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1%의, 1%에 의한, 1%를 위한 종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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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 기어코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채널)이 방송을 시작했다. 종편채널의 방송은 편성과 광고 영업, 내용에 있어서 우려하던 많은 이들의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은 ‘최악의 방송’이었다. 우선 종편채널은 시청률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질 방송이었다.

14~20번까지의 ‘황금채널’ 배정, 케이블 TV 의무 재전송 등의 온갖 특혜를 속에서도 그들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지난 5일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4일 종편채널 4사의 전국 기준 일일 평균 시청률은 최소 0.347%에서 최대 0.613%에 불과했으며 1%를 넘긴 프로그램 있는 채널은 단 하나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렙 없이 광고를 직접 영업하는 종편채널들은 지상파의 70% 수준의 광고료를 요구하며 한 작가의 말대로 ‘콩나물을 내놓고 산삼 값을 달라’하는 조직 폭력배적 행태를 서슴지 않고 있다.

종편채널이 4개나 추가되면서 ‘힘의 논리’에 밀린 다른 방송들이 케이블의 ‘뒷방’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10번 대에서 송출돼 온 경기·인천지역 민영방송 OBS도 한시적이지만 일부 권역에서 90번대 번호로 밀려났다. 심지어 공영방송인 EBS 조차 지상파는 물론 유료방송에 배정된 EBS플러스1(수능)과 플러스2(초중등,직업), EBSe(영어)등 계열 PP 까지 채널에서 밀려났다. EBS는 ‘채널 수호 비상대책본부’까지 꾸렸다.

지난 1일 개국 당시 네 종편채널은 입을 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집권 여당 유력 대선 주자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특히 TV조선이 박근혜 의원 화면에 내 보낸 ‘형광등 100개를 켜 놓은 듯 한 아우라’라는 자막은 길이 남을 ‘불후의 찬양방송’이었다. 그러나 다른 사회적 의제들은 철저히 외면했다.

판사들조차 불평등 소지가 있다고 하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반대 집회와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비서가 중앙선권위위원회와 박원순 당시 후보의 홈페이지를 공격한 사실 등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1%의, 1%에 의한, 1%를 위한 그들의 시작을 똑똑히 기억하는 것, 그리고 또박또박 악랄하게 기록하는 것, 오늘 우리의 유일한 무기이자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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