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인상 안개 속 ‘명분쌓기’ 행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립기구 설치로 인상안 처리 돌파구 마련 고심

한나라당과 KBS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전재희, 이하 문방위)국정감사에서 수신료산정위원회의 필요성을 제기한 가운데 그 배경을 두고 KBS 안팎에서 해석이 분분하다. 수신료 인상이 현실적인 어려움에 봉착하자 ‘명분쌓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이병석 의원 등 여당쪽 의원들은 답보상태인 수신료 인상 문제를 독립적인 기구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인규 KBS 사장도 “수신료 인상을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정파적 시각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데 우리도 독일의 수신료 산정위원회(KEF)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KBS <뉴스 9>는 ‘KBS 수신료 인상, 제 3의 독립기구가 다뤄야’라는 제목으로 국감 소식을 전했다.

KBS노동조합도 지난 10일 노보에서 “독일식의 수신료산정위원회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시민사회가 주장했고 KBS 이사회 차원의 수신료 인상 논의과정에서 야당 이사들이 요구한 내용”이라며 “지금이야말로 공영방송의 안정적인 재원마련 방안을 만들 적기”라고 이 주장에 가세했다.

KBS노동조합의 지적대로 수신료산정위원회 설치는 시민사회단체에서 줄곧 요구했다. 하지만 수신료 인상안 처리가 시급한 KBS와 한나라당이 주장한 데 대해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문방위 한 관계자는 “국민적 합의를 거쳤다는 이유로 수신료 인상안을 밀어붙이는 명분이 될지는 몰라도 국회 일정상 산정위원회를 꾸려 인상안을 처리하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여당과 KBS가 수신료 인상을 포기한 모양새로 비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KBS는 이에 대해 수신료 인상안 처리와 별도로 이뤄지는 제도적 보완책이라는 입장이다.   고강균 KBS 수신료정책국장은 “지금 수신료 인상안 처리와 관계없이 독일의 수신료 산정위원회에서 KBS 실정에 적합한지 검토하겠다는 의미”라며 “여야 구도가 바뀌면서 변하는 수신료 논의 구조를 제도화해보자는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KBS 또 다른 관계자는 “민주당 내부에서 수신료산정위원회 논의를 수신료 처리와 병행할지, 아예 다음으로 미룰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며 여야 간 협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