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KBS ‘몸집불리기’ 조직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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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띠 졸라매도 모자란데 국·부장급 자리만 늘려”

올해 적자 경영이 예상되는 KBS가 재정안정화를 위해 실시한 조직개편을 두고 “해법은 커녕 몸집만 부풀려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KBS 이사회에서 심의·의결된 직제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이번 조직개편은 글로벌전략센터와 뉴미디어센터 신설이 골자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따라 재정을 안정화한다는 취지다. 

글로벌전략센터는 한류확산과 국제협력 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글로벌전략센터 산하에는 한류 확산을 전담하는 한류추진단도 새로 설치한다. 그동안 흩어졌던 뉴미디어 관련 유관 기능을 묶어 뉴미디어센터를 새로 만들었다. 예능 콘텐츠를 보강하기 위해 예능국에 EP를 한명 더 두기로 했다. 광고국과 예산부의 역할도 커졌다. 

이는 김인규 사장이 지난해 6월 대대적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한 지 1년 5개월만에 실시한 2차 개편이다. 하지만  경영수지 악화 등의 어려움을 타개하기에 미흡한 개편이라는 평가가 많다. 

지난 12일 열린 이사회에서 일부 이사들은 이런 문제점을 들어 조직개편안의 수정을 요구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KBS 이사회는 야당 추천 이사들이 퇴장한 가운데 원안 그대로 직제규정안을 의결했다.

한 야당측 이사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1000억 원 가까이 적자가 예상되고 있는데 조직을 비대하게 확대하겠다는 건 문제가 있다”며 “새로운 환경에 대비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수신료 현실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6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해 간부급이 22명이나 늘어났는데 이번 조직개편까지 따지면 30명이 넘는 간부 자리를 만들어 준 셈”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이사는 한류추진단 신설과 관련해 “국기기간방송까지 나서 한류확산을 위해 별도의 조직을 만드는 것도 억지스럽다”라고 말했다.  또 조직개편 때마다 없어졌다 생겼다를 반복한 뉴미디어센터를 이번에 다시 만든것도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측에 조직쇄신을 요구했던 KBS노동조합은 이번 조직개편안에 대해 “철학없는 조직개편”이라고 비판했다. KBS노동조합은 지난 11일 낸 성명에서  “사측은 조직도 그리는 데만 대부분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며 “정작 시급하고 중요한 부문은 제외하고 자기의 입맛에 맞는 부분만 골라서 만든 조직 개편안을 내놨다”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번 조직개편에 대해 “김인규 사장의 24억짜리 조직개편은 실패했다”며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으로 무엇 하나 새로운 것이 없는 ‘조삼모사식 꼼수개편”’이라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위기극복을 위한 ‘시늉’만 있을 뿐 현재 KBS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진정한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며 “김인규 사장은 왜, 지금, 무엇을 위해 조직개편을 하는 지 처음부터 다시 돌아봐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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