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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언론의 침묵 깬다

해직언론인 뉴스 이달 말 첫 방송…펜 꺾인 언론인, 외부활동으로 소통 정철운 기자l승인2012.01.18 12: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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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법 저지 투쟁과 방송사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 등으로 이명박 정부 초기 3년 간 징계를 받은 언론인은 180명. 1980년 언론통폐합 이후 최대수준이다.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객관성·공공성을 주장하던 언론인들이 사측의 징계와 제작 자율성 침해로 정상적 취재활동이 어렵게 되자 언론사 바깥 공간에서 언론 활동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해직 언론인과 언론노조가 만드는 〈뉴스타파〉가 대표적이다. 〈뉴스타파〉에 참여하는 언론인 대부분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벌이다 징계를 받은 이들이다. 노종면 YTN 기자(2008년 해직)가 앵커를 맡고, 이근행 MBC PD(2010년 해직)가 제작총괄을 담당한다. 촬영은 권석재 YTN 영상기자(2008년 해직)가 맡는다.

해직 언론인 외에도 신경민 전 MBC 앵커가 클로징 멘트를 맡고 변상욱 CBS 대기자가 칼럼을 담당한다. 최상재 전 언론노조 위원장과 언론노조 소속 기자·PD들과 1인 미디어 ‘미디어몽구’ 등도 힘을 보탠다. 이들은 〈뉴스타파〉를 적을 해롭게 한다는 뜻으로 ‘해적’(害敵 ) 방송이라고 말한다.

   
▲ 지난 12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기획회의중인 <뉴스타파> 제작진의 모습. ⓒ언론노조
〈뉴스타파〉는 30분 분량의 뉴스프로그램으로 탐사보도와 매체비평, 논평을 담으며, 오는 26일 첫 녹화를 시작해 매주 1회 인터넷 동영상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방송할 예정이다. 〈뉴스타파〉는 지난해 10월 ‘위키리크스’ 폭로 건이 떠들썩할 때 주류 언론이 비밀전문에 드러난 사실을 보도하지 않자 문제의식을 느꼈던 언론인들이 모여 12월부터 본격적으로 구체화시킨 대안방송이다.

〈뉴스타파〉 앵커를 맡은 노종면 기자는 “기존 주류 언론에 의해서 사회적 의제가 왜곡되는 것을 막고, 권력의 눈치를 보며 언론이 다루지 않은 아이템을 정면으로 다룰 생각”이라며 방송 취지를 설명했다. 노종면 기자는 “〈뉴스타파〉는 기성언론이 갖고 있는 기계적 중립에 반대하는 해직언론인들이 주체”라고 덧붙였다.

정상적인 취재활동이 안 되면서 언론사 바깥에서 언론 활동을 하는 사례는 또 있다. 2008년 9월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과 공영방송의 낙하산 사장 투하를 비판했다가 울산으로 쫓겨난 김용진 전 KBS 탐사보도팀장은 최근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 외교전문 중 한국과 관련된 비밀전문을 정리한 책 〈그들은 아는, 우리만 모르는〉(개마고원)을 펴냈다.

김용진 기자는 “비밀전문에 의하면 미국은 지난 4년간 한국에서 원하는 바를 모두 이루었다. 위키리크스 문건을 통해 큰 맥락에서 미국의 ‘게임플랜’을 볼 필요가 있는데 기존 주류언론은 이를 짚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용진 기자는 이어 “위키리크스 문건 하나만 봐도 한 시간 분량의 탐사보도와 특종이 가능했지만 지상파 방송 3사는 비겁하게 침묵했다”고 비판했다.

또 환경전문기자로 유명한 박수택 SBS 기자(전 SBS노조위원장)는 2010년 초 뜻하지 않은 인사로 그동안 관심을 가졌던 4대강 사업의 문제점 보도가 어려워지자 환경기자클럽 회장을 맡으며 그 정보들을 다른 기자들에게 전달하면서 언론인으로서의 책무를 이어가고 있다. 2010년 서울시의 청계천 민물고기 방류 사건의 경우 박수택 기자의 노력으로 보도가 확산됐다. 이와 아울러 ‘삼성 X파일’을 폭로한 바 있는 이상호 MBC 기자는 최근 모바일방송 ‘손바닥TV’를 통해 고(故) 장자연 사건 의혹을 파헤치고 있다.

제작부서와 주요 출입처에서 쫓겨나거나 데스크에 막혀 취재와 보도에 어려움을 겪는 언론인들은 최근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와 블로그 활동에 눈을 돌리고 있다. 2008년 〈지식채널e〉를 연출하다 비제작부서로 발령을 받았던 김진혁 EBS PD가 그 중 한 명이다.

징계를 받은 언론인들이 다른 창구를 통해 언론 활동을 하는 상황은 언로가 막힌 현실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승수 전북대 교수(신문방송학, 현 언론정보학회장)는 “언론의 공공성을 주장하던 언론인을 퇴출시키면 징계 당사자들은 독자적인 길을 찾을 수밖에 없다. 주류언론이 제 기능을 못하면 지속적으로 대안미디어가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주류언론이 지금처럼 민심을 반영하지 못한다면 SNS나 유튜브 같은 공간을 통해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를 추구하는 열망은 점점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타파〉와 같은 대안 매체의 등장은 현직 언론인들에게도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진 전 KBS탐사보도팀장은 “주류 매체는 이미 취재 통로가 다 막혔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있는 해직언론인이 대안매체를 형성하게 된 셈”이라며 “체제에 순응한 언론인들은 해직언론인의 노력을 보며 자극을 받고 내부 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철운 기자  pierc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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