웃음이 묻어나는 편지’ 코너와 CBS <김현정의 뉴스쇼>의 ‘변상욱의 기자수첩’, SBS <이숙영의 파워 FM>의 ‘맛있는 세계사’ 등은 단연 인기 좋은 콘텐츠다. 특히 MBC <배한성 배칠수의 고전열전>의 경우 팟캐스트를 고려해 편성된 프로그램이다. 15분의 짤막한 시간동안 삼국지나 초한지 등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오디오 드라마다. 그 결과 지난 1월 MBC 라디오 팟캐스트 분야에서 인기 프로그램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 KBS 팟캐스트 다운로드 홈페이지 화면

팟캐스트 겨냥 프로그램도 기획

이러한 팟캐스트 열풍은 청취자의 구미에 따라 언제 어디서든 들을 수 있는 ‘팟캐스트’ 서비스가 라디오의 가능성을 새롭게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라디오 제작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한 라디오국 편성기획부장은 “애초에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청취자들이 소리 소문 없이 팟캐스트를 다운로드하고 있다”며 “실시간 청취율도 중요하겠지만 향후 방송사 내부에서 팟캐스트를 염두하고 프로그램을 편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또 그는 “코너별 팟캐스트와 더불어 높은 청취율을 기대하기 힘든 심야 프로그램의 경우 팟캐스트 서비스가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만 묶은 콘텐츠 등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 서비스를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라디오 PD도 “(팟캐스트가 대중화되면서) 청취자들이 매체에 상관없이 콘텐츠 중심으로 골라 듣는다”며 “(향후 라디오 PD들에게) 라디오의 본질을 잃지 않되 청취자들이 언제 어디서건 ‘다시듣기(AOD)’를 하고 싶도록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게 요구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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