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사, 신재민 금품수수 의혹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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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 SBS 메인뉴스서 누락, MBC 단신처리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됐지만 지난 21일 지상파방송 3사 메인 뉴스는 침묵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지난 21일 신 전 차관에게 제공했다고 폭로한 액수는 수십억원에 달한다. 이 회장은  “신재민 전 차관에게 2002년부터 최근까지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현금 및 법인카드, 차량 등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한국일보>와 <조선일보> 기자 출신인 신 전 차관은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자 시절 비서실 정무·기획1팀장을 지냈다.  문화부 2차관·1차관을 역임한 뒤지난해 8월 퇴임한 뒤 법무법인 태평양의 고문으로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 전차관의 비리 의혹 소식을 <조선일보>를 제외한 종합 일간지들은 22일자 신문에 비중있게 다룬 반면 지상파방송 3사는 이를 누락하거나 단신처리했다.

▲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지난 21일 KBS <뉴스9>와 SBS <8뉴스>는 신 전 차관의 금품 수수 의혹 소식을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MBC는 날씨를 전하기 직전에 앵커 멘트로 이국철 회장의 주장을 짤막하게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박중석 언론노조 민실위 위원장은 “신 전 차관은 2008년부터 MB측근으로 영향력을 발휘한 실세 공직자였다”며 “고위 공직자의 부적절한 처신이 문제가 됐다면 당연히 권력을 감시해야 하는 사명을 가진 언론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보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유가 어떻든지 간에 의혹 보도가 나가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스스로 언론이기를 포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사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22일 낸 성명에서 “ KBS는 <뉴스 9>를 비롯해 기사 한 줄 보도하지 않더니 오늘 역시 보도국 어떤 부서도 이에 대한 취재 계획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며 “KBS 뉴스의 정권 비호 작태가 이젠 도저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KBS본부는 “이 정도 의혹이 제기됐다면 사실 관계에 대한 확인을 해야 하는데 보도는 물론이고 취재에 조차 나서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신재민 전 차관이 기자회견이라도 열고 해명하면 그 때서야 또 해명성 보도나 할 셈인가”라고 따졌다.

이어  “특보 출신 김인규 사장과 고대영 보도본부장 그리고 이선재 보도국장의 눈물겨운 정권 비호와 불공정 방송 작태를 이젠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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